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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누각 스베누?

김현경 기자 기사입력 2016-01-11 10:17 최종수정 2016-01-11 10:55
스베누 아이돌 시사매거진2580
신발 매장에는 빨간 압류 딱지가 붙어 있고, 공장장은 알몸으로 본사에서 자해 시위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매장에서 7만 9천 원인 운동화가 바로 옆에선 3만 9천 원에 땡처리로 팔리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최근 인기 브랜드로 떠오른 운동화 '스베누'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살벌한 풍경입니다.

인터넷 게임 BJ(방송 진행자)로 일약 스타가 된 20대 청년이 야심 차게 시작한 '스베누'가 불과 3년 만에 이런 소용돌이에 휩싸였습니다.

운동화를 찍어내고도 대금을 받지 못해 줄도산 위기에 처한 공장주, 황당한 땡처리 판매에 장사도 못하고 문을 닫게 된 가맹주들은 소송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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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15일 서울에 있는 한 신발 회사 내부.

중년 남성 한 명이 갑자기 옷을 벗어던지고 자해 소동을 벌입니다.

직원들이 있는 사무실로 뛰어들어가 알몸으로 한바탕 소란을 피운 이 남성은 결국 병원으로 실려갑니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부산에서 신발을 만드는 한 공장의 사장이었습니다.

신발을 주문한 회사로부터 28억 원이나 되는 대금을 받지 못해 본사에 찾아갔다가 홧김에 격한 행동을 했다고 합니다.

[이수홍/00 신발공장 대표]
"저로서는 뭐 죽고 싶은 심정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입장입니다. 지금 현재 (그래서) 사무실에 가서 제가 난동을 부린 겁니다. 얼마나 답답하면은..."

문제의 브랜드 신발을 파는 한 가맹점.

매장 안쪽 창고 곳곳에 빨간색 압류 딱지가 붙어있습니다.

본사가 신발 대금을 갚지 못하자 채권자가 가맹점들이 갖고 있는 신발들에까지 압류를 한 겁니다.

[심승호/스베누 가맹점주]
"믿고 가맹점을 개설을 했는데 지금 와서 이런 일을 당하니까.. 본사는 지금 이것을 해결해주기보다는 나 몰라라 하고 있는 상태이고.."

문제의 회사는 최근 10-20대 젊은층에서 인기 브랜드로 떠오른 운동화 회사 '스베누'입니다.

그런데 이런 유명세와는 달리, 운동화를 납품한 공장들과 팔고 있는 가맹점들은 본사 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아우성입니다.

소송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지난 2013년 10월 탄생한 국내 신발 브랜드 '스베누'.

인터넷에서 게임 방송을 진행하며 유명해진 20대 청년 황 모 씨가 창업자입니다.

'스베누'는 인기 아이돌스타들을 모델로 내세우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 10대 청소년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2년 만에 매장 수가 100개를 돌파하는 등 단기간에 급성장했습니다.

대표 황 모씨 역시 '성공한 청년 사업가'로 언론의 주목을 받습니다.

[황 00(YTN 사이언스, 2015년 5월 7일)]
"(요즘 가장 핫한 국내 토종 브랜드 황 00 대표님을 모시겠습니다. 여러분들 큰 박수로 환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14년 매출이 약 500억 원의 매출을 달성시켰습니다."

해외 브랜드들이 장악한 운동화 시장에서 국내 상표로는 드물게 많은 매출을 올렸던 스베누.

그런데 작년 10월부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스베누 운동화들이 서울 시내 지하철역을 비롯해 전국의 땡처리 매장에 반값으로 풀리기 시작한 겁니다.

지난주 지방의 한 스베누 가맹점.

'폭탄 세일'을 써 붙였는데도 가게는 한산합니다.

[이호건/스베누 가맹점주]
"그제께는 0개 팔고 어제는 3개 팔고.. 지금 아예 매출 자체가 안 나와요."

작년 11월 말, 이 매장에서 걸어서 불과 2분 거리에 '땡처리 매장'이 생긴 이후 손님이 뚝 끊긴 겁니다.

"3만 9천9백 원에 행사해 드립니다. 오픈 기념입니다."

제품은 정식 매장과 똑같았지만 가격은 절반.

[이호건/스베누 가맹점주]
"(손님들이) 소리 지르면서 와가지고 저쪽에 떨이하는데 너희는 왜 7만 9천 원에 팔았냐 저쪽에서 똑같은 거 3만 9천 원에 팔던데 그래가지고 환불해 달라고.."

가맹점주가 1인 시위까지 벌이며 항의하자 문제의 땡처리 매장은 지난달 중순 문을 닫았지만 브랜드 이미지는 이미 땅에 떨어진 뒤였습니다.

