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주인공 자리는 요즘 춘추전국시대다.
'선덕여왕'과 '아이리스'를 제외하면 톱스타가 포진한 드라마는 찾아보기 힘들다.
톱스타는커녕 아예 신인급이 전격 주인공으로 발탁돼 활약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볼만한 배우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한편에서는 '캐스팅이 신선하다', '새로운 맛이 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한 번에, 혹은 기다리던 끝에 마침내 주인공을 꿰찬 이들은 저마다 이번 작품을계기로 1류를 꿈꾸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차근차근 여기까지 왔어요" KBS 2TV '열혈장사꾼'의 박해진과 채정안, SBS TV '미남이시네요'의 장근석과 박신혜, SBS TV '천만번 사랑해'의 이수경, SBS TV '천사의 유혹'의 이소연과 배수빈 등은 모두 차근차근 한 계단씩 밟아 마침내 주인공까지 된 경우다.
박해진은 '소문난 칠공주', '하늘만큼 땅만큼'을 거쳐 전작 '에덴의 동쪽'에서 주연급으로 올라섰다.
'열혈장사꾼'에서 마침내 주인공을 꿰찬 그는 몸을 던지는 액션 연기와 물이 오른 감정연기로 나날이 발전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채정안 역시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연기를 재개한 뒤, '카인과 아벨'을 거쳐 이번에 '열혈장사꾼'에서 여주인공을 따냈다.
그는 그간 고수해온 긴 생머리를 포기하고 짧고 섹시한 커트를 선보이며 과감한 변신을 선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미남이시네요'의 장근석도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2인자 역을 거쳐 주인공이 됐고, '천국의 계단'의 아역배우 출신인 박신혜도 '깍두기'를 거쳐 미니시리즈 주인공을 따냈다.
'하늘이시여'로 데뷔한 이수경은 '며느리 전성시대'와 '대한민국 변호사'를 거쳐 '천만번 사랑해'에서 가난 때문에 대리모를 해야했던 고은님의 인생역전을 그리고 있다.
이소연은 '봄의 왈츠', '우리집에 왜 왔니', '내 인생의 황금기'를 거치며 조연급에 머물다 '천사의 유혹'에서 복수의 화신이 돼 한 남자의 집안을 몰락시키는 여주인공으로 발탁됐고, 배수빈 역시 '주몽', '바람의 화원', '찬란한 유산'을 거쳐 이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으로 올라섰다.
◇"한방에 주인공 됐어요" 반면 이렇다 할 워밍업 기간 없이 한방에 주인공이 된 행운아들도 있다.
그룹 동방신기의 유노윤호는 MBC TV '맨땅에 헤딩'을 통해 드라마 주인공을 단숨에 꿰찼고, '꽃보다 남자'로 혜성처럼 등장한 이민정은 곧바로 SBS TV '그대, 웃어요'의 여주인공이 됐다.
MBC TV '보석비빔밥'의 고나은은 그룹 파파야 출신으로 이 작품 전까지는 이름조차 생소했다.
'아현동 마님', '내 인생의 황금기' 등에 얼굴을 내밀긴 했지만 '보석비빔밥'을 통해 단역에서 주인공으로 신분이 수직상승한 케이스다.
◇"출발은 차선책..그러나 스타 탄생 기대" 사실 이들은 대부분 제작진의 차선책이었다.
1급 스타들이 출연을 고사하면서 기회를 얻은 경우가 많다.
'보석비빔밥'처럼 아예 임성한 작가가 신인을 놓고 쓰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는 '천사의 유혹'처럼 캐스팅에서 난항을 겪은 작품이 더 많다.
하지만 스타 캐스팅이 작품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대타'들이 홈런을 날리는 전례가 심심치 않게 많았던 것을 볼 때 이들 배우가 최후에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김종학프로덕션의 박창식 부사장은 "제작진은 늘 톱스타를 캐스팅하고 싶어하지만 실현되기는 힘들다.
그 과정에서 차선책으로 여러 배우를 검토하게 되는데, 그중에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기도 한다.
그것이 바로 제작의 기쁨 중 하나 아니겠냐"며 "출발은 차선책이었을지라도 준비된 배우라면 기회를 만나 얼마든지 일류로 도약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문화연예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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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주인공 춘추전국시대, 톱스타를 꿈꾼다
드라마 주인공 춘추전국시대, 톱스타를 꿈꾼다
입력 2009-10-30 07:48 |
수정 2009-10-30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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