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5시 뉴스
기자이미지 디지털뉴스제작팀

[스트레이트 44회 Full] ‘김학의 별장 성접대’ 윤중천 입을 열다

[스트레이트 44회 Full] ‘김학의 별장 성접대’ 윤중천 입을 열다
입력 2019-04-16 13:54 | 수정 2019-04-16 13:54
재생목록
    양윤경 / yangyang@mbc.co.kr
    곽동건 / kwak@mbc.co.kr

    ◀ ST 1.▶
    김의성 안녕하십니까. 스트레이트 김의성입니다.

    주진우 안녕하세요. 주진우입니다.
    김의성 월요일 저녁 9시로 시간을 옮기고 첫 인사를 드리게 됐는데요. 한 주를 시작하는 첫날, 그리고 조금 더 이른 시간에 여러분을 찾아뵙게 됐습니다.

    주진우 더 많은 시청자를 만나게 된다니 반갑기도 한데 좀 어깨가 무겁습니다. 더욱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직진하겠습니다. 스트레이트 하겠습니다.

    김의성 예, 새로운 각오로 문을 열어본 오늘 첫 시간. 양윤경, 곽동건 기자 나와 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곽동건 안녕하세요.

    양윤경 안녕하세요.

    김의성 오늘 들려주실 얘기는 어떤 내용인가요?

    양윤경 네, 첫 번째 이슈는 요즘 매일같이 뉴스의 첫 화면을 장식하는 분이시죠. 김학의 전 차관의 이른바 별장 동영상을 찍었다는 건설업자 윤중천 씨를 저희 스트레이트가 직접 만났습니다. 그가 스스로 밝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로비의 실체를 공개해 드리겠습니다.

    곽동건 네, 그리고 이어서 들려드릴 내용은 세월호 CCTV 저장장치에 관한 의혹입니다.

    주진우 5년 전입니다. 4월15일 밤 9시. 바로 이 시각에.

    김의성 그러네요.

    주진우 세월호는 인천항을 떠나 제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곽동건 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바로 앞두고 충격적으로 불거진 CCTV 저장장치 의혹의 진실. 그게 무엇인지 저희가 잠시 후에 전해 드리겠습니다.

    김의성 네, 첫 소식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온 나라가 김학의 동영상 때문에 난리인데 정작 김학의 본인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요?

    주진우 동영상 때문에 자기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 당시 성접대를 한 윤중천 씨의 입에 모든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김 네, 그런데 그 윤중천 씨가 저희 취재진을 만나서 입을 열었다고요.

    양윤경 네, 그렇습니다. 윤중천 씨가 이렇게 며칠에 걸쳐서 이렇게 장시간 동안 취재진을 만난 것은 아마 저희가 처음일 것 같은데요. 윤중천 씨가 저희에게 들려준 내용은 사실상 자백이라고 볼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주진우 윤중천 씨는 검찰에서 지금까지 김학의 씨를 모른다고 했고요. 동영상도 자체를 부인했었는데 이 사건 정황을 정확히 얘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양윤경 예.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 싶을 정도의 충격적 내용들입니다. 김학의 전 차관을 형이라고 부를 정도의 막역한 관계에서부터 성 접대 의혹까지 윤중천 씨 본인의 육성으로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 END ▶

    ◀ VCR 1 ▶

    윤중천 씨가 스트레이트 취재진에게 만나자고 한 곳은 단골로 보이는 집 근처 대중목욕탕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별장 성접대’ 파문의 핵심 당사자인 윤중천 씨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과의 관계를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김학의 전 차관과는 어떤 사이입니까?)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다시 온 나라의 이목이 자신에게 집중된 마당에 입을 열겠다고 나선 윤중천 씨.

    ‘떠도는 소문을 바로잡기 위해서’라고 강조했습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아.. 이번에 털고 가야되지 않나..부풀려진 게 너무 많아요. 이미 나도 그 동안에 인터넷에 도배가 돼 있고, 그거에 대해서 만회를 하고 이런 생각도 없고. 그냥 하도 얘기하고 부풀려지고 왜곡되고"

    검찰의 대대적인 재수사가 시작된 만큼, 여론전이라도 펴겠다는 것일까.

