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에 작은 토굴을 짓고 자연을 벗 삼아 수행하는 비구니 스님들이 지난해 6월 때아닌 화제를 모았다.
천진(35)ㆍ현현(33) 스님은 2002년부터 지리산에 작은 토굴 홍서원을 짓고 정봉무무 스님의 가르침을 받아 수행하는 이야기를 소박하게 풀어낸 책 '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수행이야기'를 내놓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천진 스님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홍익대 미대에 다시 입학했다가 대흥사에서 참선 수행을 통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자유와 행복을 느낀 후 2000년 수덕사 견성암으로 출가했다.
현현 스님은 부산대 음대를 졸업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다 역시 2000년 견성암으로 출가, 속가의 아버지이자 불가의 스승인 정봉무무 스님의 지도 아래 간절한 마음으로 수행하고 있다.
책이 출간된 후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 스님들이 왜 그런 고생을 하며 수행할까'라는 호기심을 느낀 사람들, 슬픈 사연을 안은 사람들이 홍서원으로 모여들었고 스님들은 그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려주면서 함께 성장했다.
천진, 현현스님이 지난 책의 속편 격으로 낸 '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행복이야기'(불광출판사)는 스님들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홍서원을 찾은 사람들에게 들려준 법문을 묶은 책이다.
날마다 새벽 2시30분에 일어나 예불하고 곤충 한 마리도 죽이지 않고 산새, 나무, 꽃, 바람과 어울리면서 청빈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불교의 근본 가르침인 사성제와 팔정도에 맞춰 분류해 실었다.
'누구 없느냐고 묻지 말고 사람을 키워라' 같은 장에는 조계종단의 어른 스님들을 향한 쓴소리도 담았다.
천진, 현현스님이 정봉무무 스님에게 질문하고 정봉무무 스님이 답한 형식으로 된 글에서 정봉무무 스님은 "깨달은 사람이 다음 생에도 수행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아. 세세생생 보살도의 삶을 살겠다고 해야 맞는 말이야" "종단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위치에 있는 분들이 자기 상좌 자랑하면 되겠나? 모든 수행자를 다 당신 상좌라고 여겨야 맞는 거잖아"(이상 226쪽)라고 말한다.
304쪽. 1만2천800원.
문화연예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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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스님들의 못말리는 행복이야기
지리산 스님들의 못말리는 행복이야기
입력 2010-05-22 08:09 |
수정 2010-05-22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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