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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리포트

결혼 지참금 때문에 살해되는 신부, '한 시간에 한 명꼴'

결혼 지참금 때문에 살해되는 신부, '한 시간에 한 명꼴'
입력 2014-04-05 08:22 | 수정 2014-04-0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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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

    인도에는 '딸이 셋이면 왕도 망하게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시집가는 신부가 시댁에 줘야 하는 결혼 지참금 때문인데요,

    결혼 지참금 문제로 살해되는 신부가 한 시간에 한 명꼴이라고 합니다.

    ◀ 리포트 ▶

    흥겨운 음악과 춤이 어우러지는 인도의 결혼식장.

    신랑과 신부의 백년가약을 축하하는 성대한 잔치는 5일간 밤낮으로 계속됩니다.

    여느 결혼식처럼 신부는 화려하게 몸치장을 하고 하객들 앞에 섭니다.

    신부의 머리와 목, 귀와 팔에는 황금빛으로 번쩍이는 장신구들이 주렁주렁 매달립니다.

    ◀ 디비야/웨딩 플래너 ▶
    "금은 그 가족의 부와 지위를 드러내요."

    의사 신랑을 맞는 이 신부의 부모는 결혼식에 사용되는 금붙이에만 2억 원이 넘는 돈을 들였습니다.

    이 금붙이들이 일종의 결혼 지참금입니다.

    ◀ 디비야/웨딩 플래너 ▶
    "친정에서 받은 금을 가지고 결혼하는 여자는 시댁에서 대우받아요."

    신부의 결혼 지참금은 인도의 오랜 풍습인데, 1961년 법으로 금지했지만 지금도 여전합니다.

    오히려 인도의 급속한 경제 성장은 신부에게 더 많은 지참금을 요구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온몸에 붕대를 감고 누워 있는 야다브 씨,

    전신에 화상을 입어 친정어머니의 보살핌을 받고 있습니다.

    그녀의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지른 건 바로 시댁 식구들이었습니다.

    시부모는 결혼 지참금이 너무 적다며 며느리를 구박하다, 결국 이런 짓을 저질렀습니다.

    ◀ 야다브/29세 ▶
    "결혼할 때부터 지참금 요구해서 있는 대로 줘도 부족하다고 괴롭혔어요. 딸이 태어난 후론 더 했어요."

    목숨을 잃는 신부도 부지기수입니다.

    올해 초에는 시부모와 남편이 20대 아내와 한 살 난 딸의 몸에 불을 질러 숨지게 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해마다 결혼 지참금 문제로 살해당하는 인도 여성은 무려 8천여 명, 한 시간에 한 명꼴입니다.

    엄연한 살인사건이지만, 자살로 위장되거나 은폐되는 경우가 많아 처벌도 미약합니다.

    ◀ 바신/운동가 ▶
    "전통적 가부장제도 나쁜데, 여기에 자본주의가 섞이니까 치명적이죠."

    '딸이 셋이면 왕도 망하게 한다'는 인도의 결혼 지참금, 뿌리깊은 악습에 황금 만능주의가 겹치면서 그 폐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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