    하지만 윤 씨의 입에 서는 뜻밖의 말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07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검찰 재직 시절, 검사장 승진 청탁을 자신이 해줬다는 겁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처음에 그 차장검사 할 때 그 사람(김학의 전 차관)이 검사장 그거(인사) 할 때 여덟 번째 안에도 안 들어가고 안 됐어요. 어느날 (김학의 씨가) 우리 사무실에 왔더라고. 근심 푹 쉬면서 저녁에. '왜 그래?' 그러니까. '아 씨 나 잘 안될 거 같애.' 그래서 내가 도와, 응?"

    검찰의 ‘별’로 불리는 검사장 승진.

    이런 고민을 스스럼없이 털어놓고, 발 벗고 나서 도와주는 막역한 사이, 김학의-윤중천 두 사람은 그런 관계였음을 보여줍니다.

    윤중천 씨는 한 유력 정치인의 이름까지 들먹이며 당시 청탁 과정을 떠올리는 데 거침이 없었습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그 당시에 000 형하고 친했어. 000하고 친한 게 아니고 (그 형인) ***씨라고.. '형님 뭐 이런 게(김학의 씨 승진 문제가) 있는데..' 그랬더니, '야 그럼 박** 박사 *** 원장 거기다 연락해라' 이래가지고. 내가 그 형한테 또 연락했지. 형, 이렇다 하니까 좀 (김학의 씨를 도와달라)"

    유력 정치인의 형인 A씨가 잘 안다는 어느 의사에게 김 전 차관의 승진을 부탁했다는 말입니다.

    검찰 고위직의 승진 인사를 왜 의사에게 청탁했다는 걸까.

    ◀ 윤중천/ 건설업자▶
    "그 당시에 그 사람(병원 원장)이 청와대 무슨 부인의 임파선 수술해준 인연이 있었어. 청와대. 거기다 얘기하면 청와대도 직통으로 빠르다 이래가지고. 그날 밤에 (김학의 씨한테 의사를) 빨리 찾아가라고, 서로 내가 연결시켜줘서 만나서. 그래가지고.. (나중에 승진한 뒤에) 내가 개인적으로는 인사도 하고 이래 해라구 (얘기했다)"

    즉, 윤중천 씨의 전화를 받은 A씨가 자신과 친분이 있는 개인병원 원장에게 김 전 차관의 승진을 부탁해보라고 조언했고, 청와대와 인연이 있다는 이 원장이 모종의 힘을 썼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대권주자의 반열에도 오르내렸던 유력 정치인의 친형 A씨.

    취재진은 윤 씨가 "형님"이라고 불렀던 그를 찾아갔습니다.

    ◀ A씨/ 유력정치인의 형 ▶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선생님께서 당시에 *** 원장이라는 분을 소개를 시켜줘서 그분을 통해서 (김학의 씨가) 검사장 급으로 승진을 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런 얘기는 좀 기억이 있는 거 같은데, 내가 무슨 힘이 있냐 그랬을 거야, 내가 무슨 힘이 있냐"
    (당시 윤중천 씨가 선생님한테 도움을 청한 사실은 그럼 있었던 건가요?)
    "글쎄 내가 아리까리 해. 그 저 그런 얘기를 들은 것도 같고 오래돼서"

    '좀 기억이 나고 그런 부탁을 들은 것도 같다.'

    적어도 윤중천 씨가 김학의 전 차관의 검사장 승진 청탁의 첫 단추를 꿴 건 맞는 듯했습니다.

    취재진의 거듭된 확인 요청에 기억을 더듬던 A씨는 당시 정황을 조금 더 구체화했습니다.

    ◀ A씨/ 유력정치인의 형 ▶
    "박원장을 내가 자주 만나니까, 윤중천이가 해병대, 해병전우에 힘이 있고 저 청년 무슨 단체도 가지고 있고 그런 얘기를 들어서 아주 좋은 사람이었더라고. 의리도 있고. 그래서 박원장하고 난 노상 만나니까 같이 만났겠지"

    다만 그 의사를 통해 인사청탁을 하라고 조언한 게 자신은 아니었다면서도, 김 전 차관과 윤 씨 사이를 ‘의형제’라고 표현했습니다.

