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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는 없다>, 결말이 훌륭하면 전반은 용서가 된다

<용서는 없다>, 결말이 훌륭하면 전반은 용서가 된다
입력 2009-12-23 14:58 | 수정 2009-12-2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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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서는 없다> 줄거리

    금강 하구에서 20대 여성 토막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대한민국 최고 부검의 강민호(설경구 분)가 사건을 의뢰 받아 진행하던 중 신참형사 민서영(한혜진 분)에 의해 젊은 환경운동가 이성호(류승범 분)가 용의자로 검거된다.

    너무나 손쉽게 이성호의 자백을 받아낸 강력반 형사들은 결정적인 증거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강민호의 딸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강민호는 딸의 실종에 이성호가 관계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이성호는 강민호에게 자신을 내보내주면 딸을 살려주겠다는 위험한 제안을 한다.

    강민호는 딸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명백한 살인범 이성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뛰어다니는데, 이성호가 원하는 것은 따로 있다.

    ▲ 애프터 스크리닝

    22일(화) 왕십리 CGV에서 또 한 편의 스릴러 영화 <용서는 없다>(개봉예정 2010년 1월 7일)가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되었다.

    이 영화로 감독 데뷔한 김형준 감독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방송국 PD 출신이라는 그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영화 <페이스>를 기획했고 <그놈은 멋있었다>를 각색, 기획했으며 <키다리아저씨>를 각본, 기획, 제작했고 <공필두>를 각색, 기획, 제작했다.

    스릴러 영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는 전작들이고, 제대로 성공한 작품이라고 할 수 없는 이력의 소유자다.

    그런 그가 직접 각본을 쓴 스릴러 영화로 설경구, 류승범이라는 걸출한 배우들을 캐스팅해 시네마서비스에서 감독으로 데뷔했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영화였지만 <용서는 없다>는 꽤나 볼만한 작품으로 탄생했다.


    사실 <용서는 없다>는 많은 영화들을 떠오르게 한다.

    납치된 자식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설경구의 모습이 <그놈 목소리>를 연상시킨다는 건 차치하더라도, 또 최근 제작되는 많은 국산 스릴러 영화가 <세븐데이즈>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는 것까지 배제하더라도, 영화가 이끌어나가는 스토리의 주된 동력은 <시크릿>과 닮았고, 예고편에서 눈치챘듯이 <올드보이>의 영향도 많이 받은 작품으로 보인다.

    영화의 전반부는 별로 매끄럽지 못하다.

    스토리를 달려나가는 힘이 조금 부족하고, 디테일에서도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느낌이 곳곳에 눈에 띈다.

    또 설경구의 부검전문의로서의 전문적인 대사들도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이고, 형사로서의 한혜진의 대사들도 그다지 강한 설득력을 주지 못한다.

    베테랑 형사로 감초 역할을 하는 성지루의 시종 투덜대는 연기와 대사들도 짜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럼에도 영화가 중반을 넘기기까지 이 영화가 보여주는 장점은 이야기에 굴곡을 가하는 터닝포인트만큼은 효과적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디테일은 아쉽지만 스토리를 구성해 나가는 솜씨는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영화가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전반부의 아쉬움들이 상쇄가 된다.

    촬영순서에 따른 변화일지도 모르지만 배우들의 연기도 갈수록 자연스러워진다.

    이는 후반부로 갈수록 각 배우들의 캐릭터가 완성되어 가는 이유일 수도 있다.

    전반부에 뿌려놓은 씨들을 후반부에 거둬들이는 솜씨도 좋다.

    전반부에 짜증을 유발하던 성지루의 지나칠 만큼의 투덜댐은 영화의 재미를 위한 한 방을 위한 것이었음을 알게 되며 용서가 되기까지 한다.

    그리고 최후의 충격적인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이는 최근 한국 스릴러 영화에 지적되어온 반전 강박증을 훌쩍 넘어선 거의 <올드보이>급의 것이다.

    그 반전이라는 것이 간단히 ‘범인이 누구인가’ 또는 ‘왜 범행을 저질렀는가’를 넘어선 감정적인 것이기에 더욱 기대해도 좋을 만한 것이다.

    물론 이 영화의 단점도 많은 지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 강민호는 스토리를 위해 불필요한 단서를 흘리고 다니기까지 하지만 영화의 ‘해결’까지 접하고 나면 다른 단점들이 눈 녹듯 사라지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만큼 결말의 힘이 좋다.

    처음 살인마 연기를 선보이는 류승범의 쉬운 듯한 연기는 대단한 흡인력을 가지고, 설경구는 정신을 놓아버린 인물을 연기하는 쪽에선 역시 국내 최고급임을 입증한다.

    한혜진도 두 성격파 배우 사이에서 쉽지 않은 캐릭터를 무난히 소화해낸다.

    그리고 대한민국 감독이 가장 사랑하는 촬영감독 중 1인인 김우형 촬영감독의 멋진 영상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장단점이 혼재하는데다 기분 나쁘게 잔인하기도 하고, 눈물이 맺힐 만큼 슬픔을 주기도 하는 이 영화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꽤 잘 쓰여진 시나리오에 속하는 영화임은 분명하다.

    장석우 기자|사진제공 시네마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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