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문화연예
기자이미지 서울=연합뉴스

한문고전,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

한문고전,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
입력 2009-09-25 14:24 | 수정 2009-09-25 14:24
재생목록

    어떤 텍스트건 정확히 번역하려면 우선 텍스트의 정본을 확정해야 한다.

    한문고전에서는 이를 '교감학' 또는 '교수학'이라고 한다.

    또 한문고전은 원래 끊어읽기가 없는 까닭에 정본이 확정된 다음에는 문단을 나누고, 쉼표를 붙이며, 마침표를 찍고, 인용부호를 달아야 한다.

    이런 작업을 '표점'이라고 한다.

    더불어 한문 텍스트는 함축적인 표현이 많고, 앞선 시대 텍스트에서의 인용이나재인용이 많고 그 경우 인용자는 선별적으로 텍스트를 끌어오며, 더구나 당연히 시대에 따라 문자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이해와 번역을 위해서는 이런 사항들을 설명해야한다.

    이런 해석 작업을 '주소(注疎)'라고 한다.

    이런 작업이 끝나더라도 좋은 번역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뜻을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인지, 원전 텍스트에 충실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란은 이미산스크리트어 불경을 번역할 때 동진시대 번역승 구마라집과 당나라 때 번역승 현장법사가 겪은 논란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내 학계에서는 이런 작업들이 '학문'으로 정립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삼국사기, 삼국유사만 해도 엄밀한 의미의 주소 작업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어쩌면 주먹구구식, 혹은 서당식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 국내 한문 고전의 번역 관습을 타파하고 이를 '번역학'이라는 학문으로 정립하려는 학술단체가 출범했다.

    가칭 '한국고전번역학회'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수운회관 대교당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초대 학회장으로 추대될 것이 유력한 창립준비위원장은 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맡았고, 조선시대 사상사 전공인 권오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와 한문학자인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를 비롯해 국내 내로라 하는 소장층 한문학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문고전 번역 방법을 탐구하는 학회 창립 필요성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다가,민족문화추진위원회가 간판을 바꾼 한국고전번역원(원장 박석무)이 최근 공식 출범하면서, 이 기관의 적극적인 후원 아래 이번 학회 창립도 가속도를 내서 이번에 그 결실을 보게 됐다.

    송재소 창립준비위원장은 "우리의 지적 문화유산인 고전은 지난 세월 동안 꾸준히 번역되고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번역은 통일된 기준이나체계적인 이론이 바탕이 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이에 번역학회는 기존 번역 사업의 허실을 되돌아 보고 더 나은 고전번역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창립총회에서는 도올 김용옥씨가 '번역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하는 초청특강을 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