    ◀ A씨/ 유력정치인의 형 ▶
    "윤중천이 성격으로 (김학의 씨가) 자기 의형제니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겠지. 그래서 이 사람 저 사람한테 아 우리 형 좀 진급 시켜달라고 그럴 수도 있지“

    윤중천 씨에게서 인사 청탁을 받았다는 문제의 의사 ‘박 원장’은 별장 성접대 사건 수사 당시 드러난 윤 씨의 접대 대상자 목록에도 등장합니다.

    ◀'별장 성접대' 의혹 수사 경찰▶
    (***의 원장을 (김학의 전 차관에게) 소개해 줬다고 그렇게 얘기하거든요.혹시 *** 원장 얘기는 (들어 보셨나요?))
    "박** 얘기하시는 거예요? 박** ** *** 원장? 아니 그 리스트에도 있고"

    건설업자와 의사, 유력 정치인의 형까지 얽혔다는 검사장 인사 청탁.

    하지만 윤중천 씨는 그렇게 의리를 다해 살폈던 김학의 씨가 형편이 안 좋아진 자신을 데면데면히 대했다며 깊은 서운함을 내비쳤습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그 사람 김학의는 개인적으로 좋아하진 않아. 얍삽한 게 있어서. 나는 자기를 마음으로 대하고 지냈는데.. 거기 분양가 상한제 그게 딱 생겨가지고 터지다 보니까 (건설 계획이) 올 스톱이 돼버린 거야. 내가 어려워졌을 거 아니에요. 김학의도 그걸 알고는 어느 날부턴가 내가 전화하는데 잘 안 받아"

    힘깨나 쓴다는 유력자들을 향한 윤중천 씨의 로비 행각은 급기야 도를 넘고 말았습니다.

    국민적 의혹으로 떠오른 성범죄 혐의도 윤 씨는 자신의 입으로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
    "피부과 원장이라든가, 돈 내는 회장을 소개해달라고 해서 소개해줬어. 서로. 그래가지고 나 아는 회장들하고 돌고"
    (여자들 돈도 김학의가 아니라 사장님이 주셨잖아요) "그런 얘기 자체가 내가 할 말이 아니지" (아무튼 이런 향응을 뇌물로 보는 거예요. 법적으로) "그 향응 뇌물인데, 뇌물이라 해도 내가 그게 언제 13년 전 얘긴데 사람 불러다가 그걸 피의자라고 할 수 있는 거야?"

    ‘13년 전’, 그러니까 지난 2006년으로 추정되는
    문제의 동영상 속 ‘별장 성접대 사건’을 지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성매매 알선 혹은 뇌물죄에 해당하는 성접대 혐의를 자백한 셈이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어렵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윤 씨는 김 전 차관 사건을 당시 검찰이 스스로 무마했다고 단언합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예를 들어) 음주운전을 했는데 그걸 덮었으면 잘못이지 이게 지금 검찰들이. 근데 다만 음주운전이 아니라 다른 뭐 놀은 게 있다보니까 자기가 운전을 한 건 맞아. 그런데 이제 음주운전은 분명히 안했어. 그런데 그게 파고 밝혀지면 이제 쪽팔리고 여자 산 건 되니까"

    음주운전 수준은 아니어도 안전띠 미착용만큼이라도 처벌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거란 얘기.

    다시 말해 당시 성폭행 혹은 성접대 뇌물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성매매 혐의 정도로는 김 전 차관을 사법처리하고 넘어갔어야 하는데, 검찰이 완전히 덮으려 했다가 오히려 뒤탈이 났다는 뜻입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당시에 야 그럼 철저히 조사해봐라 그랬으면 아무것도 아니야. 근데 그걸 숨기려다가 지금 이렇게 커진 거야. 깠어도 그때 깠으면 지금 이 사람 변호사 하고 편안하게 살고 있을 거야."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윤 씨가 당시 수사가 엉터리였다고 비판하며 검찰 조직과 김 전 차관을 조롱하는 상황.

    그러면서 윤 씨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인정하지 않았던 사실도 스스로 털어놨습니다.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CD 동영상 속 인물이 김학의 전 차관이라는 걸 확인해 준 겁니다.

