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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주르' 마을에 무슨 일이?

왕종명 기자 기사입력 2016-04-11 11:42 최종수정 2016-04-11 11:53
상수원보호구역 식당허가 불법업소 사사매거진2580
한강변을 따라 팔당댐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1백여 개의 카페와 식당이 영업 중인 마을이 있습니다.

30여 년 전 시작된 카페 '봉주르'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일대가 카페촌으로 커진 일명 '봉주르' 마을입니다.

사실 이곳은 그린벨트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영업을 할 수 없는 곳이지만, 어찌 된 일인지 '봉주르'를 비롯 20여 곳은 70년대 허가를 받아 영업을 해왔습니다.

법의 모순 속에 남양주시는 그동안 지역경제와 고용을 감안해 과징금 처분에 그쳐왔지만, 최근 민원이 집중되면서 업주 구속과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있습니다.

폐업 위기를 맞은 봉주르 마을, 과연 어떻게 될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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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미세먼지가 한강을 안개처럼 덮은 어제 오후, 평소 주말에 비하면 나들이 인파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유독 한 카페로 들어가는 시골길엔 차량이 긴 줄을 지어 있습니다.

[이승호]
"차 막히기 시작하면 천천히 이제 하나하나 빠질 때마다 들어와야 돼요. 입구에서부터 30분 정도(걸려요)."

카페 안과 마당은 시끌벅적합니다.

주말 하루 손님 4~5천 명, 북한강변의 대표적인 전원 카페 봉주르입니다.

[배인렬]
"다닌 지가 30년 됐어요. 85년부터 다녔으니까. 경치가 아름답고 봄 되면 특히 좋아요."

[김선주]
"20년 된 거 같아요. 여기 다니기 시작한 지는 되게 많이 변했어요. 옛날에는 여기 이거 한 동밖에 없었거든요."

이 자리에 문을 연 지 꼭 40년 된 이 카페는.

지금 불법 영업으로 폐업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북한강변으로 나들이해본 분에게 팔당댐 주변 카페촌은 한번 즘 들러본 명소일 겁니다.

하지만, 이곳의 카페나 식당 영업이 모두 불법이란 사실 알고 계십니까?

이 일대는 어느 곳보다 환경을 엄격히 보호해야 하는 상수원 보호구역이지만 어느새 백여 곳으로 늘어난 업소가 하나같이 불법 영업을 벌이는 지역이 됐습니다.

서울에서 한강을 따라 동쪽으로 팔당댐을 지나자 산수화 같은 풍경 속 마을이 등장합니다.

한강을 병풍 삼았고 강과 마을 사이엔 강바람을 쐬며 달릴 수 있는 자전거 길이 나 있습니다.

나들이객을 상대로 한 전원 카페나 식당으론 최고의 입지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곳은 현행법상 카페나 식당이 아예 들어설 수도 없는 곳입니다.

팔당댐 유역은 서울과 수도권에 물을 공급하는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오폐수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들 업소는 애초에 허가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일대에 적용되는 규제는 이 밖에도 개발제한구역, 수질보전 특별대책 1구역, 그 밖에 하천법, 농지법, 하수도법, 산지관리법, 국유재산법 등 모두 11개에 이릅니다.

건물을 지어 음식점으로 영업하거나, 일부 토지는 주차장으로 이용해서도 안 되는 지역이란 뜻입니다.

[홍성진 팀장/남양주시 위생과]
"우리나라에서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법이 여기에 다 있는 거죠."

이 마을 음식점의 대표격인 '봉주르' 역시 40년의 영업기간 동안 스무 차례 단속을 거쳐 크고 작은 제재를 받아왔습니다.

그런데도 끈질기게 불법 영업을 계속 해오고 있는 건 단속으로 부과받은 과징금이나 벌금보다 영업을 재개해서 버는 돈이 훨씬 많았기 때문입니다.

한 차례 벌금이 기껏해야 수백만 원 수준인 반면 이 업소의 한 해 매출은 2014년 기준 87억 원에 달했습니다.

단속주체인 남양주시 측은 이에 대해 지역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워낙 커서 불법영업을 알면서도 폐업을 시킬 수준의 제재는 내리지 않아 왔다고 털어놨습니다.

[남양주시 관계자]
"남양주의 명소인 건 맞습니다. 그 업소가 있음으로써 남양주시 자체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거죠. 많은 분이 남양주를 방문해서 그만큼 또 이미지도 좋아지고 그분은 거기서 수입을 올려서 고용창출 해주고 하니까."

