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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서울=연합뉴스

아주 특별한 연애 이야기

아주 특별한 연애 이야기
입력 2008-08-27 14:33 | 수정 2008-08-2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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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영(37) 씨의 세 번째 소설집 '그린 핑거'(창비 펴냄)에는 여러 유형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 이야기들 속에는 그러나 대체로 '사랑'의 감정이 결여돼 있다.

    한때는 사랑했지만 이미 끝난 후라거나, 감정보다는 계산이 앞선 연애라거나, 아니면 사랑을 잃지 않기 위해 자해를 서슴지 않을 정도로 지독해 더이상 사랑스럽지 않아 보이는 경우들이다.

    수록작 중 '내가 아주 특별한 연인' 연작은 성격이나 사회적 지위, 사랑에 대한 철학이 매우 다른 남녀들의 얽히고 설킨 사랑과 이별을 섬세하고 경쾌하게 변주해낸 작품이다.

    연애도 투자하듯 임하는 여자, 제 장기를 떼어 다른 사람을 살리는 일을 인생의 사명처럼 여기는 남자, 특별하지 않은 남자와의 열정 없는 연애에 싫증을 내는 여자 등이 여러 모습의 연애 이야기를 펼쳐낸다.

    달콤함과는 거리가 먼 이 연애 이야기는 지독히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낯설지만, 동시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연애의 스펙트럼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나름의 연애 방식을 갖고 있는 등장인물 중에서도 사랑과 경제를 같은 관점에서 생각하는 지은과 사랑을 지키기 위해 다이옥신 중독을 택한 우영은 극단적으로 대비된다.

    "남자를 바꾸는 건 오일교환과도 같다. 독자적 상품으로 키워볼 만한 상대인지 그 여부가 윤리적 결함을 좌우할 수 있다. 내 경쟁우위가 지속되는 한, 즉 내 상품성을 해치지 않는 한도 내에선 난 아직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나는 내 연애의 경쟁학을 신봉한다. 아주 철저히."(104쪽 '내게 아주 특별한 연인1-블루오션 연애학')
    "우리는 같은 핏줄이잖아. 끔찍하게 낭만적인 유전자를 너도 가졌을지 몰라. 누가 알겠니? 나도 이날 이때까지 몰랐는데. 너도 조심해."(162쪽 '내게 아주 특별한 연인3-Heartbreaking Love')
    또다른 수록작 '그린 핑거'와 '전망 좋은 집'에는 어떤 결핍으로 인해 섬뜩할 정도로까지 변해버린 여성 인물들이 등장해 여성의 복잡한 내면과 자의식을 그려낸다.

    소설가 하성란 씨는 추천사에서 "자칫 달콤한 연애와 감미로운 사랑의 속삭임을 기대했다간 허를 찔리고 말 것이다. 사랑의 시작과 동시에 이미 파국으로 치닫는 이 일곱 편의 사랑 이야기는 기괴하고 모호하여 정체를 알 수 없는 재료로 끓인 '뻘건 살과 도드라진 뼈'의 국처럼 비리고 역겹기만 하다. 우리에게 불편한 진실의 맛이다"라고 말했다.

    272쪽. 9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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