    ◀ 윤중천/ 건설업자▶
    "(조사받을 때) 김학의는 맞냐 해서 비슷한 거 같네요. 내가 그렇게 진술했지. 별장도 그게 맞냐고 하니까 뭐 비슷하네요.. 검찰들은 덮을 것도 아닌데 괜히.. 그때 정권도 어떻든 저떻든 자기네 쪽의 사람 CD에 얼굴이 나온 건 사실이니까. "


    ◀ ST 2.▶

    김의성 김학의 씨는 예전부터 윤중천도 모르고 별장도 모르고 심지어는 며칠 전에 이 동영상 원본이 공개됐는데도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고 부인을 했었는데요. 오늘 저희 보도를 보면 뭐라고 얘기할지 참 궁금해집니다.

    주진우 검찰 고위간부입니다. 고위간부가 자신의 승진을 윤중천 씨한테 청탁했습니다. 자신의 뒤를 봐달라고 했고요. 이게 간단한 관계가 아니었고 소위 말하는 스폰서 관계였다고 보여집니다.

    양윤경 사실 윤중천 씨에게 김학의 전 차관 로비는 빙산의 일각입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본인 입으로는 검찰총장 급 인사도 자신에게 잘 보이려고 매일 같이 자기를 찾아왔다. 그래서 김학의 전 차관은 그렇게 오는 사람 중에 한 명이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끼리는 농반 진반으로 윤중천 씨에게는 아직 12명의 김학의가 남아있다. 라고 했었죠.

    곽동건 네, 윤중천 씨는 돈 있고 권력 있는 소위 고관대작들과 호형호제 하면서 의형제를 맺는 방식으로 친분을 쌓아왔습니다.

    주진우 의형제를 맺거나 그리고 가까워지려는 사람은 원주 별장에 불렀습니다. 그 별장에 다녀온 사람들을 스트레이트가 취재했는데요. 어떤 회장님은 인생 최고의 쏘가리 매운탕을 먹었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어요. 근데 그 회장님은 4천만 원을 뜯겼답니다. 그리고 미군 장교가 있었는데요. 그분 생일파티를 또 윤중천 씨가 별장에서 해줬습니다. 그분은 4억 원 대 사기사건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그 별장에서 많은 일이 있었는데 별장에는 특이한 게 있었다고 합니다. 거기 가면 가면을 볼 수 있었는데요. 가면을 쓰고 파티를 벌인 정황에 대해서는 윤중천 씨도 뭐 인정하고 있습니다.

    김의성 가면을 쓰고. 평범한 파티는 아니었을 거라고 짐작이 갑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윤중천 씨 관련해서는 소위 동영상, 접대, 이런 이야기에만 이목이 집중되어 있었는데요. 도대체 윤중천 씨는 뭐 때문에 이런 접대를 했는지, 거기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요?

    양윤경 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윤중천 씨의 관련된 수사는 갈래가 크게 세 가지인데요. 하나는 성폭행, 그리고 또 하나가 뇌물, 그리고 수사무마의혹입니다. 그중 가장 중요하게 밝혀야 될 부분이 수사무마의혹인데요.

    김의성 그렇죠.

    주진우 그런데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 두 번이나 면죄부를 줬기 때문에 이게 수사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때 수사무마의혹이 수사가 됐었어야 되는데 그것도 지나간 일이고 직권남용이어서 사실 이 부분도 진상이 규명되기 어렵습니다.

    곽동건 그런데 검찰이 이 수사무마의혹을 밝혀낼 중요한 열쇠로 보고 있는 사건이 하나가 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검찰수사의 첫 국면은 여기에서 아마 치열한 전투가 벌어질 수 있다. 이렇게 보실 수 있겠는데요.

    양윤경 바로 윤중천 씨가 서울 목동에서 재개발 사업을 하겠다면서 무려 240억 원의 돈을 저축은행에서 대출 받은 사건인데요.

    주진우 윤중천 씨가 사업체를 세워서 불법대출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돈도 갚지 않았고요, 그리고 처벌도 받지 않았습니다.

