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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44회 하이라이트] 윤중천이 이야기하는 사건 정황

[스트레이트 44회 하이라이트] 윤중천이 이야기하는 사건 정황
입력 2019-04-16 13:55 | 수정 2019-04-16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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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CR 1 ▶

    윤중천 씨가 스트레이트 취재진에게 만나자고 한 곳은 단골로 보이는 집 근처 대중목욕탕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별장 성접대’ 파문의 핵심 당사자인 윤중천 씨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의 관계를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김학의 전 차관과는 어떤 사이입니까?)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다시 온 나라의 이목이 자신에게 집중된 마당에 입을 열겠다고 나선 윤중천 씨.

    ‘떠도는 소문을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강조했습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아.. 이번에 털고 가야되지 않나..부풀려진 게 너무 많아요. 이미 나도 그 동안에 인터넷에 도배가 돼 있고, 그거에 대해서 만회를 하고 이런 생각도 없고. 그냥 하도 얘기하고 부풀려지고 왜곡되고"

    검찰의 대대적인 재수사가 시작된 만큼, 여론전이라도 펴겠다는 것일까.

    하지만 윤 씨의 입에 서는 뜻밖의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07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검찰 재직 시절, 검사장 승진 청탁을 자신이 해줬다는 겁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처음에 그 차장검사 할 때 그 사람(김학의 전 차관)이 검사장 그거(인사) 할 때 여덟 번째 안에도 안 들어가고 안 됐어요. 어느날 (김학의 씨가) 우리 사무실에 왔더라고. 근심 푹 쉬면서 저녁에. '왜 그래?' 그러니까. '아 씨 나 잘 안될 거 같애.' 그래서 내가 도와, 응?"

    검찰의 ‘별’로 불리는 검사장 승진.

    이런 고민을 스스럼없이 털어놓고, 발 벗고 나서 도와주는 막역한 사이, 김학의-윤중천 두 사람은 그런 관계였음을 보여줍니다.

    윤중천 씨는 한 유력 정치인의 이름까지 들먹이며 당시 청탁 과정을 떠올리는 데 거침이 없었습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그 당시에 000 형하고 친했어. 000하고 친한 게 아니고 (그 형인) ***씨라고.. '형님 뭐 이런 게(김학의 씨 승진 문제가) 있는데..' 그랬더니, '야 그럼 박** 박사 *** 원장 거기다 연락해라' 이래가지고. 내가 그 형한테 또 연락했지. 형, 이렇다 하니까 좀 (김학의 씨를 도와달라)"

    유력 정치인의 형인 A씨가 잘 안다는 어느 의사에게 김 전 차관의 승진을 부탁했다는 말입니다.

    검찰 고위직의 승진 인사를 왜 의사에게 청탁했다는 걸까.

    ◀ 윤중천/ 건설업자▶
    "그 당시에 그 사람(병원 원장)이 청와대 무슨 부인의 임파선 수술해준 인연이 있었어. 청와대. 거기다 얘기하면 청와대도 직통으로 빠르다 이래가지고. 그날 밤에 (김학의 씨한테 의사를) 빨리 찾아가라고, 서로 내가 연결시켜줘서 만나서. 그래가지고.. (나중에 승진한 뒤에) 내가 개인적으로는 인사도 하고 이래 해라구 (얘기했다)"

    즉, 윤중천 씨의 전화를 받은 A씨가 자신과 친분이 있는 개인병원 원장에게 김 전 차관의 승진을 부탁해보라고 조언했고, 청와대와 인연이 있다는 이 원장이 모종의 힘을 썼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대권주자의 반열에도 오르내렸던 유력 정치인의 친형 A씨.

    취재진은 윤 씨가 "형님"이라고 불렀던 그를 찾아갔습니다.

    ◀ A씨/ 유력정치인의 형 ▶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선생님께서 당시에 *** 원장이라는 분을 소개를 시켜줘서 그분을 통해서 (김학의 씨가) 검사장 급으로 승진을 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런 얘기는 좀 기억이 있는 거 같은데, 내가 무슨 힘이 있냐 그랬을 거야, 내가 무슨 힘이 있냐"
    (당시 윤중천 씨가 선생님한테 도움을 청한 사실은 그럼 있었던 건가요?)
    "글쎄 내가 아리까리 해. 그 저 그런 얘기를 들은 것도 같고 오래돼서"

    '좀 기억이 나고 그런 부탁을 들은 것도 같다.'

    적어도 윤중천 씨가 김학의 전 차관의 검사장 승진 청탁의 첫 단추를 꿴 건 맞는 듯했습니다.

    취재진의 거듭된 확인 요청에 기억을 더듬던 A씨는 당시 정황을 조금 더 구체화했습니다.

