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28)가 9경기 연속 홈런으로 대기록 행진을 마감하면서 류현진(23.한화)과 최우수선수(MVP) 경쟁도 한층 뜨겁게 달아오르게 됐다.
시즌 출발부터 안정적인 투구로 마운드를 지배해온 류현진에게 여름부터 무서운상승세를 탄 이대호가 '세계 신기록'을 앞세워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이대호는 지난 2006년 이만수(1984년.당시 삼성)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타격 부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MVP는 류현진에게 양보해야 했다.
혜성같이 등장한 신인 류현진이 다승(18승)과 평균자책점(2.23), 탈삼진(204개)을 모두 석권하며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대호의 당시 기록은 타율 0.336에 26홈런, 88타점으로 세 부문 모두 지난 10년간 가장 낮은 기록이라 류현진보다 가치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대호와 류현진은 올해 4년 만에 MVP를 놓고 치열한 '리턴 매치'를 벌이고 있다.
날이 더워지면서 6월부터 홈런포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한 이대호는 연속 홈런 행진을 마감한 15일까지 타율 0.367(1위)에 홈런 38개(1위), 타점 111개(2위)등을 올려 타격 대다수 부문 상위에 포진하고 있다.
올해 한 단계 발전한 투구를 선보이는 류현진 역시 다승(15승)과 평균자책점(1.63), 탈삼진(171) 등에서 모두 1위를 달리며 생애 두 번째 트리플 크라운을 향해 순항 중이다.
그러나 불과 1주일 전까지만 해도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류현진이 한 발짝 앞선다는 평가가 많았다.
타선의 지원이 빈약한 탓에 다승 부문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평균자책점과 탈삼진에서 2위를 멀찌감치 따돌려 놓은 상황인데다 올해 출전한 2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해 6이닝 이상 던져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완투 5차례, 완봉 3차례를 기록하며 혼자 힘으로 승리를 책임지고 있는데다 지난 5월11일 LG와 청주경기에서는 무려 17개의 삼진을 뽑아내며 역대 최다 기록을 수립하는 등 인상적인 발자취를 남겼다.
이대호의 활약 역시 눈부셨지만, 지난주까지만 해도 타점 부문에서 팀 동료 홍성흔에게 9개 차로 뒤져 있어 트리플크라운 달성도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어 나선 네 경기에서 연달아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 4일 두산과 잠실경기 이후 9경기 연속 홈런으로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의 기록까지 뛰어넘는 '세계 신기록'을 작성한 것이다.
1주일 만에 류현진에 뒤지지 않는 인상적인 발자취를 남긴데다 타점 부문에서도 홍성흔에 2개 차로 따라붙어 역전을 눈앞에 뒀다.
예년과 달리 체력도 떨어지지 않고 있어 2003년 이승엽(56홈런)과 심정수(53홈런) 이후 사상 세 번째로 50홈런 고지에도 도전해볼 수 있는 위치가 됐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나오지 않았던 전 경기 퀄리티스타트 대기록에 바짝 다가선 류현진과 메이저리그 홈런 기록을 넘어선 이대호가 한치 양보 없는 경쟁을 벌이면서 마지막까지 MVP의 향방은 안갯속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스포츠
서울=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프로야구> 이대호 홈런 행진에 MVP도 '점입가경'
<프로야구> 이대호 홈런 행진에 MVP도 '점입가경'
입력 2010-08-15 20:34 |
수정 2010-08-1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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