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5시 뉴스
기자이미지 디지털뉴스제작팀

[스트레이트 33회 하이라이트] 기자들이 발로 뛴 현장들

[스트레이트 33회 하이라이트] 기자들이 발로 뛴 현장들
입력 2018-12-17 10:49 | 수정 2018-12-17 10:49
재생목록
    [취재기자]

    이정신 / geist1@mbc.co.kr
    양윤경 / yangyang@mbc.co.kr


    ◀ V C R ▶

    김의성 MC
    법과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재판하고 계십니까.

    지난 2011년 9월,

    양승태 대법원장/ 취임식(2011.09.27)
    “저는 법관이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함에 있어 어떠한 형식의 부당한 영향도 받지 않도록 저의 역량을 다 바칠 것을 약속합니다.“

    '이탄희 판사 관련 정리'라는 제목의 대법원 문건.

    <스트레이트>가 단독 취재한 이 문건 내용엔 인사상 혜택으로 판사들을 길들이려 했던 정황이 드러나 있습니다.

    이 판사의 선임자인 임효량 심의관은 "이탄희 판사와 송모 판사를 행정처로 데려온 건 포섭인사였다" 다고 말했습니다.

    <보이스오버>
    김의성 포섭 인사.
    주진우 간첩도 아니고 포섭이라뇨.

    양승태 대법원에 비판적인 판사에게 법원 행정처 발령이라는 미끼를 던져 줘, 입을 막으려했던 시도를 '포섭'이라는 단어로 자인한 것입니다.

    <보이스오버>
    양윤경 저게 지금 마지막, 공개적으로 선보이는 네. 마지막 모습이었죠.
    김의성 그리고는 행방불명되신 거죠.

    양승태 전 대법원장 / 2018.6.1
    "일반 재판에서 특정한 성향을 나타냈다는 사람이나, 불이익을 준 적이 전혀 없습니다."

    김정인 기자
    하지만 스트레이트 취재 결과 그의 말의
    상당 부분이 속속 거짓말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OO 부장판사
    “저 혼자만 그렇게 (인사이동을) 희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전보 조치를 내버려서. 법관으로 자부심도 많이 잃어서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이 부장판사를 비롯한 국제인권법학회 판사들은 양승태 대법원의 관료주의를 비판하는 공개토론회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비밀리스트에 나타난 판사들에 대한 평가.
    "사법행정에 협조적임"
    "기본적으로 보수 성향“

    A 판사
    "결국에는 어떤 성향의 판사를 어느 자리에 앉히고 그다음에 배당을 어떻게 하느냐 이거 자체로 어떻게 보면 본인들 입맛에 맞는 결과를 낼 수가 있는 거죠. 아주 이변이 없는 한“

    <보이스오버>
    양윤경 실제로 지금 배당조작 터지지 않습니까. 배당조작 게이트라고 저는 부르고 싶습니다.

    <스트레이트>는 법원행정처가 이 사건을 축소하려고한 정황까지 확인했습니다.

    고법 부장급 판사가 사법 농단을 처음 폭로한 이탄희 판사에게 “임종헌 차장까지만 얘기하자”며 압박했다는 것입니다.

    법원행정처 2인자인 임종헌 차장 선에서 꼬리를 잘라 사건의 책임이 행정처장이나 더 윗선으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 한 셈입니다.

    임종헌 차장에게 책임을 몰아 보호하려 했던 몸통은 누구일까.

    나세웅 기자
    박병대 처장은 다음 대법원장 0순위로혔습니다. 차기 권력이죠.

    <보이스오버>
    김의성 네. 박병대라는 인물을 거론한 것도 저희가 거의 처음이었어요. //

    검찰이 확보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usb에서는 박 대법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보이는 각종 재판거래 의혹 문건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임종헌 / 전 법원행정처 차장
    (박병대 처장님이나 양승태 대법원장님한테 보고하셨어요? 혼자하신 겁니까?)
    “......”
    ((법관모임 사찰은) 박병대 처장님이 요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 나머지 건들 역시 윗선에서 보고를 받으셨던 게 맞니 않겠습니까?)
    “......”

    <보이스오버>
    양윤경 이분들 모두 저희 스트레이트가 먼저 만났고 그러고 나서 검찰에 소환돼서 포토라인에 서신 분들입니다. //

    <스트레이트> 취재진과 만난 임 차장의 가까운 지인은 "임 차장이 혼자 뒤집어 쓰면 검찰도 편하고 법원도 편한 것"이라면서 "윗분들이 입을 열어야 하는데 열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END ▶

    ◀스튜디오 5.▶
    김의성 임종헌 전 차장이 혼자 뒤집어쓰면 검찰도 편하고 법원도 편하다. 와,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예언과도 같은 그런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진행 상황 보면 정말 그 말 그대로 돌아가고 있는 거 같아요.
    주진우 네. 지령 같죠, 마치? 박병대, 고영한 두 전직 대법관의 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는 험난해졌습니다.
    양윤경 양승태 대법원 시리즈는 이렇게 4회까지 갈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었는데요. 취재가 진행될수록 양승태 대법원이 국민들을 어떻게 피해자로 만들었는지가 더 선명해지면서 늘어나게 됐습니다.
    주진우 중요한 주제예요.
    김의성 네. 이 취재 내용 보면서 정말 이 정도였나. 싶을 정도로 놀랄 일들이 많았는데 제가 가슴 아팠던 건 특히 강제징용 재판 관련한 보도였습니다.
    양윤경 네. 사법농단 관련해서 시청자들께서도 가장 분노했던 게 그 부분이었는데요. 이어지는 양승태 시리즈에서는 대법원, 외교부, 김앤장을 둘러싼 친일 행각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 END ▶

    ◀ V C R ▶

    2012년, 4명의 대법관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제 전범 기업의 배상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합니다.

