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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기자이미지 서울=연합뉴스

'적벽대전', '오림대전'으로 바뀌어야

'적벽대전', '오림대전'으로 바뀌어야
입력 2010-09-20 10:16 | 수정 2010-09-2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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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 조조, 손권, 주유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영웅호걸. 그리고 적벽대전, 삼고초려(三顧草廬), 계륵(鷄肋) 등의 많은 고사성어…. '삼국지'는 동아시아의 영원한 고전이다.

    그 내용을 이미 알아도 늘 다음 문장이 궁금해진다.

    수많은 평역서가 출간됐고 최근에는 영화, 만화, 게임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삼국지를 소재로 한 문화상품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오랜 세월을 두고 많은 작가가 다시 쓰고 영화 등으로 재탄생하면서 많은 부분이 왜곡되거나 각색된 것도 사실이다.

    신간 '삼국지 교양 강의'(돌베개 펴냄)는 정통 역사학자 리둥팡(黎東方.1907-1998)이 썼다는 점에서 기존 삼국지 해설서와 차별화한다.

    칭화(淸華)대에서 사학을 전공하고 중국 근대사상가 량치차오(梁啓超)에게서 가르침을 받았으며 "역사는 마음대로 추측할 수 없다"는 역사관을 지닌 그는 이 책에서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삼국지 인물들과 사건을 살펴본다.

    '삼국지'의 최고 하이라이트인 적벽대전에 대해서는 지리학적 증거에 근거해 적벽대전은 엄밀하게 말하면 적벽(赤壁)이 아니라 오림(烏林)에서 벌어졌다고 지적한다.

    적벽에서 양군이 만나 싸운 것은 초기 한 차례뿐이었고 결전이 벌어진 것은 장강 북쪽 기슭 오림이었으며 따라서 적벽대전이 아니라 오림대전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또 나관중의 역사소설 '삼국지연의'는 문학적 면에서는 큰 성과를 거뒀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이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적벽대전에서 제갈량이 동남풍을 불게 했다는 삼국지연의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동남풍이 없었더라도 화공(火功) 계획은 진행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황개가 건초를 실은 배에 불을 붙이고 조조군 배 가까이에 간 것은 수력을 이용한 것이지 풍력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던 '삼국지' 영웅들의 다른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삼국지연의'에는 장비가 무예는 출중하지만 성격이 급하고 지략이 부족한 인물로 묘사돼 있지만 저자는 장비가 부유한 집안의 자제로 글씨를 잘 썼고 취미로 미인화를 즐겨 그린 인물이라고 반박한다.

    여포, 원술, 공손찬 등 이른바 실패한 인물들에게도 따로 지면을 할애해 설명하며 이들이 만약 태평성대에 살았다면 "그 지경으로 망가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문현선 옮김. 647쪽. 2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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