    양윤경 어떻게 보면 불법대출 하면 좀 단순한 사건처럼 보이실 수 있는데 핵심은 그 사건 자체가 아닙니다. 그 사건을 처리해준 검찰과 윤중천 씨의 관계가 핵심인데요. 스트레이트가 그 사건 수사기록을 단독 입수했습니다. 그 기록을 보면 검찰이 윤중천 씨를 어떻게 특별히 봐줬는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 END ▶

    ◀ VCR 2 ▶

    동영상 속 ‘별장 성접대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 2006년.

    (cg) 윤중천 씨의 이름을 딴 ‘중천산업개발’이 기획한 서울 목동 '한강 빌라트'의 신축 계획서입니다.

    "강남 대체지로 주목받는 노후주택 지대에 'VIP만을 위한 베버리힐스형 최고급 빌라트를 조성하겠다"는 화려한 청사진을 제시합니다.

    윤중천 씨는 이 재개발 사업 명목으로 서울의 저축은행 한 곳에서만 240억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개별 중소기업의 대출 한도는 80억 원에 불과했지만, 윤 씨는 3배나 되는 거액을 빌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명백한 부당대출이었고, 결국 윤중천 씨는 7년이 지난 2013년 수사를 받았습니다.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당시 검찰 수사기록입니다.

    중천산업개발에서 윤중천 씨와 일했던 조카 윤 모 씨의 진술조서.

    이른바 '김학의 동영상'을 CD로 구워줬다고 자백한 바로 그 조카입니다.


    ◀ 윤중천 조차 검찰진술조서▶(음성대독)
    검사) "중천산업개발은 어떤 회사인가요"
    조카) "목동 재개발 사업을 위해 인터넷 사이트에 있던 랜드컨설팅부동산중개라는 회사를 2-3천만 원 정도에 산 다음 이름을 중천산업개발로 바꿨습니다"
    검사) "중천산업개발의 규모는 어떤가요"
    조카) "경리 2명, 저, 윤중천의 운전기사 등이있었습니다"

    대출을 받기 위해 인터넷 매물로 나온 업체를 헐값에 사들인 뒤 조카와 운전기사를 동원해 회사를 급조했다는 겁니다.

    회사 한 곳으로는 대출이 부족하자 윤 씨는 1천만 원짜리 유령회사 두 곳을 추가로 인수합니다.

    ◀ 윤중천 조차 검찰진술조서▶(음성대독)
    "나머지 2개 회사는 윤중천의 지시로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위해 인터넷에서 구입했고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컴퍼니입니다"

    중천산업개발이 사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계획이 없었다는 건 앞선 경찰수사 단계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은행 대출심사 서류에 나온 대로 재개발에 대한 주민 동의서를 확보한 게 맞냐"고 확인하자, 사업 과정 내내 윤중천 씨를 도왔던 조카는 "주민동의서를 받은 적도, 제출한 바도 전혀 없다"고 진술합니다.

    오히려 "윤중천 씨가 대출의 담보로 낼 부동산의 가격을 부풀리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 윤중천 조차 검찰진술조서▶(음성대독)
    검사) "은행에 담보로 약속한 부동산을 모두 제공하였나요"
    조카) "은행측이 빨리 남은 담보를 제공하라고 요구했지만 윤중천은 '야, 대출을 받았으면 그만이지, 내버려 둬'라고 하였습니다”

    윤중천 씨는 부당 대출을 성사시키기 위해 뇌물까지 제공했습니다.

    대출심사를 담당하는 은행 임원 김 모 씨에게 2억 원짜리 빌라 한 채를 준 겁니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 로비 행각.

    ◀ 윤중천 조차 검찰진술조서▶(음성대독)
    경찰) "진술인이 알고 있는 윤중천은 어떤 사람인가요"
    조카) "이중인격을 가진 사이코가 아닌가 생각이 들고,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이용하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자기가 모두 잘 될 것 같은 과대망상을 가진 사람입니다"

    실제로 조카는 경찰과 검찰 수사 내내 부실대출 과정에서 저지른 모든 일을 윤중천 씨의 지시로 수행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윤 씨는 240억 원이라는 거금을 불법으로 대출받고도 거의 갚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윤 씨에게 관대했습니다.

    부실 대출을 해준 대가로 빌라를 받은 김 씨에겐 은행에 손해를 끼쳤다며 1, 2심에서 모두 징역 10년을 구형한 반면, 범행의 수혜자이자 공범인 윤중천 씨는 재판에도 넘기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뭘까.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검찰의 불기소이유서입니다.

