셀카봉·드론 "관광지에서는 사용 마세요!"

◀ 앵커 ▶

최근 개발된 촬영장비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끈 제품이 바로 셀카봉과 드론인데요.

전 세계 유명 관광지들이 앞다퉈 셀카봉과 드론 촬영을 금지하고 나섰습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 리포트 ▶

셀카봉을 들고 에스컬레이터를 내려오는 남성.

사진을 찍느라 앞으로 내민 막대가 통행을 가로막습니다.

"길 막지 마세요."

셀카봉을 든 채 스노보드를 타던 남성은 미처 보지 못한 나무에 부딪혀 넘어집니다.

2014년 타임지가 선정한 최고 발명품 가운데 하나인 셀카봉.

전 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주변에 민폐를 끼치거나 사고를 유발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아드리안/30세]
"매너없는 사람들이 있어요.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온 사방에 셀카봉이 보여요."

이탈리아 로마의 콜로세움.

셀카봉을 치켜든 여성들에게 관리인이 다가가 제지합니다.

유적 보호와 다른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지난달부터 셀카봉 사용을 금지한 겁니다.

[로셀라/콜로세움 관리자]
"셀카봉을 들고 팔을 쭉 펴면 콜로세움의 통로를 절반 이상 차지하게 되니까요."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과 영국 런던의 국립 미술관,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과 뉴욕 현대 미술관에 이어 대만의 타이페이 시립 미술관 역시 금지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메리트/미국 박물관 연합 관계자]
"누군가 셀카봉을 휘두르면 전시된 그림이나 조각, 다른 방문객들의 안전에 해가 된다는 판단에서 입니다."

야생동물이 뛰노는 광활한 숲과 초원, 수증기를 내뿜는 간헐천이 장관을 이루는 미국 최대의 국립공원 옐로스톤입니다.

이처럼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에는 어김없이 드론이 나타납니다.

사방으로 시야가 트인 하늘에서 경이로운 자연을 담아내기 위해섭니다.

하지만 특유의 붕붕거리는 소음은 조용히 자연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큰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안전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관광객]
"한심해요. 나쁜 일이죠."

결국, 미국의 모든 국립공원에서 드론 촬영을 금지한 데 이어,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자기만의 멋진 사진과 동영상을 남기는 것도 좋지만, 주변에 대한 배려가 우선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