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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11회] 깡통에서 명품으로 둔갑한 유전, 그 사이 바뀌 것은 오직 정권

[스트레이트 11회] 깡통에서 명품으로 둔갑한 유전, 그 사이 바뀌 것은 오직 정권
입력 2018-05-21 08:17 | 수정 2018-05-21 08:17
스트레이트 11회 깡통에서 명품으로 둔갑한 유전 그 사이 바뀌 것은 오직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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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기자]
    고은상 기자 gotostorm@mbc.co.kr






    ◀김의성▶
    10년 간 쓴 돈이 1조 5천억 원, 그런데 회수된 돈은 66억 원. 쿠르드 유전 개발, 이거.. 시작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홍보를 했었잖아요. 그런데 소리 소문도 없이 광구를 하나 둘 씩 닫았네요.

    ◀주진우 ▶
    5개 광구 가운데 석유가 나오는 단 하나 뿐입니다. 72억 배럴이 있다고 했는데 가서 보니 3억 배럴 밖에 없습니다. 쿠르드 사업은 말 그대로 쪽박난 겁니다.

    ◀전영우 ▶
    네, 쿠르드 유전 개발 사업은 또 다른 갈등을 낳기도 했습니다. 이라크 중앙 정부는 자신들의 승인을 거치지 않으면 자신들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이라크 내에서의 유전 개발은 불법이다, 이렇게 강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석유공사는 이라크 중앙 정부를 거치지 않고, 크루드 지방 정부와 직접 유전개발 계약을 맺은 겁니다.

    ◀주진우 ▶
    이게 더 큰 문제입니다.

    ◀고은상 ▶
    네, 결국 우리나라 석유공사는 이라크 중앙정부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이라크 중앙정부가 시행하는 유전 개발 사업에 입찰조차도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주진우 ▶
    민간 업체들도 제제를 당했어요. 이게 바로.. 이명박 스타일인데요, 누군가는 대박이 납니다. 그런데 주변은 다 쪽박이 납니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는 나머지는 희생해도 된다는 것이, 이게 바로 이명박 정부 때 주로 보이던 행태들입니다.

    ◀김의성▶
    그런데 이해가 안 가는 점이 또 있습니다. 크루드 유전 개발 발표했을 때 72억 배럴이 매장돼 있다고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이거 당연히 조사를 해보고 이렇게 발표를 한 것 아니에요?

    ◀고은상 ▶
    네, 자원 외교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바로 사업의 타당성 평가입니다. 특히나 유전 탐사 사업은 원래부터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장량도 보수적으로 잡고 지표의 형태부터 지하 구조까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합니다. 그런데 크루드 유전 사업은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에서도 미리 발표부터 된 겁니다.

    ◀주진우▶
    이것도 이명박 스타일입니다. 일단 발표를 하고요, 보고서는 발표에 맞게 맞춰져 나옵니다. 크루드 유전 개발은 mb 스타일의 결정판이었습니다.





    [VCR]

    유전 광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이미 석유를 뽑아내고 있는 생산광구. 시추를 통해 석유가 묻혀있는 것이 확인된 개발광구. 그리고 석유가 있는지 없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탐사 광구.

    석유공사가 개발권을 따낸 5개의 이라크 쿠르드 광구는 석유 존재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말 그대로 완전한 탐사 광구였습니다. 특히 석유공사가 따낸 광구들은 상당한 지형 변화가 일어났던 곳으로 석유가 정확히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려면 반드시 추가 조사를 해야만 합니다.

    ◀장혁준 해외석유개발전문가(석유공사 17년경력)▶
    "이렇게 단층이 지나간다고 그러면 어떻게 변화가 됐는지 찾기 어렵죠. (안에 지질구조가 복잡해지는) 복잡해지는 거죠. 그 지표에 있는 거랑 비례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죠 단층이 지나간다. 그러면 저걸 가지고 매장량 계산하는 건 굉장히 큰 리스크(위험)를 갖고 있는 거죠"

    따라서 땅속에 음파를 쏴서 그 반응에 따라 석유가 묻혀 있을 지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이를 탄성파 탐사라고 부릅니다. 탄성파 탐사를 해 지하 구조를 파악한 뒤 시추를 해도, 실제 원유가 발견될 확률은 20% 남짓입니다. 그러나 석유공사는 2008년 당시,탄성파 검사 자료도 없이 20억 배럴의 원유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그냥 발표해 버렸습니다.

    ◀해외유전개발전문가(경력 30년)▶
    "그런 근거가 처음부터 없는 건데. 이거는 아예 매장량 자체를 갖다가 얘기를 처음부터 하지 말았어야죠. 그래서 거기서 몇 십억(배럴)을 어쩌구 하는 거는 그냥 뜬구름 잡는 얘기고,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죠."

    스트레이트가 단독으로 입수한 쿠르드 광구 평가 보고서입니다. 2007년 4월 노무현 정부 당시 쿠르드 사업을 추진하며 석유공사가 작성한 것입니다. 쿠르드 지역 석유광구 10개를 평가했습니다. 지표 자료를 이용, 배사구조를 확인한 광구들도 탄성파자료 부재로 대상 저류층의 지하구조 도출이 불가함. 따라서 매장량 추정에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석유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지형조차도 탄성파 자료가 없어서 매장량을 추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뜻입니다. 4개의 관심 광구의 경우, 지표 배사구조로 추측할 때, 대형유전 발견 가능성은 희박하며, 수천만 내지 1-2억 배럴 규모일 가능성이 크다. 그나마 석유가 더 있을 것 같은 관심 광구 4개조차도 대형유전일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설명입니다.

    노무현 정부 당시 석유공사는 쿠르드 지역 유전 광구를 보수적이고 좀 더 냉정하게 평가했던 겁니다. 그런데 1년 뒤 이명박 정부의 석유공사는 쿠르드 광구들이 마치 명품 광구인 것처럼 둔갑시켰습니다. 석유공사는 한술 더 떠서 매장량까지 부풀렸습니다.

    2012년 4월에 발표된 감사원 조사 결과에는 석유공사가 매장량을 부풀리기 위해 광구 면적 등을 임의로 더 큰 수치로 바꿔 넣었다고 적시했습니다. 고의적인 조작이 감행됐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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