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킹콩을 들다>는 2000년 전국체전에서 총 15개의 금메달 중 14개의 금메달과 1개의 은메달을 휩쓸었던 시골 고등학교 소녀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대회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소녀 역사들의 뒤에는 故 정인영, 김용철, 윤상윤 세 명의 역도코치가 있었다.
극중 이범수가 맡은 코치 역과 함께 아버지처럼 가르치고 먹이며 시골 소녀들을 역도선수로 키워낸 그들 중 정인영 선생은 전국체전 1년 후 49세의 나이에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학교에서 근무 중 순직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친숙한 역도 스타이자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전병관을 발굴하기도 했다.
<킹콩을 들다>는 전라남도 보성군으로부터 제작비, 장소, 역도장비 등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90% 이상을 전남 보성에서 촬영했다.
특히, 가장 많은 인원이 투입된 카퍼레이드 장면에서는 실제 보성군민 1천여 명이 엑스트라로 출연했으며, 보성군청에서 직접 특수차량을 준비하는 등 지자체와 영화의 성공적인 협력사례를 보여줬다.
또한, 국내 최초 역도영화답게 실제 역도인과 역도단체로부터도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현재 실업팀 코치로 활동 중인 전병관은 극중에도 전병관으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진한 감동을 안겨주었던 이배영 선수는 역도경기 심사위원으로 카메오 출연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 속 등장하는 역도 관련 소품들에 역도협회의 자문과 지원을 받았으며, 촬영 전부터 배우들이 태릉선수촌과 서울체고에서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킹콩을 들다>에는 역도선수들 외에도 맛깔 나는 조연들이 등장한다.
80년대 지고지순한 이미지로 사랑받은 이후 결혼과 함께 방송을 쉬다 2006년 <사랑과 야망>으로 방송에 복귀한 박준금은 교장 역을 맡아 코미디와 진지함을 넘나드는 연기력으로 또 한 명의 반가운 중년배우를 발굴한 기쁨을 안겨주며, KBS2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와 영화 <시실리 2km>로 낯익은 우현은 교감 역으로 박준금과 코믹 앙상블을 이루어 재미를 준다.
교육감으로 잠깐 등장하는 변희봉은 그 잠깐의 시간 동안 예의 그 배우다운 포스를 보여주며, 기주봉은 전직 역도 국가대표 감독 역을 맡아 극에 신뢰를 더해준다.
88올림픽 역도 동메달리스트 출신의 시골 여중 역도부 코치와 가진 거라곤 힘밖에 없는 시골 소녀들이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킹콩을 들다>는 7월 2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대작들 틈에서 개봉한다.

장석우 기자의 편협한 애프터 스크리닝
소재만으로 <천하장사 마돈나>를 닮은 영화냐 <우생순>을 닮은 영화냐 의견이 분분했으나 딱 예상된 만큼씩 <천하장사 마돈나>와 <우생순>이 적절히 섞였다.
역도단체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인지 역도에 관한 리얼리티는 역도 문외한이 보기에 완벽히 구사된 듯 보인다.
그러나 각본과 연출은 극의 주된 시대적 배경인 90년대 초반을 다루고 있기 때문인지 다소 투박하고 고전적이다.
잘 정형화된 스포츠영화답게 우리는 주인공들의 성공을 기원하며, 박수 치고 기뻐하게 되지만 엘리트 스포츠교육계의 지나친 선수 폭행과 후반부 신파의 과잉은 조금 거북하다.
여름 시즌이 아니라 5월, 스승의 날을 즈음해서 개봉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승의 은혜’에 대한 교훈적인 메시지가 강한 이 영화가 성인 관객들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장석우 기자 | 사진 조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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