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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리포트

중국 할머니들의 '슬픈 발'… '전족을 한 마지막 여인들' 기록사진 촬영

중국 할머니들의 '슬픈 발'… '전족을 한 마지막 여인들' 기록사진 촬영
입력 2015-06-27 07:50 | 수정 2015-06-27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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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여자 아이의 발을 꽁꽁 동여매 더 이상 자라지 못하게 했던 중국의 풍습을 '전족'이라고 하는데요,

    금지된 지 10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전족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할머니들이 있습니다.

    한 사진작가가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 리포트 ▶

    중국의 한 시골 마을.

    연신 미소를 띠고 있는 백발의 할머니는 여느 시골 할머니와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뒤꿈치만 이용해 잔걸음을 걷는 모습이 어딘지 부자연스럽습니다.

    그 이유를 설명해 주는 할머니의 맨발 사진.

    할머니는 중국 최악의 악습이라 불렸던 이른바 '전족'의 상처를 가진 마지막 생존자 가운데 한 명입니다.

    한 영국인 사진작가는 이렇게 전족의 역사 끄트머리에 살아온 중국 여성 50여 명의 기록 사진을 남기고 있습니다.

    [조 패럴/사진작가]
    "전족이란 악습 이면에 여성들이 겪어 온 삶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엄지를 제외한 발가락 네 개가 모두 꺾인 채 발바닥에 붙어버린 할머니,

    다른 할머니의 발등은 위로 치솟아 하이힐을 신은 것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습니다.

    발가락이 모두 뭉그러져 아예 형태가 없어진 발도 있습니다.

    이런 전족은 10세기 송나라 때부터 무려 1000년간 미녀의 필수조건이었습니다.

    전족을 한 여성은 순종적이란 이유로 일등 신붓감으로 손꼽히면서, 전족이 부유한 집안의 남성과 결혼하는 출세의 수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조 패럴/사진작가]
    "땅과 양을 많이 소유한 부잣집 남자와 결혼하려면 전족을 해야 했습니다."

    당시 가장 이상적인 발의 길이는 7cm.

    작은 발을 만들기 위해 부모는 서너 살짜리 딸의 발가락을 꺾어 천으로 꽁꽁 동여맸습니다.

    뼈가 뒤틀리고 살점이 썩어 문드러지기를 수차례.

    발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삼각형 형태로 굳어버렸습니다.

    [림/'전족' 피해자]
    "고통스럽고 불편해요. 발이 못생겼어요. 시대가 변해 이제는 천을 푼 발이 더 예뻐요."

    봉건시대의 잘못된 여성관이 낳은 전족.

    1000년간 지속된 악습은 1911년 금지됐지만 그 뒤로도 30년 이상 암암리에 행해졌습니다.

    이렇게 남겨진 할머니들의 '슬픈 발'은 한 사진작가의 카메라에 담겨 지금을 사는 우리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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