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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 다르푸르 사태 해결할 PKO참여 여부 결정할 조사단 파견

한국군, 다르푸르 사태 해결할 PKO참여 여부 결정할 조사단 파견
입력 2008-04-12 13:53 | 수정 2008-04-1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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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정부가 11일 수단 다르푸르에서의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 참여할 지를 결정하기 위한 현장조사단을 파견함에 따라 다르푸르 사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유엔의 노력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르푸르 사태는 무엇인가 =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나라(250만 5천㎢, 한반도의 11.3배)인 수단 서부 다르푸르 지역에서 일어난 내전과 그 후유증을 말한다.

    북, 서, 남부의 3개 주로 구성된 다르푸르는 면적이 49만3천㎢로, 한반도 크기의 2.3배이다.

    2003년 2월 다르푸르의 기독교계 흑인 반군 조직들이 중앙 정부에 대항해 북 다르푸르 지역의 군 초소를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것이 다르푸르 사태의 시작이다.

    수단의 중앙 정부는 반군 조직 소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악명을 떨친 친 정부 민병조직인 잔자위드가 등장했다.

    잔자위드는 반군 조직 소탕을 명분으로 민간인 학살과 부녀자 강간 같은 반인도적인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방 언론은 이 사태를 아랍계 무슬림이 장악한 중앙 정부가 잔자위드를 앞세워반군세력을 이루는 기독교계 흑인 주민들을 상대로 벌인 `인종청소' 사건으로 묘사해 왔다.

    유엔은 지금까지 20만 명 이상이 희생되고, 다르푸르 인구(약 600만 명)의 3분의 1이 넘는 250만 명이 난민 신세로 전락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국제인권 단체들은 내전으로 야기된 기아와 질병 등으로 사망한 사람까지 포함할 경우 40만 명이 희생됐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단 정부는 다르푸르 사태로 인한 사망자 수가 1만 명을 넘지 않는다며 서방 국가들이 수단 내정에 개입하기 위한 구실로 삼기 위해 실상을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유엔은 어떤 역할을 해 왔나 = 다르푸르 사태가 금세기 들어 최대 규모의 인도적 재앙으로 부각되면서 이 사태를 해결하는 데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게 됐다.

    이런 분위기는 유엔이 다르푸르 사태에 적극 개입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지난해 1월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은 반기문 사무총장은 다르푸르 사태를 해결하는 일에 전력투구했다.

    그 결과로 구체화한 것이 지난해 7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1769호이다.

    이 결의에 따라 다르푸르에서 2004년부터 활동했지만 작전수행 능력이 떨어져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아프리카연합(AU) 평화유지군을 대체할 유엔 주도의 혼성 평화유지군인 `유엔-AU 다르푸르 임무단(UNAMID)'이 출범했다.

    ◇UNAMID 구성은 어떻게 되나 = 지난해 12월31일 AU로부터 작전권을 인수해 활동에 들어간 UNAMID는 기존의 AU 평화유지군 병력 7천 명과 주로 아프리카 국가들이 추가로 파견한 군인과 경찰관 2천 명 등 총 9천 명 수준으로 출발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UNAMID를 군인 및 지원인력 1만9천555명, 경찰 분야 6천432명을 포함해 총 2만6천 명 규모로 점진적으로 늘리도록 하고 있다.

    UN 자료에 따르면 현재 UNAMID에 군 병력을 파견한 나라는 총 44개국으로, 아프리카와 아랍권 국가들이 주류이고, 아시아권에서는 중국, 서방 권에서는 프랑스, 영국, 노르웨이가 포함돼 있다.

    또 경찰 인력을 파견한 나라는 35개국이다.

    그러나 UNAMID가 본격 활동을 시작한 지 3개월이 넘었지만 확보인력은 9천 명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다르푸르 내의 55개 목표 주둔지에 병력을 펼쳐 평화유지 활동을 원활히 수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병력 증강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는 것은 수단 정부가 UNAMID의 문호를 개방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이 이끄는 현 수단 정부는 사실상 반군을 두둔해 온 미국 등 일부 서방국가들이 유엔 평화유지군의 깃발 하에 다르푸르에 배치되는 것을 막기 위해 UNAMID가 아프리카 국가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UNAMID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능력이 있는 미국이 참여하지 않으면 UNAMID는 계속해서 반쪽으로 운영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수단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UNAMID의 일원이 되는 방안을 암중모색할 것이기 때문에 수단 정부와 미국 간의 신경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르푸르 지역의 열악한 주둔

    환경도 일부 국가들의 파병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다르푸르는 접근하기 어려운 내륙의 깊숙한 곳에 위치해 보급로 확보가 쉽지 않고, 주둔 및 작전 환경이 너무 열악한 데다 파병에 따른 실익도 별로없기 때문에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참여에 적극적이었던 부유한 유럽 국가들이 파병을 주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르푸르는 지금도 내전 중 = 유엔이 적극 개입하고 있지만 5년 째를 맞은 다르푸르 사태가 해결될 기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유엔은 지난해 10월 리비아에서 수단 정부와 반군 조직들 간의 평화협상을 주선했지만 최대 반군 조직인 정의평등운동(JEM)과 수단해방운동(SLM/SLA)의 한 분파인 통일그룹 등 여러 반군 단체들이 거부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 군과 반군 간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은 지난달 UNAMID와 공동으로 내놓은 보고서에서 다르푸르의 반군 활동 지역에서 수단 정부 군의 공격으로 지난 1∼2월 115명이 죽고 3만 명이 거주지에서 쫓겨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수단 정부 군의 공격 후에 광범위한 약탈이 발생하고 제복을 입은 군인들이 여성들을 성폭행했다는 믿을만한 증언들도 있다고 주장했다.

    UNAMID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도 빈발하고 있다.

    지난 1월 차드 국경 지대에 있는 UNAMID 기지로 식량과 연료를 운송하던 트럭 행렬이 수단 군인들로 추정되는 괴한들로부터 공격당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UNAMID 사령부가 있는 엘-파셰르 남쪽의 잠잠 난민 캠프 인근에서 UNAMID 경찰관 한 명이괴한들의 공격으로 크게 다치고 차량 2대를 탈취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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