[김승우/학생]
"(저는) 7만 원에 샀는데 매장에서 땡처리하는 걸 보고 많이 억울한 면이 있었습니다."

[이호건/스베누 가맹점주]
"지나가면서 사람들이 야 저거 이쁘네 이런 얘기가 아니라 야 스베누 망했대,사지 마라, 야 지금 사서 뭐 하는데 좀 있으면 망하는데 이런 얘기밖에 안 하거든요.."

지금도 일부 지역 잡화 브랜드 매장에선 스베누 운동화를 진열해 놓고 헐값에 팔고 있었습니다.

[점원]
"목 긴 건 49000원, 짧은 건 39000원이요.(균일가로요?)네."

2580은 이곳에서 흰색 운동화 한 켤레를 사 근처에 있는 정식 스베누 가맹점을 찾아갔습니다.

[심승호/스베누 가맹점주]
"(상설매장이라는 데서 운동화를 사 왔는데 한 번 봐주시겠어요?) 네네 일단 포장지는 저희게 맞구요 박스도 저희게 맞고. 제품명도 쓰론 화이트. 240 사신 거 맞으시죠?(네네) 지금 태그나 제품 다 정상 제품 맞으세요. 이거 얼마주고 사신거에요? (이거 4만 9천 원이요) 4만 9천 원이요? 저희가 이 제품이 동일한 게 지금 여기 '쓰론 화이트'라고 해서 9만 9천 원에 현재 저희가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죠. (그럼 이거랑 이거랑 정확하게 똑같은 제품이에요?) 같은 제품이에요."

'쓰론 화이트'는 2015년 초에 나온 모델로 정상 매장 판매가가 9만 9천 원.

땡처리 매장 제품과 다른 게 없지만 5만 원이 더 비쌉니다.

[심승호/스베누 가맹점주]
"본사에 입금해야 하는 금액이 54,450원인 거죠. 근데 지금 사가지고 오신 제품이 4만 9천 원이니까 본사 입금 금액보다도 훨씬 더 싼 게 되는 거죠."

이 물건들은 어디서 나온 걸까.

스베누 본사 측에 설명을 요구했습니다.

부산에 있는 스베누 생산 공장 중 한 곳이 유통업자들에게 재고를 몰래 내다 판 것 같다고 해명합니다.

[황00/스베누 대표]
"공장에서 빼는 물건들은 저희도 어쨌든 잡아서 지금 회수를 시키고 있는 상태입니다."

사실일까.

2580은 스베누 신발을 싸게 팔고 있는 업체 측에 제품을 어디서 공급받았는지 직접 물었습니다.

[00 신발 판매업체 관계자]
"저희는 (스베누) 본사랑 직접 계약서를 쓰고 물건을 받아서 이렇게 판매를 하겠다고 허가를 받고 한 상태라.."

재차 확인하니 스베누측이 다시 말을 바꿉니다.

해당 업체에 마트나 백화점 행사 매장에서만 파는 조건으로 물건을 넘겼는데, 허락 없이 일반 매장에서 팔았다는 겁니다.

[황00/스베누 대표]
"제가 어제 기자님하고 얘기할 때 솔직하게 얘기한다고 했고 저는 진짜 모르고 있었으니까 모르고 있다고 그러죠."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스베누 가맹점들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정상적으로 장사를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회사 측이 상품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홍/스베누 가맹점주]
"이 제품 같은 경우에 여름에 출시가 된 제품입니다.(그런데) 거의 겨울 12월달쯤에 입고가 돼서 지금 팔아라 이런 상황이 계속 되풀이되니까.."

현재 전국 '스베누'의 가맹점은 약 60여 개.

대부분이 문을 연지 1년 미만인데, 물건 공급도 안되고 땡처리 문제까지 터지면서 매장별로 적게는 3천만 원부터 많게는 2억 원 넘게 손해를 보게 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본사가 판매대금 회수에 시간이 걸리는 가맹점 대신 선금으로 목돈을 받을 수 있는 유통 업자들에게 땡처리 가격에 제품을 우선적으로 넘기고 있다는 게 가맹점들의 주장입니다.

[심승호/스베누 가맹점주]
"왜 이 지경까지 경영을 제대로 못 해서 점주들에게 그리고 또 점주를 통해서 또 소비자분들까지 이렇게 피해를 보고 낭패를 봐야 하는지 참 개탄스럽습니다."

