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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기자이미지 서울=연합뉴스

목포서 치유하는 깊은 슬픔

목포서 치유하는 깊은 슬픔
입력 2010-10-27 15:23 | 수정 2010-10-2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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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폐아였던 아들이 물놀이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남편까지 교통사고로 아들을 따라간다.

    '나'는 텅 빈 집에서 빵과 막걸리로 배를 채우며 초점 없는 눈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소설가 공선옥(47) 씨의 신작 장편소설 '영란'(문학에디션 뿔 펴냄)의 주인공은 갑자기 가족을 모두 잃고 홀로 남는 고통을 마주한다.

    이 소설은 그 아픔으로 생의 의지를 버렸던 '나'가 슬픔을 딛고 일어서는 과정을 그린다.

    '나'는 어느 날 밀린 인세 문제로 남편 선배의 친구이자 남편이 운영하던 출판사에서 책을 낸 작가인 이정섭을 만난다.

    자신의 외도로 이혼하고 아내와 딸을 독일로 보낸 이정섭은 홀로 남은 '나'가 남 같지 않다.

    '나'는 친구의 부고 소식에 갑자기 목포행 기차를 탄 이정섭을 따라갔다가 그 도시에 남게 된다.

    갈 곳 없는 '나'는 식당을 함께 하는 영란여관에서 일하며 '영란'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영란은 고단한 생활 속에서도 정을 듬뿍 가진 사람들의 도움으로 삶의 기운을 찾아간다.

    정섭 역시 목포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며 가정을 지키지 못한 아픔에서 조금씩 벗어난다.

    소설은 슬픔을 감추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상처를 보듬는다.

    항구도시목포의 구수한 사투리로 빚어진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온기를 전한다.

    "그것은 눈물이라는 수맥이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생성된 눈물길이 통하고 있어서였다. 그것은 그러니까, 예기치 않은 순간에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파인 가슴이 만들어낸 샘이었다. 그 사람들은 살아 있는 동안, 그 눈물샘에서 솟아나는 눈물을 먹고 살아가야 하는 운명이 시작된 셈이다."(69쪽)

    작가는 "이 글은 사는 것이 슬프다고 살지 않을 수 없는 한 서러운 인간에 관한이야기"라며 "'지금 슬픈 사람'들이 자신의 슬픔을 내치지 않기를 바란다.

    슬픔을 방치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는 슬픔을 돌볼 시간"이라고 '작가의 말'에서 말했다.

    272쪽. 1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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