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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리포트

전통적인 새해맞이 '남자들만의 알몸 축제'

전통적인 새해맞이 '남자들만의 알몸 축제'
입력 2017-02-26 15:37 | 수정 2017-02-2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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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일본에선 음력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 남자들만의 알몸 축제가 열리는데요.

    속옷만 입은 수천 명의 남성들이 한곳에 모여 행운의 부적을 받기 위해 치열한 몸싸움을 벌인다고 합니다.

    이만한 진풍경도 없다는 알몸 축제 현장, 함께 보시죠.

    ◀ 리포트 ▶

    일본 오카야마 현의 유명 사찰인 사이다이지, 경 읽는 소리가 은은하게 울리는 사찰에서 한쪽에 모인 남자들이 갑자기 옷을 벗더니 일본 남성들의 전통 속옷인 훈도 시로 갈아입습니다.

    신발도 모두 벗고 훈도시 차림에 버선 발로 뜀박질을 시작합니다.

    [니시가미]
    "부적을 잡으려고 경쟁할 땐 옷을 어차피 버려요. 신을 알몸으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도 있어요."

    곧바로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속으로 뛰어들어 몸을 깨끗이 하더니, 신이 내리는 복을 잡는다는 행사장으로 속속 모여듭니다.

    순식간에 훈도시만 입은 수천 명의 남성이 행사장을 가득 메우고, 저마다 하늘로 두 손을 뻗습니다.

    승려가 던지는 나무 부적을 잡으려는 건데, 부적을 손에 넣는 사람은 1년 동안 복을 받는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불이 꺼지고, 승려들이 곳곳에 부적을 던지자 참가자들은 부적을 잡기 위해 치열한 몸싸움을 벌입니다.

    수천 명의 경쟁자를 이겨내고 부적을 잡는다는 것 자체가 이들에겐 커다란 행운입니다.

    [야수하라]
    "부적이 저와 다른 두 명 사이에 떨어졌는데, 제가 재빨리 잡아서 훈도시 안에 숨겼어요."

    훈도시만 입은 남성들의 '알몸 축제'는 몸과 마음을 맑게 비운 상태로 신을 받아들이고, 행운과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5백여 년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해마다 음력 정월 보름 전후로 전국 100여 개 사찰에서 열리는데, 아이부터 어른까지 보통 한 곳에 수천 명의 남성들이 모여듭니다.

    하지만, 워낙 많은 남성들이 좁은 장소에 몰려 부적을 잡으려고 다투다 보니 사고나 부상위험도 적지 않습니다.

    작년엔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사람까지 등장해 축제장을 난장판으로 만들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습니다.

    [젠코/승려]
    "행사 전 음주는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도 위험에 빠트릴 수 있어 금지됩니다."

    또 수천 명의 남성들이 훈도시만 입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기에 민망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한때 폐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알몸축제는 전통적인 새해맞이 의식으로 많은 국민들의 관심 속에 유지돼 왔고, 최근엔 외국인 관광객까지 유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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