가맹점에 신발이 공급되지 않는 건 공장에서 신발을 내보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장주들은 스베누 본사가 여섯 달 이상 대금을 제때 주지 않고 있어 신발을 만들어 놓고도 이렇게 창고에 쌓아놓을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완성품 공장, 부자재 공장 등 공장 수십 군데가 스베누 때문에 줄줄이 도산할 위기에 처했다는 게 신발 업계의 얘기입니다.

30년째 부산에서 신발 밑창 만드는 일을 해온 조화익씨.

2014년 봄부터 스베누 운동화 밑창을 만들어 납품했는데, 8억 원 가까이를 결제 받지 못해 최근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았습니다.

[조화익/신발 밑창 제조업체 대표]
"저 역시 마찬가지지만 (부산 지역) 모든 (신발) 부자재 업체들이 자금난에 전부 다 허덕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대출받기도 힘들고 그런 상황입니다. 지금 문을 닫고 있는 데도 있고.."

스베누에 납품을 한 부산 지역 공장은 완성품 공장만 6군데로 작은 업체들까지 합하면 50여 곳이 넘습니다.

채권을 모두 합치면 100억 원이 넘는다는 게 이들의 주장.

본사에 대금 지급을 독촉하면 스베누의 황 모 대표가 그때마다 각종 각서를 즉석에서 자필로 써주며 순간순간을 모면했다고 말합니다.

[이수홍/00 신발공장 대표]
"적어주고 약속을 돈을 언제 주겠다 그 부산업체 사장들 모이라 해가지고 언제 주겠다 약속을 하고 했는데 한 번도 지킨 적 없어요."

작년 9월에는 스베누측이 한 대형 투자회사의 이사라는 사람을 본사로 데려와 곧 투자가 이뤄질 테니 대금을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황 대표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황00/스베누 대표]
"네 ***이사 와 얘기를 했던 거 맞고요.(스베 누에 투자를 하겠다는 의사가 있어서 서로 대화가 오갔었나요?) 예. 얘기됐던 거 맞습니다."

그런데 해당 투자회사에선 그런 사람도, 스베누 투자건도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습니다.

[00 투자 회자]
"***라는 분은 안 계십니다.(그럼 뭐 스베 누라는 회사에) 이 건에 대해서는 저희가 전혀 알고 있지도 못하고요."

스베누측에 다시 해명을 요구하자 그제서야 "자신들도 속은 것 같다"는 엉뚱한 답을 내놨습니다.

[이재선/스베누 경영대표]
"그 때는 신상파악할 겨를도 없었고.. 3개월 동안 그 사람한테 어떻게 놀아난 거죠."

결국 대형 공장 5군데와 가맹점주들 10여명는 최근 피해자 모임을 만들어 지난주 스베누 황모 대표를 사기와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황 대표와 스베누 본사는 지금은 빚을 갚아가는 과정이라며 사기가 아니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신발업계의 기린아로 불리던 스베누가 왜 이런 상황에 처했을까.

스베누측은 본사와 공장을 중개해줬던 에이전시 회사가 중간에서 수십억 원을 가로채 자금난이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재선/스베누 경영대표]
"결국은 지금 (에이전시 회사) ***랑 분쟁이 생기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건데 그 사람(에이전시 대표)이 회사(스베누)보다 이익을 더 많이 가져갔어요."

단기간에 가맹점을 늘리기 위해 평균 30% 수준인 신발업계 가맹점의 판매마진을 45%로 후하게 책정했고, 온라인 게임 대회 후원과 아이돌 모델을 기용한 광고 등 마케팅에만 한 해 100억 원 넘는 비용을 쏟아 화려한 외형에만 치중했다는 겁니다.

[이재선/스베누 경영대표]
"이 브랜드가 이렇게 올라간 것도 그런 비용을 쓰지 않았으면 아마 이렇게 못 올라왔을 거 같아요. 부메랑이 된 거죠."

피해자들은 또 황 대표가 이런 자금난에도 람보르기니. 벤틀리. 페라리 등 수억 원대의 고급 외제차를 여러 대 굴리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회사 재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고급차들은 모두 처분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스베누'의 가맹점과 공장주들은 스베누 경영상에 문제가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고 잘못이 바로 잡히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미 인지도가 쌓여있는 '스베누' 브랜드만큼은 다시 살아나서 자신들이 입은 피해를 얼마라도 회복할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심승호/스베누 가맹점주]
"사실 관계를 확실히 하고 금액에 대해서 공장에다가 정상적으로 지불을 하겠다라는 약속을 해서 물건들이 저희 점주들한테 원활하게 오는 게 저희들의 최종적인 목표이고.."

경찰은 이 달 안으로 스베누의 황 대표 등등 회사 관계자들을 소환해 그동안의 자금 흐름과 영업 방식에 대해 조사를 벌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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