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손장난을 좋아해요" 코미디언 출신으로 2006년 도예 작품으로 첫 개인전을 열어 화제를 모았던 권기옥(59)씨가 내달 27일부터 일주일간 경향갤러리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연다.
권씨는 1970년대 배우 김자옥, 박원숙 등과 함께 MBC탤런트 공채 2기로 입사했지만 코미디언으로 전환해 '늘씬한 미녀 미스 권과 땅딸이 이기동' 콤비로 인기를 모았다.
중장년층들에게는 '왈가닥 루시'로도 기억되고 있다.
1980년대 미국에서 살면서 한동안 방송활동을 중단했다가 1997년 다시 모국에 정착하면서 시작한 게 스스로 '흙장난'이라고 부르는 작업이다.
젊은 시절 배웠던 지점토 실력에 한양여대 도예과 교수의 도움을 얻어 '귀동냥, 눈동냥' 식으로 도자 만들기를 익혔다.
"지금도 주로 집에 있는 화장실을 작업실로 삼아 흙 장난을 하지요. 저 자신이 도예 작품이라고 말하기는 쑥스러워 그냥 흙장난이라고 불러요" 하지만 그의 도자는 미적인 감수성과 재미난 아이디어가 어우러져 그의 말처럼 단순한 흙장난이 아님은 쉽게 알 수 있다.
그의 집안 내력을 따지면 큰 오빠와 작은 오빠가 모두 만화가였고 언니와 동생도 미대와 음대를 나온 사실상 예술가 집안이다.
실제 이번 개인전의 출품작 중 '복을 부르는 입 큰 메기' 시리즈는 작은 화분이나 레스토랑의 수저 받침대용으로, '삐에로' 시리즈는 초를 안에 넣고 아로마액을 데우면서 카페의 간접 조명용으로 쓸 수 있게 만드는 등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첫 개인전 때 선보였던 '청계천'시리즈와 함께 '해바라기' 시리즈까지 모두 30여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해바라기의 경우 꽃말인 다산다복을 기원하며 만든 신작으로, 미국 생활 초기 혼자 딸을 낳아 키운 '싱글맘'이자 한국수양부모협회 후원회장으로서 활동해온 그의 이력이 바탕이 됐다.
그는 미혼모나 해체가정에 대한 관심 때문에 어려움에 부닥친 부모의 자녀를 일반 가정에서 잠시 돌봐주다가 경제 형편이 좋아지면 다시 돌려주는 활동을 하는 이 협회에서 10여년간 봉사활동을 해왔으며 3년여 전부터는 아예 후원회장을 맡아왔다.
"제 '해바라기' 걸고 둘째 난 집이 여럿이에요. 정말 효험이 있는 것 같아요"라며 그는 웃었다.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맞은편 주상복합건물 뒤편으로 가면 권씨가 자신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갤러리 겸 모임터로 차린 '권귀옥의 흙장난' 공간이 있고 언제든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문화연예
서울=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전시> 도예전 여는 희극배우 권기옥
<전시> 도예전 여는 희극배우 권기옥
입력 2009-04-27 12:05 |
수정 2009-04-2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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