    검찰은 윤 씨의 유죄를 인정할만한 점으로, 조카를 시켜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담보로 낸 부동산 가격이 부풀려져 있었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또 주민들의 동의율이 조작됐고, 은행에 허위문서를 내는 등 가능성이 희박한 사업으로 대출을 받은 뒤 담당자에게 뇌물까지 줬다고 적시합니다.

    애초 실행할 의지도 능력도 없던 사업 계획으로
    부당 대출을 받아낸 게 맞다는 뜻입니다.

    그러면서도 면죄부를 줬습니다.

    검찰은 "모두 조카가 처리한 일들이라 잘 모른다는 윤 씨의 진술을 받아들여, “대출 과정에 가담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심지어 조카에게도 죄를 묻지 않았습니다.

    결국 대출 담당 임원 김 씨가 부실대출의 책임을 혼자서 떠안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김 씨의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대출의 모든 이익이 윤중천 씨에게 갔는데도 공범인 윤 씨의 사기 혐의는 수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검사가 이해할 수 없는 불기소처분을 내렸다고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 S Y N ▶김승남 변호사/은행측 피의자 변호인
    "궁극적으로 그게 윤중천이한테 이익되는 방향으로 수사가 움직이고 있단 말이야.. 240억을 대출받아가지고 갔는데 지금 대출한 위원장은 실형 2년을 받았는데..그 열매를 따먹은 윤중천이(무혐의라고 하면) 대한민국의 어떤 법률가가 이 내용에 동의할 사람이 누가 있냐고.."


    ◀ ST 3.▶

    김의성 아, 이거 정말 이상한 일입니다. 불법대출을 해준 은행원은 옥살이를 하는데 윤중천 씨는 아무 처벌을 받지 않았어요.

    주진우 도둑을 도와준 사람은 처벌을 받아야 되죠. 근데 도둑, 처벌 받아야 되는데 봐줬습니다.

    곽동건 네, 그리고 그밖에도 윤중천 씨가 연루된 사건이 굉장히 많은데요. 각종 사기, 횡령, 사문서 위조, 간통 같은 수많은 사건 조사에서 윤 씨가 직접 처벌을 받은 건요. 지금까지 벌금형 몇 백만 원정도가 전부입니다.

    주진우 별장의 힘입니다. 로비의 힘이고요. 매운탕의 힘이고요. 가면의 힘입니다. 조사를 하지 않았는데 윤중천 씨가 크게 소리치고 있습니다. 자기 별장에 자기가 아는 검사들이 많다. 정치인들 많다. 얘기하고 있습니다.

    양윤경 네. 그렇기 때문에 윤중천 씨 앞으로의 수사가 중요한데요. 지금의 수사상황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부인할 수 없는 거는 이게 지금 검찰과 경찰의 전쟁이라는 겁니다.

    김의성 예, 저는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법과 원칙에 따라서 수사를 하면 될 일을 검찰과 경찰, 자신의 조직에 이익이 가는 방향으로 싸우기 위해서 이 수사를 이용한다는 게 저는 정말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기 때문에 검찰과 경찰에 대해서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것 아니겠습니까?

    주진우 어찌됐건 두 번이나, 두 번이나 윤중천 씨와 김학의 씨한테 면죄부를 줬어요. 그 두 번이나 면죄부 준 사건을 다시 제대로 수사한다. 이거 쉽지 않은 일입니다.

    김의성 네, 아무튼 이번 검찰 수사팀은 상당히 어깨가 무거울 것 같습니다. 자, 이제 수사는 윤중천 씨를 향해서 치닫고 있지 않습니까?

    곽동건 네, 그렇습니다. 윤중천 씨 측근들은 이미 다 소환이 됐고요. 조금 전에 보셨던 윤중천 씨의 조카도 얼마 전에 검찰청에 불려갔습니다. 그런데 윤중천 씨는 이번에도 여전히 나는 괜찮을 거다. 난 잘 빠져나갈 수 있다. 철썩 같이 이렇게 믿고 있는데요. 그렇게 자신만만해 하는 이유가 뭔지, 저희가 취재했습니다.
    ◀ END ▶


    ◀ VCR 3 ▶

    김학의, 장자연, 버닝썬 파문.

