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세계
기자이미지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뉴질랜드 한인 정치인에 '인종차별' 딱지

뉴질랜드 한인 정치인에 '인종차별' 딱지
입력 2009-05-21 08:14 | 수정 2009-05-21 08:14
재생목록

    오클랜드 대학 학생들이 20일 뉴질랜드 최초의 한인 국회의원 멜리사 리(43.한국명 이지연) 국민당 의원에 대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규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오클랜드 대학에서 열린 오클랜드 마운트 앨버트 지역구 보궐선거 출마자 토론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보궐선거에 국민당 후보로 출마하고 있는 이 의원이 지난 주 도시 고속화 도로 건설문제와 관련한 발언을 문제 삼아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딱지를 붙였다.
    이와 관련, 오클랜드 대학 학생회(AUSA)의 다시 피코크 회장은 결의안이 아직 공식적인 학생회 정책은 아니라면서 "학생회 회의에서 통과된 정책은 집행위원회 회의에 상정돼 승인을 받아야한다"고 말했다.

    지난 해 11월 실시된 뉴질랜드 총선에서 국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된 이 의원은 헬렌 클라크 전 총리가 유엔개발계획(UNDP) 총재로 가면서 공석이 된 마운트 앨버트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뒤 지난 13일 열린 주민들과의 간담회에서 지역구 현안인 도시 고속도로 건설문제와 관련한 발언을 했다가 야당과 일부 언론으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받아왔었다.
    그는 마운트 앨버트 지역을 관통하는 도시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오클랜드 남부지역에서 범죄꾼들이 마운드 앨버트 지역으로 들어와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야당 후보들로부터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공격을 받았으며 존 키 총리와 필 고프 노동당 대표 등 여야 정치인들도 잘못된 발언이라는 지적을 한 바 있다.

    오클랜드 남부지역은 강력범죄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지역으로 다른 비역에 비해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와 남태평양 섬나라 출신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발언이 문제가 되자 열띤 토론과정에서 나온 실수라고 해명하면서 사과의 뜻을 밝혔으나 학생들까지 나서 인종차별주의자라고 규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됐다.

    뉴질랜드 언론들은 이날 본격적인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 일부 학생들이 반대의 뜻을 표시하는 가운데 수백 명의 학생들이 결의안을 통과시켰다며 청중들은 이날 이 의원에 조금도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 장에는 이 의원의 얼굴사진 이마 부분에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쓴 피켓들도 보였고 이 의원이 발언을 위해 마이크를 잡았을 때도 청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져 나와 사회자가 얘기를 들어보자며 조용히 해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학생들로부터 도시 고속도로 건설문제와 관련한 발언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여러분은 텔레비전을 안 보는 모양인데 내가 실수를 했다는 말을 했고 사과도 했다"고 해명했다.
    이날 토론회가 끝난 뒤 이의원은 기자들에게 "나는 절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해서는 사과를 했기 때문에 조용하게 지나갔으면 한다. 나로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이밖에 여러 개 지방정부로 구성돼 있는 오클랜드시 행정체계를 단일 광역시 체계로 통합하는 '슈퍼시티' 추진안과 관련한 후보자 토론회에 뒤늦게 통보를 받아 선약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던 문제, 한 방송과의 인터뷰 도중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점 등을 놓고서도 다른 후보 진영과 일부 언론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마운트 앨버트 지역구 보궐선거는 내달 13일 실시된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