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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원공과 미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설원공과 미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입력 2009-09-07 13:49 | 수정 2009-09-0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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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만과 미실의 싸움은 ‘사람을 얻는 것이 천하를 얻는 것’이라는 대전제 아래서 벌어지므로 팀플레이가 될 수밖에 없다.



    초반 미실이 승승장구하고 덕만의 힘이 미약할 때, 그것은 곧 미실의 사람들이 강하고 뛰어났다는 이야기다.

    이제 덕만의 쪽으로 판세가 기울 때, 그것 역시 성장한 유신과 변화하는 비담, 알천과 월야 등 강하고 뛰어난 사람들이 덕만에게 힘을 실어주었기 때문에 가능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젊고 뜨거운 피를 가진 덕만의 사람(혹은 남자)들이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이 하나 있으니, 바로 설원랑이다.



    유신과 비담, 알천, 누구도 공주의 뜻을 모른다

    덕만이 천신황녀의 자리를 버리려고 할 때, 모든 사람이 반대하고 걱정해도 유신만은 공주의 편에 선다.

    그런데 유신이 덕만을 지지하는 것은 덕만의 뜻을 이해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모시기로 한 공주를 무조건 따라야만 한다는 자신의 원칙 때문으로 보인다.

    유신은 덕만의 뜻을 알지 못하고, 앞으로 덕만이 어떻게 하려는지도 알지 못한 채로 무작정 덕만을 지지한다.

    알천이 황실의 입장을 내세워 덕만에 반대할 때 유신은 거기에 반박할 수 없다. 다만 비담에게 “넌 어찌 생각하느냐”라고 물을 뿐이다.

    오히려 덕만의 뜻을 읽고 거기에 동의하는 것은 “덕만은 천재”라고 이야기하며 덕만을 주군으로 모시기로 작정하는 비담이다. 그러나 비담 역시 덕만의 뜻에 동의한다기보다는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덕만이 ‘큰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그녀를 주군으로 모시기로 한 것은 ‘세상으로 나가’ 한바탕 놀아 보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덕만이 어떤 길을 걸으려 하는지, 덕만이 무엇 때문에 손을 떨고 무엇 때문에 갈등하는지 그들은 전혀 알지 못한다. 뒤늦게 말로 풀어 설명해줘야 한다.

    그러므로 덕만에게 그들은 의지할 수 있는 조력자라기보다 장기판의 말과 가까운 존재가 된다. 아직 덕만의 팀은 그렇게 유지되고 있다.



    설원공, 미실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미실이 승승장구할 때 설원공은 미실을 통해 자신의 야심을 실현시키려는 것처럼 보였다. 철저하게 미실에게 복종하며 미실의 뜻을 가장 먼저 파악하려고 애썼다. 미실이 어떤 지시를 내렸을 때 세종과 하종, 미생이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해도 설원공은 한 발 앞서 같은 수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설원공의 위치는 미실이 가장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 정치적인 지략을 세우는 참모의 느낌이 강했다.

    그런데 미실이 위기에 처하자 설원공의 진가가 드러났다. 일식이 일어나는 게 진짜인지 알 수 없어 흔들리던 미실은 설원공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리고 설원공의 조언(“상황을 보지 말고 사람을 보라”)에 전적으로 의지해 일을 처리한다.

    비록 그것이 한 수 위에서 내다본 덕만의 손에 완벽하게 놀아나는 결과를 낳았다 하더라도, 미실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설원공뿐이라는 것, 미실이 설원공에게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덕만이 천신황녀의 자리를 버리겠다 선언한 후에 미실과 덕만이 대화를 마치고 각각 유신, 설원공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설원공과 미실의 호흡, 교감은 더 잘 드러난다.

    유신은 미실이 혹 덕만의 마음을 다치게 하거나 협박하지는 않았을까 걱정하고 덕만이 많이 성장했다고 위로한다.

    그러나 설원공은 미실이 말할 때 미실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짚어낸다. 미실이 신분의 한계를 슬퍼할 때 함께 안타까워하고 덕만을 기특해 할 때 한 발짝 앞서 자신도 덕만을 기특해 한다.

    덕만과 유신의 관계가 의욕은 넘치지만 서로를 모르는 신혼부부 같다면 미실과 설원공의 관계는 힘든 삶의 무게를 함께 짊어져온 노부부의 모습을 닮았다.

    <화랑세기>에 의하면 설원공은 미실이 병을 얻어 죽을 때 그녀의 곁을 지키며 지극정성으로 간호하고, 차라리 자기가 대신 앓기를 빌다가 정말로 같은 병에 걸려 미실보다도 먼저 죽었다고 한다.

    자신의 야심을 가로막는 태생적 한계와 미실의 그림자로 묵묵히 그녀를 수행해야 했던 상황, 그리고 뛰어난 지략과 무예를 생각해 볼 때 그의 캐릭터도 그의 사랑도 깊고 복잡해진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끝까지 미실을 지킨 그의 의리와 사랑은 사람을 숙연하게 만드는 데가 있다.

    김지현 기자 ㅣ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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