    ◀ A씨/ 유력정치인의 형 ▶
    "박원장을 내가 자주 만나니까, 윤중천이가 해병대, 해병전우에 힘이 있고 저 청년 무슨 단체도 가지고 있고 그런 얘기를 들어서 아주 좋은 사람이었더라고. 의리도 있고. 그래서 박원장하고 난 노상 만나니까 같이 만났겠지"

    다만 그 의사를 통해 인사청탁을 하라고 조언한 게 자신은 아니었다면서도, 김 전 차관과 윤 씨 사이를 ‘의형제’라고 표현했습니다.

    ◀ A씨/ 유력정치인의 형 ▶
    "윤중천이 성격으로 (김학의 씨가) 자기 의형제니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겠지. 그래서 이 사람 저 사람한테 아 우리 형 좀 진급 시켜달라고 그럴 수도 있지“

    윤중천 씨에게서 인사 청탁을 받았다는 문제의 의사 ‘박 원장’은 별장 성접대 사건 수사 당시 드러난 윤 씨의 접대 대상자 목록에도 등장합니다.

    ◀'별장 성접대' 의혹 수사 경찰▶
    (***의 원장을 (김학의 전 차관에게) 소개해 줬다고 그렇게 얘기하거든요.혹시 *** 원장 얘기는 (들어 보셨나요?))
    "박** 얘기하시는 거예요? 박** ** *** 원장? 아니 그 리스트에도 있고"

    건설업자와 의사, 유력 정치인의 형까지 얽혔다는 검사장 인사 청탁.

    하지만 윤중천 씨는 그렇게 의리를 다해 살폈던 김학의 씨가 형편이 안 좋아진 자신을 데면데면히 대했다며 깊은 서운함을 내비쳤습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그 사람 김학의는 개인적으로 좋아하진 않아. 얍삽한 게 있어서. 나는 자기를 마음으로 대하고 지냈는데.. 거기 분양가 상한제 그게 딱 생겨가지고 터지다 보니까 (건설 계획이) 올 스톱이 돼버린 거야. 내가 어려워졌을 거 아니에요. 김학의도 그걸 알고는 어느 날부턴가 내가 전화하는데 잘 안 받아"

    힘깨나 쓴다는 유력자들을 향한 윤중천 씨의 로비 행각은 급기야 도를 넘고 말았습니다.

    국민적 의혹으로 떠오른 성범죄 혐의도 윤 씨는 자신의 입으로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
    "피부과 원장이라든가, 돈 내는 회장을 소개해달라고 해서 소개해줬어. 서로. 그래가지고 나 아는 회장들하고 돌고"
    (여자들 돈도 김학의가 아니라 사장님이 주셨잖아요) "그런 얘기 자체가 내가 할 말이 아니지" (아무튼 이런 향응을 뇌물로 보는 거예요. 법적으로) "그 향응 뇌물인데, 뇌물이라 해도 내가 그게 언제 13년 전 얘긴데 사람 불러다가 그걸 피의자라고 할 수 있는 거야?"

    ‘13년 전’, 그러니까 지난 2006년으로 추정되는
    문제의 동영상 속 ‘별장 성접대 사건’을 지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성매매 알선 혹은 뇌물죄에 해당하는 성접대 혐의를 자백한 셈이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어렵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윤 씨는 김 전 차관 사건을 당시 검찰이 스스로 무마했다고 단언합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예를 들어) 음주운전을 했는데 그걸 덮었으면 잘못이지 이게 지금 검찰들이. 근데 다만 음주운전이 아니라 다른 뭐 놀은 게 있다보니까 자기가 운전을 한 건 맞아. 그런데 이제 음주운전은 분명히 안했어. 그런데 그게 파고 밝혀지면 이제 쪽팔리고 여자 산 건 되니까"

    음주운전 수준은 아니어도 안전띠 미착용만큼이라도 처벌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거란 얘기.

    다시 말해 당시 성폭행 혹은 성접대 뇌물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성매매 혐의 정도로는 김 전 차관을 사법처리하고 넘어갔어야 하는데, 검찰이 완전히 덮으려 했다가 오히려 뒤탈이 났다는 뜻입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당시에 야 그럼 철저히 조사해봐라 그랬으면 아무것도 아니야. 근데 그걸 숨기려다가 지금 이렇게 커진 거야. 깠어도 그때 깠으면 지금 이 사람 변호사 하고 편안하게 살고 있을 거야."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윤 씨가 당시 수사가 엉터리였다고 비판하며 검찰 조직과 김 전 차관을 조롱하는 상황.

    그러면서 윤 씨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인정하지 않았던 사실도 스스로 털어놨습니다.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CD 동영상 속 인물이 김학의 전 차관이라는 걸 확인해 준 겁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조사받을 때) 김학의는 맞냐 해서 비슷한 거 같네요. 내가 그렇게 진술했지. 별장도 그게 맞냐고 하니까 뭐 비슷하네요.. 검찰들은 덮을 것도 아닌데 괜히.. 그때 정권도 어떻든 저떻든 자기네 쪽의 사람 CD에 얼굴이 나온 건 사실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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