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사람의 삶에서 지성과 과학이 지닌 압도적 우위에 맞서 감정과 원시적 세계관을 대변한다. 예술은 우리의 몸과 마음속에 있는 짐승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점점 멀어지는 현상을 걱정스럽게 바라본다."(192쪽)
소설가이자 사회평론가인 복거일(64) 씨가 문학 에세이집 '수성의 옹호'(문학과지성사)를 통해 문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면서 '수성(獸性)과 인성(人性)의 조화'를 강조했다.
저자는 "우리 몸과 마음속엔 짐승과 사람이 함께 살며, 그 둘은 때로 협력하고 때로 다툰다"며 "인성과 수성이 맞설 때, 예술은 선뜻 수성의 편을 든다"고 말했다.
그는 "문명이 발전할수록, 문명에 몰린 우리의 수성을 옹호하는 예술의 기능도역설적으로 중요해진다"며 "우리의 수성과 인성을 조화시키면 문학은 보다 높은 차원의 질서에 이를 수 있고, 아울러 사회적 문제들과 연관성이 있는 지적 활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여러 매체에 기고한 글 중 문학에 관한 것들을 묶은 이 책에서 저자는 상업주의 문학작품과 영상매체의 득세, '사이버 스페이스'의 등장 등 불안 요인에도"가까운 미래에 문학을 크게 위협할 만한 현상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먼 미래의 문학에 대해서는 "소설은 아마도 '박물관 예술'이 될 것"이라며"소수의 애호가들이 즐기고 연구하지만, 대중들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자연히 필요한 시장을 확보하거나 뛰어난 재능들을 끌어올 만한 활력을 지니지 못한 예술 형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는 "중요한 것은 예술 자체이지 우리에게 익숙한 예술의 모습은 아니다"라며 "예술의 핵심인 이야기는 영원하다"고 강조했다.
"분명한 것은 이제 막 시작된 3천년기에도 예술은 융성하리라는 점이다. 새로운기술들과 사회환경이 나타나면서 묵은 예술 형식들은 쇠퇴하고 새로운 예술 형식들이 끊임없이 나올 것이다. 그래도 예술이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기라는 사실은 그대로남을 것이다."(25쪽)
이와 함께 세계화 시대의 한국 문학에 대해서는 "보다 큰 보편성을 얻기 위해 애써야 한다"며 "그동안 줄곧 눈길을 안으로 돌려서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었고 폐쇄적이었으며 밖으로 눈길을 돌리고 세계를 향해 문을 연 적이 너무 드물었다"고 저자는 지적했다.
286쪽. 1만2천원.
문화연예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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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거일이 말하는 문학의 미래
복거일이 말하는 문학의 미래
입력 2010-07-27 10:18 |
수정 2010-07-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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