하지만, 재작년부터 봉주르가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는 민원이 집중되면서 사정은 달라졌습니다.

[남양주시 관계자]
"타깃이 돼서 그런지 신고가 엄청 많이 들어왔어요. 정말 전화받기 싫을 정도로 막 이렇게 많이 왔어요. 민원이 야기되면 점검을 해서 결과를 알려주는 그런 시스템이 돼 있기 때문에 급기야 지난해 업주가 형사처벌로 구속됐고 영업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세 차례 연속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식품위생법상 5번째 영업정지를 당하면 자동으로 폐업되는데 지금도 민원 신고가 들어오고 있어 사실상 폐업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홍성진 팀장/남양주시 위생과]
"그 민원을 무시할 순 없거든요. 왜냐면 정당한 걸 신고하기 때문에 불법을 해소하지 못 하면 이제 계속 처벌이 강행된다고 볼 수 있죠."

문제는 처음부터 있었습니다.

사실 봉주르가 위치한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일대는 식당 허가를 받기 1년 전인 1975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습니다.

오폐수를 배출해 강을 오염시킬 수 있는 식당의 허가 자체를 내줄 수 없는 곳이었지만 어찌 된 일인지 바로 그다음 해 식당 허가를 내준 겁니다.

[홍성진 팀장/남양주시 위생과]
"(허가가 나면 안 되는 거잖아요.) 지금의 원칙은...네 그렇습니다. 근데 그건 제가 해명할 수는 없어요."

지자체는 애초에 왜 상수원 보호구역에 식당 허가를 내준 걸까.

봉주르 측은 당시 관청인 양주군에서 바로 옆 팔당댐 공사현장 인부를 위한 식당이 필요하니 식당영업을 하라며 허가를 내줬다고 주장합니다.

[최창근/봉주르 카페]
"인부들이 밥을 먹어야 될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작은 평수의 집을 지어 갖고 있는데 영업 허가를 내줄 테니까 여기서 밥을 파쇼. 무허가로 시킬 수는 없으니까 행정관청에서."

그런데 당시 행정구역이었던 양주군은 1980년 행정구역이 재편돼 지금의 남양주시로 분리되면서 기록이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홍성진 팀장/남양주시 위생과]
"기록이 없으니까 추적을 해도 알 수가 없는 거죠."

처음 허가받은 면적은 24제곱미터였지만 봉주르는 점점 몸집을 불리기 시작해 지금은 건물면적만 122제곱미터에 마당과 주차장까지 전체 면적 2,500여 제곱미터, 동시에 370명의 손님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커졌습니다.

백 배 이상 커진 몸집만큼 불법의 정도도 커졌습니다.

[홍성진 팀장/남양주시 위생과]
"(허가받은) 7평이라는 면적을 가지고 있는데 이용객이 많으니까 그분들한테 식사나 차 같을 걸 제공하려면 공간이 필요하거든요. 그 공간을 확보하는 거 자체가 지금 현행법에서는 다 불법이 되니까."

일대 다른 업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남양주시의 상수원보호구역에서 식당 허가를 받은 업소는 26곳.

이 중 22곳은 봉주르 카페처럼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1975년 이후부터 1980년 사이에 허가를 받았는데 엄연히 현행법을 벗어난 허가였지만 이 역시 누가, 무슨 근거로 허가를 내줬는지 설명해줄 기록이 없다고 합니다.

[홍성진 팀장/남양주시 위생과]
"여러 부서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접근을 많이 했었는데요. 기록이 없는 관계로 인해서 답을 찾진 못 했어요."

이 식당들 모두 허가 면적이 33제곱미터 안팎, 3, 40년이 지난 지금 이 면적을 지키면서 영업하는 식당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모두 불법영업을 하고 있는 겁니다.

석연찮은 허가는 어김없이 불법 증축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범위는 점점 넓어졌고, 아예 허가를 받지도 않은 업소들까지 뒤이어 우후죽순 생겨났습니다.

분명히 불법 업소들인데 왜 이렇게 보란듯이 성업 중일까요?

단속은 하지 않는 걸까요?

팔당 역을 지나 양수 역으로 이어지는 경의 중앙선 운길산역, 여느 역처럼 주변으로 식당이 수십 개 모여있습니다.

모두 무허가 업소입니다.

남양주시 조안면 일대 무허가 식당은 79개, 전체의 75%, 네 곳 중 세 곳입니다.

