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국제 미인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하현정(23) 씨는 "1위를 했을 당시 얼떨떨하고 어안이 벙벙했다"며 "그렇지만 '아 해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하씨는 15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위를 할거란 생각을 전혀 못했었다"며 "처음에는 톱5에만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2010 미스코리아 미(美) 하현정씨는 지난달 25일 중국 칭저우에서 열린 '2010 미스 투어리즘 퀸 오브 더 이어 인터내셔널 대회'(Miss Tourism Queen of the Year International)에서 75명의 참가자 가운데 1위인 미스 투어리즘 퀸에 선발됐다.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관광산업의 발전과 국제문화 교류를 목적으로 1993년 스리랑카에서 처음 열렸으며 2004년부터 매년 중국에서 열린다.
"동양 사람들이 톱5 안에 드는 게 힘든 일인 데다 주최사가 중국과 말레이시아였는데 그 나라 출전자들을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았어요. 막상 1위에 '코리아'가 불리고 난 뒤에도 전 줄 몰랐어요. 옆을 봤더니 절 쳐다보고 있더라고요.(웃음)" 그는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로 미소와 인사를 꼽았다.
"다른 나라 친구들보다 더 많이 웃고 인사하자는 생각 하나로 19박 20일의 합숙을 보냈어요.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힘들수록 더 웃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런 모습을좋게 봐주셔서 이런 결과가 있지 않았나 싶어요." '코리아'란 타이틀을 달고 합숙을 하는 동안 그는 대한민국 대표라는 생각에 자긍심을 느꼈다고 했다.
"국제대회에서 1위를 하니까 우리나라를 인정해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한국의 미를 조금이나마 알렸구나 생각에 뿌듯하고 예전보다 더 우리나라에 대한 애정이 생긴 것 같아요."
하현정씨는 이번 대회에서 특별상인 미스 매력상도 받았다.
그러나 특별상 수상자로 먼저 불렸을 때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다.
톱5 안에 들지 못해 받는 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특별상을 받았을 때 탑 5 안에 못 들거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얼굴은 웃고 있지만 마음은 좋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합숙하면서 한번도 한식을 못 먹어서 한식이 많이 먹고 싶었다"는 그는 대회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첫 날 가족과 함께 보쌈과 치킨을 시켜 먹었다며 웃었다.
하현정씨는 기자회견장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아버지가 재작년에 갑작스레 돌아가시면서 그는 장녀로서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그는 "가족에 대해 전보다 더 애틋해졌다"며 "항상 엄마랑 동생을 생각하면 울컥울컥한다"며 눈물 지었다.
전남 광주 출생인 하씨는 동국대학교 연극과 재학 당시 교내 연극과 뮤지컬에 출연하며 배우의 꿈을 키웠다.
다른 미스코리아 선배들처럼 연예계 진출을 꿈꿀 법도 한데 시기상조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에게는 스타의 꿈보다 연극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이 크다.
"전공을 살려서 연극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극으로 연기력을 좀 더 쌓아야죠. 연극으로 기초를 다진 후 그때면 모를까 아직은 연예계에 진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요." 그는 닮고 싶은 배우로 미스코리아 선배이자 대학교 선배인 고현정을 꼽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 받고 감동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하씨는 "앞으로 1년간 미스코리아로서 봉사에 앞장설 것"이라며 "항상 겸손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밝게 웃었다.
하현정씨는 이날 대한산업보건협회 부설 한마음 혈액원의 헌혈 홍보대사로도 위촉됐다.
문화연예
서울=연합뉴스
세계미인대회 1위 하현정 "해냈다는 느낌"
세계미인대회 1위 하현정 "해냈다는 느낌"
입력 2010-10-15 15:02 |
수정 2010-10-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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