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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리포트

박쥐떼 십만 마리 몰려 '비상사태'

박쥐떼 십만 마리 몰려 '비상사태'
입력 2016-05-29 15:19 | 수정 2016-05-29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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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호주 남부 지역에 박쥐떼 십만 마리가 몰려들었습니다.

    보기 는 것만으로도 공포를 자아내는데 박쥐가 쏟아내는 소음과 배설물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 리포트 ▶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의 해안가.

    나무에 뭔가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데 가까이서 보니 어른 팔뚝만 한 박쥐들입니다.

    이 박쥐들은 날여우박쥐 또는 과일 박쥐로 불리는 호주에서 가장 크기가 큰 종인데, 십만여 마리가 이 지역으로 한꺼번에 몰려든 겁니다.

    [러셀 슈나이더/박쥐 비상대책반]
    "전례 없는 경우입니다. 올해처럼 많은 박쥐는 처음 봤어요."

    박쥐는 한꺼번에 울며 종일 소음을 내고, 배설물을 온 마을에 쏟아내면서 호젓하고 평화롭던 휴양도시엔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습니다.

    주민들 역시 집안에 갇혀 사실상 감옥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다니엘 스미스/주민]
    "창문도 못 열고 빨래도 못 널고 소음 때문에 공부도 못 해요."

    지역정부는 호주 내 전체 날여우박쥐의 25% 정도가 이 지역에 몰린 것으로 보고 긴급 대책반을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날여우박쥐는 '취약종'으로 보호되고 있어 함부로 죽였다간 최대 3천만 원의 벌금을 물어야 합니다.

    박쥐를 해치지 않고 쫓아내기 위해 헬기를 띄우고 연기와 물을 뿜거나 폭죽까지 터뜨리는 각종 방법이 동원됐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글레니스/호주 동물 보호협회]
    "과학적 연구 결과 박쥐를 쫓아내는 건 위험이 따르고 효과도 없어요. 박쥐가 떠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박쥐떼가 몰려든 데 대해 전문가들은 숲이 점점 줄어들면서 박쥐들이 먹이를 찾아 도시로 몰려들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주정부는 사실상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다른 곳에 박쥐들의 서식처를 마련하기 위해 3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박쥐떼를 당장 쫓아낼 방법은 아니어서 주민들의 고통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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