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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열일곱살의 털' 작가 김해원씨

[신간]'열일곱살의 털' 작가 김해원씨
입력 2008-08-27 14:36 | 수정 2008-08-2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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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에게는 누구나 빛깔이 있어요. 아이들에게 어떤 게 자율이라는 걸 알려준다면 아이들 나름대로, 자신이 가진 빛깔을 드러낼 수 있지 않을까요"
    작가 김해원(40)씨는 두발규제를 소재로 한 자신의 청소년 소설 '열일곱살의 털'(사계절출판사 펴냄)에 대해 보석이 나름의 제 빛깔을 찾아가듯 자신의 빛깔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제6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열일곱살의 털'은 학교의 강압적인 두발단속에 맞서는 열일곱 살 소년 일호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이발소인 '태성이발소'를 운영하는 일호의 할아버지, 그리고 일호가 어렸을 때 집을 나간 뒤 17년 만에 돌아온 아버지의 이야기다.

    누가 봐도 '범생이'였던 일호는 체육선생이 두발 규정을 어긴 아이의 머리에 라이터를 들이대며 위협하는 것을 보고 두발규제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시작하게 된다. 고지식한 삶을 살아왔던 일호 할아버지 역시 마포구 도원동 일대의 재개발을 놓고 재개발에 반대하는 세입자들의 시위에 동참하게 된다.

    얼핏 보면 '야릇한'(?) 상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제목의 '털'은 머리털을 의미한다. 김씨가 머리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고종이 단발령을 내렸을 때 저잣거리를 돌아다니며 상투를 자르던 사람인 '체두관'(剃頭官) 이야기를 듣고 부터다.
    "실제 남의 머리를 잘라야 했던 그 사람의 심정은 어땠을까를 생각했죠. 머리를 자르는 행위는 양반에게도 서민에게도 환영받지 못했던 걸 텐데…. 단발령은 어찌 보면 국가의 폭력을 상징하는 것이죠. 그 뒤로 제대로 근대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지금까지 이어진 게 학교의 두발단속이라고 봅니다. '너희의 자율적 문화를 인정할 수 없다'는 상징적인 것이기도 하구요"
    김씨는 생생한 학교 현장의 모습을 담기 위해 실제 학교 정문에서 두발 규제 반대 시위를 한 고등학생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고 실제 학교 현장에서 이뤄지는 두발 단속이 생각보다 강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놀랐다고 했다.

    "제가 취재했던 학생 역시 겉보기에는 '모범생'이라고 쓰여있는 학생이었어요. 말도 조용조용히 하는…. 하지만 두발단속에 대해서만은 자기의 소신을 당당하게 이야기하더라구요. 그 아이를 생각하며 일호의 모습을 굳혀나갔어요. 학교에 가면 언제든지 볼 수 있는, 반 아이 40명 중 30명 정도에 해당하는 평범한 아이지만 자유를 막았을 때는 행동하게 되는 거죠"
    김씨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그러나 비단 두발단속의 문제 뿐만은 아니다. 오히려 김씨는 아이들이 이 책에서 오랫동안 집을 비운 아버지와 일호 할아버지 등 주변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아이들이 사실 또래 이야기는 잘 알고 있잖아요. 17년간 '여행'하다 돌아온 일호 아버지는 1980년대 청년기를 보내며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고민을 하고 시대를 부유했던 사람들을 대변하는 인물이에요. 책 속에선 '여행'을 떠나는 걸로 돼 있는데 그 여행이 바로 그런 고민을 상징하는 겁니다. 청소년들이 일호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삶,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실제 중학교 1학년생 딸을 둔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두발단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솔직히 학부모 입장에서는 '적당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어요(웃음). 반면 여자 입장에서 보면 머리를 좀 자유롭게 하고 싶을 거라는 생각도 들구요. 그러나 문제는 학교가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행동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데 있다고 봐요. 아이들에게 자율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 준다면 아이들은 '아름답게' 자신을 가꾸고 나름대로 자신의 빛깔을 드러낼 수 있을 겁니다"
    '열일곱살의 털'은 사계절출판사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펴내는 '1318문고' 시리즈 중 50번째 책으로 출간됐으며 다음달 4일에는 프레스센터에서 사계절문학상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다. 224쪽.8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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