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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2580
기자이미지 민병호 기자

새로운 대한민국, 기대와 과제

새로운 대한민국, 기대와 과제
입력 2017-05-15 09:02 | 수정 2017-05-1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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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위 후보와의 득표 차이 557만 951표.

    대선 투표 사상 최다 득표 차의 압도적 당선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조기 대선으로 인수위 기간도 없이 곧바로 내각을 꾸리고 국정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국무총리와 국정원장 등 주요 공직자들의 인선 배경을 직접 설명하고, 민정수석에 서울대 법대 조국 교수를 임명하는 등 파격적인 인사로 검찰 개혁 의지를 분명히 밝히는 등 빠른 속도로 본격적인 국정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심각한 경제 위기, 여기에 북핵 위기는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까지... 심각한 위기 상태에 놓인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새 정부의 과제를 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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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선이 확실시된 자정 무렵.

    문재인 후보가 광화문 무대에 올라왔습니다.

    "내일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도 섬기는 통합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당내 경선경쟁자들과도 기쁨을 나눴습니다.

    [안희정/충청남도지사]
    "적어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어떠한 경우라 할지라도 자기 개인의 사사로운 이익을 가지고 국민 여러분들을 배신하지 않는 정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41.1%의 득표율.

    국민들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 제19대 대통령으로 문재인을 선택했습니다.

    2위 후보보다 557만 표 많은 역대 최다표차의 당선.

    문재인 대통령은 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선거 다음날 곧바로 직무 수행에 들어갔습니다.

    탄핵으로 멈췄던 청와대의 시계도 다시 돌기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첫 업무로 군 합참의장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군통수권자로서의 지시였습니다.

    "저는 대통령으로서 우리 군의 역량을 믿습니다.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우리 합참의장님 비롯한 우리 장병들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어서 현충원 참배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식에 앞서 야당 대표들을 찾았습니다.

    자유한국당 당사 방문을 시작으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정의당 대표를 차례로 만나 국회의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야당 당사를 직접 방문한 첫 번째 사례였습니다.

    "오늘 제가 처음 일정으로 야당 당사나 또 야당 대표들을 찾아뵙는 게 그냥 오늘 하루의 일회적인 행사로 끝나지 않고 5년 내내 이렇게 수시로 만나서 대화하고 소통하고 때로는 타협하면서..."

    취임식 장소도 국회였습니다.

    협치가 필수적인 여소야대 상황을 감안한 장소 선택으로 해석됐습니다.

    취임선서와 취임사만으로 이뤄진 단 20분 만의 간소한 취임식이었습니다.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빈손으로 취임하고 빈손으로 퇴임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직접 발표한 첫 인사를 통해 통치 스타일의 단면을 보여줬습니다.

    이낙연 전남지사를 국무총리로 지명함으로써 호남인사 발탁을 통한 통합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 내정자]
    "막걸리라도 마셔가면서 야당 정치인들과 틈나는 대로 소통하겠습니다. 정책의 차이도 얘기를 하다 보면 굉장히 접점 같은 것이 발견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접점은 찾아서 키우고 도저히 의견차이가 있는 것은 뒤로 미루고 하면서..."

    비검찰 출신이어서 파격적이었던 조국 서울대 교수의 민정수석의 임명은 검찰 개혁의 신호탄으로 분석됐습니다.

    [조국 청화대 민정수석]
    "한국의 검찰은 기소권 수사권을 독점하고 있고 영장청구권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아주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검찰의 아주 막강한 권력을 제대로 엄정하게 사용해 왔는가에 대해서는 국민적 의문이 있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50대 초반의 젊은 비서실장.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성심으로 모시되 예스맨이 되지는 않으려고 노력하겠습니다. 중요하다 생각하면 늘 직언하고 대통령님과도 격의 없이 토론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국정원을 국내정치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개혁의지도 드러냈습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 내정자]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반드시 이번에는 국정원이 정치개입, 선거개입, 사찰 이런 일들로부터 근절시킬 수 있도록 해야 되겠다."

    첫 여성 인사수석이 발탁됐고, 청와대 살림살이를 도맡기 때문에 통상 대통령의 최측근을 앉히던 총무비서관 자리에 일면식 없던 기획재정부의 관료를 임명한 것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또 청와대 조직을 개편하면서 청와대는 미래를 준비하면서 큰 국정과제를 관리하는데 집중하고 일상적인 정부 업무에 대해서는 일선 장관들에게 더 큰 힘을 실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영찬 청화대 국민소통수석]
    "비서실을 개별부처 대응에서 정책 어젠다 중심으로 개편합니다. 정부 부처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한편."

    하지만 관심을 모으고 있는 초대 내각 구성은 국회 청문회 등을 감안하면 최소 한 달은 넘게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치권에서는 내각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향후 정국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박형준 교수 동아대학교 사회학과]
    "지지층으로부터 약간의 서운한 이야기를 듣는다 하더라도 대통령의 국정 5년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그런 관점에서 인사를 수행하느냐에 따라서 상황이 굉장히 달라질 수 있죠."

    문재인 정부가 조금씩 국정운영을 위한 체계를 갖춰가고 있지만 그동안 적지않은 국정 공백이 있었던 만큼 시급히 해결 해야 할 현안은 수두룩합니다.

