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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내리는 남자 비를 맞는 법

하늘에서 내리는 남자 비를 맞는 법
입력 2009-10-27 11:14 | 수정 2009-10-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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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여자, 이상형이 뚜렷하다.

    외제차를 몰았으면 좋겠고, 자기 관리가 철저했으면 좋겠으며, 증권가에서 일했으면 좋겠고, 유머감각 있는 남성이었으면 좋겠다.

    ‘첫 느낌이 좋은 사람’이 이상형이라고 말하는 여자보다 얼마나 솔직한가.

    벌써 시즌1의 마지막 회를 남겨놓은 Mnet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이하 하남비)에 소개팅을 신청한 여성들은 이렇듯 확연한 조건을 제시하고 그에 걸맞은 네 명의 남성 중 두 명의 남자와 데이트를 한다.

    이 정도만 들으면 막장 소개팅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이끈 Mnet <아찔한 소개팅>의 스핀오프쯤으로 여겨지지만, <하남비>가 <아찔소>와 다른 것은 방송 분량의 대부분을 ‘남녀의 데이트’가 아닌 ‘남자를 찾는 과정’에 할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하남비>가 동류의 프로그램 <아찔소>보다 화제성이 떨어지는 것 역시 남녀가 데이트에서 그다지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설령 조건이 맘에 들지 않더라도 쿨하게 'Bye'하며 우아하게 끝을 내서일지도 모른다.


    <하남비>를 보면 여태 솔로로 있는 내가 바보같이 느껴질 정도로 완벽한 조건의 훈남들이 길거리에 널려 있다.

    정말이다. 그들은 길거리에 그저 서 있을 뿐이다.

    증권가 남자를 만나고 싶다고 요청하는 여성 출연자들을 위해 세 명의 MC는 무작정 여의도로 출동해 양복 입은 남자에게 말을 걸고 또, 영어 잘하는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여성 출연자를 위해서는 무작정 이태원 클럽에 가서 영어 하는 남자에게 “여자친구 있으세요?”라고 묻는 식이다.

    물론, 작가들이 사방팔방 레이더를 펼쳐 ‘힙 플레이스’를 찾고 여러 남자들 중에 OK 하는 남자들만 편집해서 전파를 타겠지만, 어찌되었든 방송만 보면 조건 좋은 남자를 찾는 방식은 의외로 단순하다.

    그리고 그 단순함 때문에 방송을 보는 사람은 방송에 나온 그 ‘힙 플레이스’에 한번 가보고 싶거나, 한국에 잘난 남자들이 이렇게 많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심지어 훈남 많은 교회까지 소개한다).

    그리고 남자의 조건을 따지는 여자 출연자 역시, 스튜어디스, 쇼핑몰 운영자, 펀드매니저 등 남자의 스펙을 따질 자격이 주어진 듯한 여성들이다.


    <하남비>의 컨셉은 방송 홈페이지에 있는 이 세 문장으로 요약된다.

    “도대체 어기를 가야 멋지고 괜찮은 남자를 만날까? 외모도 멋지고 직업도 좋고 경제력도 갖춘 그런 남자는 어디 없나? 남자도 쇼핑처럼 쉬울 수 없을까?” 사실 된장녀나 속물녀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다.

    여자라면 소개팅 전에 상대방의 경제력 체크를 위해 “뭐 하는 사람이야?”라고 돌려 묻는다고 <남녀생활탐구>에도 나오지 않았던가.

    그리고 <하남비>가 속물적 욕망을 드러내는 방송임에도 <아찔소>나 <연애불변의 법칙>에 비해 우아함을 가장할 수 있는 것 역시 방송을 포장하는 기술에 있다.

    여성의 마음을 대변한다는 컨셉을 위해 젊은 여성의 내레이션이 나오고, 세 명의 MC 역시 항상 드레스업 한 상태로 남자를 찾는다.

    또, 방송에 나온 그 ‘어디’가 도대체 어디인지는 방송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게 입구와 주변 거리를 자세히 보여주며, 그래도 모르겠다면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가면 실내 사진과 위치가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장소뿐 아니다. 그동안 출연했던 조건 좋은 남성 출연자들 역시 인터넷 쇼핑몰의 물건처럼 전시, 설명이 되어 있다.

    몇 회에 출연했던 학벌 좋고, 미소가 상큼하며, 스포츠카를 몰던 ‘그’가 궁금하다면 지금 당장 확인하시라.

    단, 이 방송은 다분히 패션잡지 시대의 여성 시청자에 초점을 맞춘 방송이며, ‘잇걸’ ‘힙 플레이스’ ‘핫 바디’에 대한 부연설명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시청을 권하지 않는다.

    김송희 기자 | 사진제공 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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