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지구촌리포트

코뿔소를 지켜라!

코뿔소를 지켜라!
입력 2017-03-26 15:05 | 수정 2017-03-26 15:12
재생목록
    ◀ 앵커 ▶

    금보다 비싸다는 코뿔소 뿔을 얻기 위해 최근엔 동물원에 있는 코뿔소까지 죽임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선 밀렵을 막는다며 아예 뿔 거래를 합법화하는 방안이 추진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코뿔소를 대량 사육하고 뿔 시장을 양성화시켜야 밀렵이 사라질 거란 주장인데,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 리포트 ▶

    체코의 한 동물원.

    눈과 귀를 막은 코뿔소가 마취약에 취해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사육사가 전기톱으로 뿔을 자르기 시작합니다.

    최근 프랑스의 한 동물원에서 뿔을 노린 밀렵꾼의 공격을 받고 코뿔소 한 마리가 목숨을 잃자, 유사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아예 뿔을 잘라버리기로 한 겁니다.

    [동물원 사육사]
    "(프랑스 동물원 사건 이후)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뿔을 자르기로 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뿔소가 살고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취해지고 있습니다.

    밀렵꾼의 표적이 되지 않게 미리 뿔을 잘라 버리는 겁니다.

    [데벤터/수의사]
    "밀렵꾼들의 관심을 끌지 않도록 뿔을 가능한 한 많이 잘라냅니다."

    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 뿔을 뿌리까지 잘라낼 수 없는데다 뿔은 다시 자라기 때문에 밀렵꾼의 표적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반론도 적지 않습니다.

    [플라망/수의사]
    "모든 코뿔소의 뿔을 자르더라도, 뿔이 워낙 비싸서 남아있는 뿔을 뽑으려고 밀렵을 할 것입니다."

    이에 남아공에선 뿔 거래를 합법화하는 역설적인 법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뿔 거래를 합법화하고 코뿔소를 대량 사육해서 국제적인 뿔 수요를 충족시켜주면 밀렵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거란 논리입니다.

    [존 흄/코뿔소 농장 주인]
    "(뿔 거래를 규제한 이후) 코뿔소 밀렵이 더 활개쳤어요. 합법화하지 않으면 더 많은 코뿔소가 목숨을 잃을 겁니다."

    코뿔소를 키우는 농장들은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있습니다.

    코뿔소 뿔이 만병통치약이나 정력제로 팔리는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에선 1kg에 수천만 원을 호가하며 금보다 비싼 값에 거래되기 때문입니다.

    이미 코뿔소 뿔을 수천 kg씩 저장해 놓은 농장들은 요즘도 주기적으로 뿔을 잘라 모으고 있습니다.

    "이것이 코뿔소의 뿔입니다. 사람의 손톱을 자르는 것과 같아서 고통을 느끼지 않아요."

    하지만 뿔 거래를 합법화하면 수요도 늘어나 밀렵이 더욱 활개칠 것이라는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앨리슨/밀렵 감시 단체]
    "뿔 거래를 합법화하면 밀렵이 더 늘어나 야생에선 코뿔소가 사라지게 될 겁니다."

    코뿔소의 뿔에 아무런 약효가 없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밀렵과 밀거래 단속을 강화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겁니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남아공 정부는 뿔 거래 합법화 방침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져 동물보호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됩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비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