    사드 배치나 위안부 합의 등의 외교 안보 문제는 물론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민생 과제들이 문재인 정부 앞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리고 새 정부는 이런 과제와 정책들을 향해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통령 취임 당일 밤.

    문재인 대통령은 홍은동 사저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함으로써 4강 외교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지난 10일]
    "가장 먼저 축하 전화해주셔서 그리고 또 따뜻한 축하 말씀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30여 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양국 정상은 북핵문제에 대한 한미 동맹을 확인하고 이를 위한 조기 정상회담에 뜻을 모았습니다.

    다만, 사드 배치나 비용 문제 등 양측 사이에 이견이 있을 수 있는 문제들은 이번에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중국 시진핑 주석과는 45분이란 꽤 긴 시간 동안 통화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사드 배치 반대란 기본입장을 재확인했지만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목표에는 합의했고 문 대통령은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이 없어야 사드문제 해결이 쉬워질 거라고 강조하면서도 경제 제재 해결을 당부했습니다.

    [윤영찬 청화대 국민소통수석]
    "대통령께서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진출한 우리 국민들과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제약과 제재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시진핑 주석께서 특별한 관심 기울여주시길 부탁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박상철 교수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외교의 정상화라는 건 동맹도 중요하지만 국익이라는 것도 중요하잖아요. 또 실질적으로 우리가 대북압박을 할 수 있는 건가도 따져볼 필요도 있고 그런 것들이 그전에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었단 말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협상의 대상이 되게 되고."

    아베 일본 총리와는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습니다.

    위안부합의 이행을 기대한다는 아베 총리의 말에 문 대통령은 국민 대다수가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대응했습니다.

    국내 문제에도 발빠른 행보에 나섰습니다.

    첫 현장방문지는 인천공항이었습니다.

    올해 비정규직 1만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공항공사.

    문 대통령은 제1 국정과제로 내세운 일자리, 특히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약속했습니다.

    "임기 내에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 이렇게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국정농단 사건과 세월호 사고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조사도 지시했습니다.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가 기간 연장되지 못한 채 검찰 수사로 넘어간 부분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걱정하고 그런 부분들이 검찰에서 좀 제대로 수사할 수 있도록. 세월호 특조위도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고 끝났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다시 좀 제대로 조사되고 진실 규명되게끔."

    또 박근혜 정부가 추진했던 국정 역사교과서는 폐지하라고 지시했고, 올해부터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기로 했습니다.

    5.18 희생자에 대한 추모곡인 '님을 위한 행진곡'은 원래 모든 참석자가 함께 부르는 제창으로 진행되다가 이명박 정부 때부터 합창으로 바뀐 뒤 논란을 빚어왔습니다.

    [윤영찬 청화대 국민소통수석]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그 정신이 더 이상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입니다."

    이같은 행보에 야당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정준길 자유한국당 대변인]
    "문재인 대통령은 정권을 잡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하고 싶은 일들을 전광석화와 같이 처리하고 있습니다. 과연 대선 때 내세운 통합이 과연 이런 것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고연호 국민의당 수석 대변인]
    "우병우 민정수석실에 대한 수사와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은 반드시 규명돼야 할 국민적 의혹입니다. 당연히 한점 의혹 없이 철저하게 실체적 진실을 국민과 역사 앞에 밝혀내야 할 것입니다."

    "(잘 다녀오세요.) 그래 잘 다녀올게."

    문재인 정부의 또 다른 특징은 탈권위와 소통입니다.

    방탄차에서 내려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는가 하면 주저 없이 손을 내밀고 사진촬영에도 일일이 응해줍니다.

    [이낙연 국무총리 내정자]
    "경호실장에게 '경호 좀 악하게 해달라'는 말씀을 신신당부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경호실장이 오히려 막 곤혹스러울 정도로 '아 그것까지 포기하면 안 되는데' 그런 표정으로 얘기하시는 걸 들었습니다."

    청와대도 더 이상 비밀의 공간이 아닙니다.

    청와대 내부가 TV 생중계로 보여지고 대통령이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 대부분의 일정이 시간단위별로 공개됩니다.

    대통령이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섞여 앉아 식사를 하는가하면.

    양복 상의를 벗고 한 손에 커피를 든 채 참모들과 청와대를 산책하는 모습도 관심을 끌었습니다.

    [박형준 교수 동아대학교 사회학과]
    "이전 정부와 비교하다 보니까 새롭게 느껴지는 것이고 그만큼 국민들의 갈증이 있었던 부분이니까 그렇게 좀 소탈하게 대통령이 업무도 하고 국민들과 접촉 면적을 넓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봅니다."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이제 닷새.

    국민들은 벌써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게 출발선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지만 경제난과 안보위기 등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넘어야 할 산은 높습니다.

    [박상철 교수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1번 개혁해라 2번 일자리 만들어내라! 그리고 한반도 안정시켜라. 이 과제가 문재인 대통령 혼자서 41% 지지와 120석 민주당 가지고는 안되는 문제거든요. 첫번째도 야당과의 정치 두 번째도 국회와의 정치가 가장 중요하고."

    개혁과 통합을 모두 이루겠다고 선언한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움직임 하나하나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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