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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인과 왕자로 읽어낸 조선의 모습

중인과 왕자로 읽어낸 조선의 모습
입력 2008-08-27 14:35 | 수정 2008-08-2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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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들을 통해 조선을 읽어낸 대중 역사서 두 권이 나왔다. 다양한 인물들 가운데 말 그대로 중간계층이었던 중인(中人)과 왕이 되거나 왕이 될 수 없었던 왕자들이 주인공이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가 쓴 '조선의 르네상스인 중인'(랜덤하우스 펴냄)은 조선 정조 시대 문예부흥과 근대화를 주도했던 중인들의 삶을 통해 중ㆍ후기 조선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중인들은 조선 중.후기 문학의 중심이었다. 한양 인왕산 기슭에 문화 공동체를 형성하며 활약하던 중인들은 시사(詩社)라는 일종의 시문학동인을 만들어 문학적 교우관계를 나누며 위항문학을 꽃피웠다.

    '송석원시사'는 문인들이 이 모임에 초청받지 못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길 정도로 유명한 모임이었으며 송석원시사의 중심인물이었던 장혼은 대규모 서당을 운영하며 수많은 책을 펴낸 조선 후기 최고의 출판편집인이기도 했다.

    문학 외에 미술 분야에서도 뛰어난 중인들이 많았다. 달마도로 유명한 김명국도 중인이었으며 김명국의 제자 최북은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기 위해 왕실의 화원 자리를 마다했던 인물이었다. 또 우리나라 서화를 집대성한 '근역서화징'(槿域書畵徵)의 저자 오세창 역시 중인이었다.

    중인들은 또 의료와 법률, 금융, 외교, 천문과학 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닌 '전문직'들이었다. '신의(神醫)'로 불렸던 백광현은 종기를 외과적으로 치료하는 수술요법을 처음 개발했으며 피재길은 웅담고약으로 정조의 부스럼을 사흘 만에 고치기도 했다. 또 역관 변수는 1891년 미국 메릴랜드주립대를 졸업, 우리나라 최초로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학사로 기록된 인물이다.

    허경진 교수는 "조선의 문예부흥기였던 정조대왕 시대도 그 뒤안길에서 중인이 르네상스인으로 활동하였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며 "우리나라가 새롭게 도약하기를 꿈꾸는 이 시대에 중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은 여러 모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400쪽. 1만9천원.

    역사소설가인 배상열씨의 '왕자의 눈물'(청아출판사 펴냄)은 조선 최초의 왕자인 태조 이성계의 장남 이방우부터 시작해 마지막 왕손 이석까지 조선 왕자들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모았다.

    왕자라고는 하지만 세자에 올라 왕이 되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정식 왕비 소생의 왕자 45명과 후궁 소생의 왕자 77명 등 122명의 왕자 중 정식으로 책봉된 세자가 무사히 즉위한 사례는 문종과 단종 등 모두 7명에 지나지 않았을 정도였다.

    책은 왕이 되기 위해 피로 물든 골육상쟁을 겪은 왕자부터 역경을 딛고 왕이 된 왕자, 왕이 될 자격은 충분했지만 시대의 바람에 휘말려 왕이 되지 못한 왕자들, 반대로 자질은 없으면서 권력을 탐했던 왕자들의 모습을 통해 조선을 읽어낸다.

    특히 태종의 아들 양녕대군에 얽힌 일화들을 제시하며 양녕에 대한 후대의 평가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는 대목이 눈에 띈다. 저자는 "양녕대군이 남성우월 사고방식에 기초한 마초 증후군 덕분에 날조에 가까운 과대포장과 거품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천하의 망나니가 재능 있는 동생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성인군자로 탈바꿈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은 부적절한 남성 중심의 가치관과 성적 관념"(62쪽)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군주국가인 조선을 이해하려면 군주에게 접근하는 것이 첩경이며 특히 인과(因果)가 중요시되는 역사분야에서 왕의 전신인 왕자에게 다가가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며 "왕자를 알지 못하고 역사에 접근하는 것은 책의 중요한 부분을 빠뜨리고 읽는 것이나 진배없다"고 말했다. 352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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