    일부 기득권층의 범죄 혐의에 수사당국이 눈을 감고 오히려 은폐에 앞장섰다는 의혹은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급기야 대통령이 나서 진상 규명에 검찰과 경찰의 명운을 걸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윤중천 씨는 느긋함을 넘어 오히려 검찰을 걱정해주고 있습니다.

    이른바 ‘김학의 사건’을 재수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검찰 특별수사단이 자신을 겨냥하고 있지만 이미 칼끝이 무뎌졌다는 겁니다.

    ◀윤중천/ 건설업자 ▶
    "이것도 걱정이, 대통령까지 지시 내려서 수사까지 가는데 뭐 지금 큰데 지금 이것도.. 이제 나올 게 없는데 내가 입을 열고 안 열고가 중요한 게 아니고. 그런 것도 지금 사실 어떡하려는지 모르겠어"

    이미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낸 자신감일까.

    최근 자택 등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취재진과 만나서는 ‘털어봐야 나올 게 없을 거’라고 장담하기까지 했습니다.

    ◀윤중천/ 건설업자▶
    "앞으로 압수수색되고 이런 게 문제가 아니에요. 대검찰청이 아니라 뭐 안기부에서 잡아간다고 해도 나는 끄떡 안 해요. 내가 뭐 한 짓이 없는데 두려울 게 뭐가 있어요. 내가 한 짓이 없는데"

    ‘별장 성접대 사건’을 둘러싼 성범죄 혐의 역시 입증이 어려울 거라고 낙관합니다.

    검찰 과거사진상조사단이 최근 자신에 대해 수사 의뢰한 혐의도 특수강간이 아닌 뇌물죄였다는 겁니다.

    ◀윤중천/ 건설업자▶
    "괜히 (수사)했다가 또 아무 결과 없으면 (검찰이) 더 쪽팔리잖아요. 그걸 감지를 했기 때문에 성에 대한 건 빼고 뇌물로 이렇게 가는데 조율이 된 거 같기도 하고"

    법률적 판단과 별개로 윤중천 씨가 자신만만한 데는 그간 전방위로 다져온 각계 유력 인사들과의 친분도 깔려 있습니다.

    각별한 관계를 맺어놨다는 힘 있는 사람들의 이름을 줄줄이 대기도 했습니다.

    특히 2013년 3월 문제의 동영상 CD가 경찰에 입수됐다는 비공개 정보도 당시 경찰 고위 간부가 먼저 전화를 걸어와 알려줬다고 합니다.

    ◀윤중천/ 건설업자▶
    "***랑 통화한 거지. 이 사건(별장 동영상 사건) 터지기 전이야. 이런 게(동영상 CD가) 있다는데 이거 막아야 되지 않겠냐? 이러더라고? 자기가 김학의를 잘 안대, 나보고."

    윤 씨의 주장대로라면 그의 인맥은 검찰과 경찰, 법원을 넘나들었고 보수/진보 정권이 따로 없었습니다.

    문제의 강원도 원주 별장은 그물망 인맥을 유지하는 거점이었습니다.

    ◀윤중천/ 건설업자▶
    "판사 쪽에서 부부동반 해서 내가 직접 아는 사람이 아닌데 내가 아는 사람들이 모시고 가서" (끼워 달라) 그렇죠. (놀겠다고) "그렇지. 그런 식으로 왔다 간 사람들이.."

    ‘김학의 파문’의 발단이 된 2012년 성폭행 혐의 수사 때는 윤 씨 자신조차 기억하지 못했던
    부장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가 도움의 손길을 먼저 내밀었다고 합니다.

    ◀윤중천/ 건설업자▶
    "한 사람이 봐줬어. 판사 출신 (변호사). 부장판사. ***. 그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이 찾아와서 나를. 응? 이제 이 변호사 쓰래. 그래서 변호사한테 갔더니 이 사람이 '저 몰라요?' 이러는 거예요. 근데 이 사람이 우리 집에 판사 때 왔던 사람이더라고."

    이 전관 판사 역시
    원주 별장에서 맺어진 인연이었습니다.

