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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리포트

장례식장에서 폴 댄스를 춘다?

장례식장에서 폴 댄스를 춘다?
입력 2017-01-15 15:17 | 수정 2017-01-1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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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장례식장에서 폴 댄스를 춘다.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인데요.

    대만의 한 정치인 장례식에 폴 댄서 50여 명이 동원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선 이해할 수 없는 풍경이지만 대만에선 아주 드문 일도 아니라고 합니다.

    ◀ 리포트 ▶

    대만 남부 자이현 거리.

    형형색색의 자동차 50대가 길게 늘어섰고 차량 지붕마다 선정적인 옷차림의 폴 댄서들이 올라가 있습니다.

    자동차마다 긴 봉을 설치해 놓고 폴 댄스를 추며 거리 행진을 하는 겁니다.

    대단한 거리 축제라도 열리는 듯 K 팝에 맞춰 폴 댄스 행진이 펼쳐지자 구경꾼들이 속속 모여듭니다.

    그런데 폴 댄스 행렬을 뒤따르는 건 놀랍게도 고인을 모신 운구 행렬입니다.

    흥겹다 못해 선정적인 몸짓으로 가득한 폴 댄스 행진은 최근 사망한 이 지역 지방의회 의장의 장례식이었습니다.

    여성 밴드까지 동원된 폴 댄스 장례 행렬은 무려 2시간 동안 이어지며 교통 혼잡을 빚기도 했습니다.

    "도로가 혼잡해요. 독특하네요."

    이번 장례식에 동원된 폴 댄서만 무려 50명, 이렇게 유별난 장례식을 준비한 건 다름 아닌 고인의 아들이었습니다.

    [CNN 기자]
    "고인이 흥겨운 장례식을 부탁했다는데, 정말 기억에 남을 송별이네요."

    엄숙함을 첫째 조건으로 여기는 장례식에서 폴 댄스 공연을 펼친다는 건 다른 나라에선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지만 대만에선 아주 드문 일도 아닙니다.

    대만 서부 시골 마을의 또 다른 장례 현장.

    여성밴드가 운구행렬을 이끄는 가운데 화려하게 치장된 무대 차량 위에서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댄서들이 춤을 춥니다.

    심지어 고인의 영정과 관을 모신 자리에서까지 짧은 치마를 입은 댄서들이 선정적으로 몸을 흔듭니다.

    고인이 이런 장례식을 원한데다 시선을 끄는 공연으로 조문객들이 많이 오면 고인의 명예가 높아지고, 유족의 체면이 선다는 겁니다.

    그래서 수천만 원의 비용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유족]
    "사람이 많이 모이고 예쁜 여자들이 춤추고 노래해 줘 아버지가 행복하셨을 겁니다. 그게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이었어요."

    선정적인 공연까지는 아니더라도 장례식에 여성 밴드를 불러 흥을 돋우는 모습은 좀 더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공연을 통해 많은 조문객을 받는 것은 물론 고인과 행복한 이별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유족]
    "돌아가신 고모할머니가 좀 더 행복하게 우리를 떠나고, 우리도 큰 슬픔에 빠지지 않길 바라는 거죠."

    하지만, 장례식에 밴드가 동원되고 폴 댄스 공연까지 펼쳐지는 걸 처음 보는 외국인으로서는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합니다.

    "망자에 대한 슬픔을 표현해야 하는 곳에서 야한 춤을 추는 건 너무 앞뒤가 맞지 않아요."

    대만 내부에서도 폴 댄서까지 동원하는 장례식은 지나치다는 의견이 많지만 화려한 장례식이 부모에 대한 마지막 효도라는 인식도 적지 않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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