    “만세, 만세!”

    2013년 7월,
    일본 전범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1억 원씩 배상해야 한다는 최초의 판결.

    여운택 강제징용 피해자, 2013년 7월 10일
    "잡혀가지고 일본에 종으로서 2년간 매도 많이 맞고 죽을 뻔도 여러 번 당했습니다. 다만 말씀드리기는 울음 밖에 드릴 게 없습니다.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전범 기업은 한국 최대 법률사무소 김앤장을 내세워 대법원에 다시 상고했지만, 곧 재판이 끝날 거란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그러나 재판이 이유 없이 늦어지면서 여운택 할아버지는 지난 2013년 말, 결국 대법원의 확정판결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습니다.

    김의성 도대체 왜 법원은 이렇게 일정을 늦췄던 걸까요?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김 실장에게 "법원에 얘기해 일제 강제 징용 재판을 해결하라"고 지시했고,

    김기춘 실장은 한술 더 떠,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최대한 미루거나 아예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판결을 뒤집어 달라"며 노골적으로 재판 지연과 개입을 요구했다는 겁니다.

    이와 같은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한 양승태 대법원은 일본 전범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던 2012년 대법원 판결을 스스로 뒤집기 위해 공작을 시작합니다.

    외교부는 2016년 11월, 전범기업의 배상 책임을 묻는 대법원 판결이 한일 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등의 의견을 내놓게 됩니다.

    스트레이트 취재 결과 검찰은,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 등이 외교부에 의견서를 빨리 달라고 재촉하면서 이 문제를 "양승태 원장의 임기 내에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고, 심지어 외교부의 의견서를 직접 법원행정처가 감수까지 했던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보이스오버>
    양윤경
    외교부 의견서는 전범 기업들한테 유리한 거였는데 이거를 대법원이 어서 써라, 빨리 가져와라, 고쳐 줄게, 한 거거든요. 그걸 처음으로 취재한 겁니다. //

    일본 전범 기업에게 소송 서류를 보내면서 시간을 끌자는 꼼수를 대법원은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2016년 11월부터는 전원합의체에 회부 할지, 말지를 논의하는 데만 2년 가까이 세월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강제동원 피해자 신천수 할아버지도 노환으로 숨졌고, 김규수 할아버지도 최근 세상을 등졌습니다.

    이춘식 / 강제징용 피해자
    "내가 (배상받을) 희망이 있어? 난 희망이 없다고 보네.“

    <보이스오버>
    양윤경 기자
    지금 저분 혼자 남았습니다. 다 돌아가셨고요.

    이춘식 강제징용 피해자
    “내 개인으로서 도저히 해나가질 못하겠어. 힘이 없어 이제 늙어서. 어디 왕래를 못하겠고. 가만히 앉아서 그냥..."
    (결과를 기다린 게 진짜 오래되셨잖아요) “그니까 오래됐는데 어째서 이렇게 오래된 이유가 어쩐지 내가 그걸 제대로 모르겠어.“

    <보이스오버>
    김의성 아 저 인터뷰가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이정신 네. 마음이 아팠습니다.
    양윤경 그 뒤에 대법원이 있었던 거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강제 징용 판결, 이 판결을 뒤집자
    처음 아이디어를 누가 낸 겁니까? "
    "......"
    "강제징용 피해자들보다 피해자들 배상해주는 것 보다 한일관계가 더 중요했습니까?"
    "......"

    양승태 대법원은 외교부와 재판을 협의하며 해외 공관에 파견되는 판사의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외교부에 요청했습니다.

    이용수 / '위안부' 피해자
    "펑펑 울어요. 나 혼자. 펑펑 울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난 어디 가서 살아야 할까요. (대법원과 판사들이) 지금은 지 허영, 지 욕심만 챙기고 일본 놈 편이 돼서 하는 걸 몰랐어요."

    <보이스오버>
    양윤경
    정말 가장 큰 폭력이 국가폭력인 것 같습니
    다. 상상을 했겠습니까. 저런 당사자들이.
    김의성
    김기춘이 기소하면 양승태가 선고했죠.

    양승태 전 대법원장 / 6월 1일 기자회견
    "재판을 무슨 흥정거리로 삼아서 재판의 방향을 왜곡하고 그걸로 거래를 하고 그런 일은 꿈도 꿀 수 없는,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고...“

    ◀ END ▶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