    ◀윤중천/ 건설업자 ▶
    "현직에 있는 판사도 있고 이렇게 해서 서너명이 왔었어. 부부동반해가지고 여섯명이. 그래서 저기 가가지고 보트 타고. 충주호 가서 보트 타고. 우리 집에서 하룻밤 자고, 뭐 고기 구워 먹고 간 게 전분데 (연락이 왔다)."

    윤 씨를 잘 안다는 주변인들은 그가 인맥을 관리하는 기술도 탁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부르기도 전에 먼저 달려간다는 겁니다.

    ◀A씨/ 유력정치인의 형 ▶
    "나는 농가주택 허름하게 지으려고 하는데 그 친구(윤중천)한테 얘기하면 달려와서 막 지가 이렇게 지어라 저렇게 지어라 그럼 나도 골치 아프고 뭐 자연석이라도 갖다 놓고 그러면.. 그친구한테 얘기하면 막 후끈해서 막 요란하게 (돕는다고 하니까..) 그럴(문제 일으킬) 친구가 아닌데. 난 그 친구 굉장히 좋게 보는 사람이에요."

    돈독히 지낸 숱한 유력자들 가운데도 김학의 전 차관은 혈육에 가까울 만큼 각별했습니다.

    그러나 끝내 위험 수위를 넘은 일탈은 두 사람을 파국으로 몰아넣었습니다.

    ◀A씨/ 유력정치인의 형 ▶
    "아무튼 형, 형 하고 (김학의 씨를) 노상 자랑했으니까. 검사장님 밑에서 자기가 형, 형 그래 윤중천이가. 우리 형이 잘 됐다고. 이번에 춘천검사장으로 나왔다고. 내가 알기론 둘 관계는 진짜 남자들끼리 의형제였을 거야. 공직자들이 깨끗하려면 돈이 없어서 그런데 자기(윤중천)가 밥값은 얼마든지 낼 테니까 부하들한테 밥 얻어먹지 말고 뭐 그런 얘기를 (김학의 전 차관에게)했다고.."


    ◀ ST 4.▶

    김의성 네. 법조인, 재력가, 경찰들 모두 이 건설업자 한 명한테 꼼짝도 못하고 있네요. 이거 정말 영화 같은 얘기입니다.

    주진우 내부자들도 보이고요. 사실 사업과 부패한 검찰의 부적절한 관계. 이거 식상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동영상이 나오고, 얼굴이 또렷이 나오면서 이렇게 충격을 주고 있는데 사실은 이거보다, 이거보다 문제가 불거졌을 때 수사를 하지 못하고 덮었다는 것. 실세 검사가 나왔다는 이유로 수사를 못하고 덮었다는 것. 이게 더 중요합니다.

    김의성 그렇죠. 핵심은 이들이 무슨 짓을 했느냐가 아니라 이들의 죄를 덮어준, 이들의 의혹을 누가 덮어줬는가. 하는 것입니다.

    주진우 차관에 대한 의혹이 인다고 해서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양윤경 검찰 수사 당시 법무부 장관은 황교안 현재 자유한국당 대표죠. 그래서 김학의 재수사가 정치권에서도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거고요.

    김의성 네.

    주진우 그런데 이 수사가 지금 몇 년 지나서 다시 시작되고 있습니다. 특수단을 꾸몄지만 민정수석의 직권남용. 이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스트레이트가 제기한 이 불법대출의혹. 이것을 무마한 사건. 이게 굉장히 귀하고 중요한 사건입니다.

    곽동건 네, 여기를 잘 수사를 해보면요. 당시 경찰과 검찰이 왜 이렇게 부실하게 수사를 했는지. 그리고 누구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만한 불기소 처분은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그 배경에 외압은 없었는지, 이런 물음들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가 나올 수가 있다는 거죠.

    주진우 그 검사들도 수사해야 됩니다, 이번에.
    김 이 대출사건 수사, 진척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상당히 폭발력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양윤경 네.

    김의성 네, 김학의와 윤중천 뒤에 어떤 배후가 있었는지, 과연 이 사건을 누가 덮었는지, 그 의혹이 풀릴 때까지 저희 스트레이트는 끝까지 추적하겠습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