허가를 받았다 해도 하나같이 불법 증축을 했습니다.

[홍성진 팀장/남양주시 위생과]
"육안으로 보셔도 신축 건물 금방 눈에 들어오시잖아요? (그럼 나머지는 다?) 네 넓혀서 사용하는 거죠."

결국, 모두가 크고 작은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겁니다.

[○○○ 남양주시 조안면 향우회장]
"여기서 원주민이 살려면 할 게 없어요. 불법이라도 해서 먹고살아야죠. 남양주시 조안면에서 장사하는 사람은 다 전과자예요."

상수원보호구역은 원래 사람이 출입조차 해서는 안 되는 곳입니다.

[홍성진 팀장/남양주시 위생과]
"상수원 보호구역의 취지를 정확히 이행한다면 사람의 출입조차도 금지시켜야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람 자체도 오염원으로 들어가거든요."

그런데 남양주시는 상수원보호구역인 조안면 일대를 슬로시티라는 관광지로 지정해 오히려 외부 인구 유입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남양주시 슬로라이프과]
"많이 오죠. 저희는 오래돼서 틀이 많이 잡혔거든요. 홍보물 제작해서.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관광 자원화를 해서 가장 큰 게 지역활성화예요."

또 이 지역을 4대 강 자전거 길이 관통하고 다산 정약용 유적지 같은 유명 관광지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출입하면 안 되는 구역이라면서 지자체가 나서 사람을 불러 모으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심지어 남양주시는 이 관광지 입구에 자신들의 단속 대상인 불법 식당을 홍보해주는 대형 안내판까지 세워놨습니다.

[이재걸 사무처장/서울환경연합]
"어떤 과는 규제를 하고 있고요. 어떤 과는 활성화를 얘기하고 있고 그러니까 지역 주민들은 하나인데 그렇다 보니 실질적으로 그 현장이 갈팡질팡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도 관할 공무원들은 단속에 소극적입니다.

퇴출을 위한 단속이 아니라 말 그대로 단속을 위한 단속.

[전직 단속공무원]
"저희가 일부러 (단속) 하지는 않아요. 왜냐면 남양주 시민이니까 그게 법은 법이지만 (그래도)일 년에 한 번씩은 (단속을) 해줘야 돼요 감사가 들어오니까 뭐 어쩔 수 없이 소위 봐주기 단속도 드물지 않다고 합니다."

[전직 단속공무원]
"벌금도 적게 나오게 하려고 매상도 축소시켜 주고 매장도 좀 축소시켜 주고 나이 드신 할아버지 할머니, 당신의 아버지 어머니로 (명의를) 해서 벌금을 줄일 수 있다고 하면."

[이재걸 사무처장/서울환경연합]
"소위 얘기해서 실적 쌓기 규제는 하고 있는데 어 저 정도면 뭐 이 정도 벌금 내고 하면 돼 대충대충 해온 거죠. 뭐 같이 공생하는 거예요."

남양주시는 이들 업소가 불법이긴 하지만 이들 없인 지역경제가 어렵다 하고, 원주민 출신 업주들은 불법영업을 하지 않으면 농사 말곤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합니다.

[무허가 식당 업주]
"벌금 내고 뭐 이것저것 제재받으면서 어려워도 그래도 (외지)나가서 벌어먹는 것보다 나으니까. 이 동네 태어난 게 죄죠."

하지만, 이런 느슨한 단속행태가 오히려 불법업소 수를 늘렸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문태훈 교수/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과]
"가만히 있던 사람들도 그런 영업행위를 해서 상당히 많은 돈을 버는 것을 보게 되면 뭐 사람들 마음이 이제 다 비슷한데 다 같이 그런 행위를 하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편승 효과가 일어나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업주도 알고, 관할 관청도 아는 불법이 수십 년의 세월 동안 당연한 듯 여겨져온 마을.

[문태훈 교수/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과]
"행정에서 이제 그냥 무마하는 형식으로 계속 넘어가기 시작하면 선량한 다른 사람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굉장히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법의 규정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면서도 저 사람들이 엄청나게 돈을 번다는 걸 깨닫기 시작하면."

대형 업소 봉주르에 대해 최근 잇따르고 있는 영업 정지가 과연 실제 퇴출로 이어질 지가 남양주시의 불법업소 정화 의지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왜 상수원 보호구역을 정했는지, 그 법에 예외를 둘 경우 피해를 보는 것은 누구일지 곱씹어 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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