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파리시를 중심으로 한 일선 자치단체의 무인 자전거 대여 서비스로 전 세계의 자전거 열풍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파리시의 공공 자전거 임대 서비스인 '벨리브(Velib)'는 2007년 7월 첫 선을 보인 지 2년도 안돼 '자전거 혁명'의 성공사례로 각광을 받으면서 각 나라 대도시의 주요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친환경 무공해 녹색교통수단으로 이목을 끌고 있는 벨리브는 자전거를 뜻하는 벨로(velo)와 자유란 의미의 리베르테(liberte)의 합성어다.
파리의 벨리브는 2005년 리옹에서 처음 선보여 성공한 '벨로브'의 후속편이다. 이처럼 프랑스의 일선 자치단체들은 각각의 무인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도입해 시민들에게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고 있다.
▲녹색 자전거 혁명 = 프랑스의 자전거를 통한 교통혁명은 △도심 교통난 해소 △고유가 시대 극복△환경친화 도시 구축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겨냥하고 있다.
실제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시장이 친환경 벨리브 시스템을 도입한 이래 파리시는 자전거 도시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 중평이다.
도입 초기 한 달간 이용자 수가 150만명을 기록했으며 요즘은 하루 평균 이용 횟수가 7만5천회를 상회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벨리브 도입 이전에는 1%에 머물렀던 자전거의 교통수송 분담률도 지금은 5%까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량도 벨리브가 도입된 이래 24% 이상 늘어났다.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교통체증.교통혼잡 도시라는 오명을 썼던 파리시는 벨리브 덕분에 차량 교통량이 줄면서 환경친화도시라는 새 명성도 얻게 됐다.
이런 파리시의 '자전거 혁명'은 지방도시는 물론 각국으로 퍼져나가 벨기에 브뤼셀, 스페인 세비야 등 20여개 세계 각국 대도시에서도 자전거가 자동차 대신에 시민들의 발 역할을 하고 있다.
▲성공 비결 뭔가 =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이 이처럼 활기를 띨 수 있었던 것은 자치단체들이 일찍이 자전거 도로 확충에 주력한 덕분이다. 파리시의 경우에도 2000년 180.5㎞에 그쳤던 자전거 도로는 벨리브 시행을 눈 앞에 둔 2006년 말에는 371㎞로 2배이상 증가했다.
여기에다 자전거가 시민 곁으로 다가설 수있게 된 또 다른 성공요인으로 대여서비스의 저렴한 이용료를 빼놓을 수 없다. 벨리브는 30분 미만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30분이 초과할 때마다 1유로씩 내면 되고, 연간회원은 29유로(약 5만원)만 계산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평균 300m 간격으로 대여소가 설치돼 있는 데다 1년 365일 서비스되고 있어 시민들은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매일 이뤄지는 유지.보수도 시민들에게 어필한 요인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의 공영 자전거 대여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대단히 높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파리시의 잇단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이용객의 94%∼95%가 벨리브 서비스에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회사원인 파트릭 슈라이너(38)는 "출퇴근시간에 벨리브를 이용한다"면서 "지하철을 이용할때보다 이동시간도 줄어들었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대여 자전거를 이용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공공자전거 시스템 운영방식은 = 이런 자전거 열풍은 집을 나서면 언제 어디서든 저렴한 요금으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된 덕분이다.
벨리브 대여소는 출범 당시만 해도 파리시내 700여곳에 그쳤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꾸준히 늘어 지금은 1400여곳에 이른다. 동네 곳곳에 촘촘한 서비스망이 갖춰진 셈이다.
운영되는 자전거 대수도 초기에는 1만600여대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2만6천여대로 급증했다.
은행 카드를 이용해 요금을 결제한 뒤 잠금장치를 풀 수 있도록 했으며 분실하면 예치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도난 방지 시스템도 도입됐다.
파리시와 리옹시 등은 자전거 공급과 대여소 유지를 옥외 광고업체인 JC드코(Decaux)에 맡기고 대신에 대여소의 옥외 광고판 사용권을 JC드코에 부여하는 방식으로 재원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파리시의 성공에 힘 입어 외곽의 불로뉴 비양쿠르와 이실레물리노, 뱅센, 장티유 등에서도 벨리브 시스템을 시범 실시하고 있거나 도입을 눈 앞에 두고 있어 파리 교외 거주자들의 자전거를 이용한 파리 출퇴근도 갈수록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점은 = 공공 임대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는 유지관리의 어려움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파리에서 벨리브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분실된 자전거가 7천대를 넘고 파손된 자전거는 1만대를 웃도는 것으로 관리운영업체는 집계하고 있다.
초기에 투입된 자전거는 대부분 새 자전거로 교체됐다. 관리업체인 JC드코의 알베르 아세라프 이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벨리브 자전거가 센강에 버려지거나 심지어 가로수에 매달린 채 발견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자전거의 도난 혹은 파손에 따른 손실액을 감당해야 할뿐만 아니라 분실 자전거를 회수하기 위해 별도의 전담 직원을 배치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청소년들은 벨리브 자전거를 이용해 가파른 계단을 타고 내려오면서 자전거를 훼손시키고 있다.
복잡한 도심에서는 이용객들이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도 문제다. 지금까지 5명의 이용자들이 교통사고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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