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대를 풍미한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지금 메이저리그에 등장한다면 여전히 강타자일까. 야구팬들이 술집에서 벌일만한 이 같은 입씨름에 대해 상당히 설득력 있는 대답이 가능해질 것 같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통계학의 발전으로 다양한 가정에 대한 시간 여행이 가능해졌다고 12일 보도했다.
즉 과거에 활동한 주요 운동선수나 대법관이 현재에 존재한다면 어떤 형태로 움직일지 어렴풋하게나마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같이 어려운 문제의 실마리를 푸는 데에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 케빈 퀸 법학교수와 앤드루 마틴 워싱턴대 로스쿨 교수가 상당히 기여했다.
이들 연구자는 타임머신 기법을 이용해 대법관들의 이론적인 성향 변화, 동시대 동료와 비교 등 과정을 통해 이들이 정치적인 스펙트럼 상에서 어느 위치에 존재하는지를 규명하려 했다.
이 같은 이념상의 위치를 토대로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이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도 도출할 수 있게 됐다.
같이 근무한 적이 없는 두 대법관을 비교할 때는 이들 모두와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제3의 대법관을 동원해 상대적인 위치를 포착했다.
수많은 제3의 대법관을 동원하면 중간에 발생할 수 있는 간극을 상대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 통계학 타임머신의 비결이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A라는 대법관은 자유주의적인 성향을 띠며 출발했다가 수년간 온건파로 돌아선 후 다시 매우 자유주의적인 성향을 갖게 됐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조지타운 대학의 정치학자 마이클 베일리는 관련 논문을 통해 사법부뿐 아니라 대통령, 의회 등 정부 기관의 정치적인 성향을 비교.분석하기도 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임기 중에 점차 보수적으로 변해갔으며,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점차 우파적으로 이동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해리엇 마이어스 대법관을 지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는 부시 대통령의 이념적 성향과 잘 맞아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과거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앞으로의 판결을 예상해볼 수도 있다.
주 정부에 낙태를 금지하는 권한을 주는 법안에 대해 투표를 한다면 현재 대법관들은 5대4 찬성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물론 비교하는 시대 간의 시간적 거리가 멀어질수록 오류 가능성은 커진다.
경제적으로는 보수적이면서 사회적으로는 자유주의적인 대법관의 경우 이념 스펙트럼 분류에 딱 맞아떨어지지 않기도 한다.
같은 방식으로 홈런왕 베이브루스를 대입해보면 어떤 결과가 도출될까. 베이브루스가 현역으로 뛴다면 타율은 더 낮아질 듯 하다.
하지만 현역 시절보다 홈런을 199개 더 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현역에서 활동해도 역사상 최고의 홈런타자로 다시 등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
서울=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베이브루스가 지금도 홈런왕이 될 수 있을까
베이브루스가 지금도 홈런왕이 될 수 있을까
입력 2009-11-12 16:06 |
수정 2009-11-1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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