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이후 조업이 통제되고 있는 연평도에서 일부 어민들이 다시 출어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포격 이후 8일째에 접어들면서 인천에 나와 있는 어민들도 해양경찰에 출어 가능성을 문의하는 등 생계전선으로 복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30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연평도 선주와 선장들은 포격이 있던 지난 23일부터 3일간 개인 어선 30척에 나눠 타고 도망치듯 섬을 떠났다.
이렇게 대피한 어선과 예전부터 인천 등지로 나와있던 36척을 빼면 이날 현재 연평도에는 30척의 어선만이 남아 있다.
서해 대표 꽃게 산지인 연평도 어민들은 섬 남쪽에 오각형 모양으로 구획된 '연평어장(764㎢)'으로 출어, 꽃게 등을 잡는다.
이곳에서는 금어기 규정으로 4~6월, 9~11월에만 꽃게잡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예년 이맘때 같으면 한창 조업에 바쁠 시기다.
연평도를 제외한 서해 5도 어장에서는 포격 후 조업 중단 조치가 내려진 지 3일만인 26일 출어가 허용돼 어선들이 바다로 나갔지만 연평도에서는 조업이 허용되더라도 배를 타고 나갈 어민이 없다.
인천으로 대피한 어민들은 뱃길로 3~4시간은 족히 걸리는 연평어장으로 돌아가 조업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평도에 남아있는 어민들도 당장 내일이라도 군.경의 조업 재개 신호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며 출어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날 오전 9시께 연평도에서 만난 멸치잡이 어민 박철훈(56)씨는 어구를 손질하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박씨는 "오늘부터 조업을 해도 된다고 들었다. 인천에서 어선들도 기름을 넣는 등 내일부터 조업하려고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 확인해본 결과 이날부터 조업이 허용된 것은 아니며 인천해양경찰서와 연평도 현지 군 부대가 이 문제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통합방위 '을종사태'가 내려진 데 이어 29일에는 연평도 전체가 통제구역으로 설정된 가운데 안전상 이유로 조업 재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인천에 나와 있는 어민들이 어선을 끌고 연평어장으로 가서 조업하는 것이 가능하냐는 문의전화는 몇 차례 있었다"라며 "일부 어민은 연평어장이 안되면 서해 특정해역에서라도 조업이 가능하냐고 물을 정도로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라고 말했다.
출어가 재개되더라도 지난 포격 이후 8일째 손을 놓고 있던 어민들은 얼마나 피해가 났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박씨는 "연평도 앞바다에 1천500만원짜리 안강망을 50틀이나 쳐 놨는데 빨리 건지지 않으면 조류에 떠내려가 되찾을 방법이 없다"라며 "꽃게 잡는 그물틀이야 나중에라도 건지면 되지만 안강망은 2일만 지나도 물고기가 꽉 들어차 쓸려가 버리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먹고 살려면 하루라도 빨리 일을 해야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연평도에서 지난 12년간 꽃게잡이 어선을 탔다는 김모(35) 선장은 "개당 1천200만원짜리 어구 10여개를 바다에 두고 왔다. 시간이 지나면 어구 위치를 표시해둔 부표마저 떨어져 나가면 어구를 아예 잃어 버리기 때문에 한시가 급하다"라고 말했다.
인천으로 대피해 있는 연평도 선주협회장 신승환씨는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답답하기 이를 데가 없다. 오늘 선주들끼리 대책 마련을 위해 모이기로 했다. 여러가지로 힘든 가운데 어서 상황이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사회
인천=연합뉴스
인천=연합뉴스
조업중단 풀리나..출어준비 서두르는 연평 어민
조업중단 풀리나..출어준비 서두르는 연평 어민
입력 2010-11-30 13:28 |
수정 2010-11-30 13:28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