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할만한 197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기밀문서가 공개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 보도했다.
양국 관계를 연구하던 한 미국 학자가 입수한 남아공의 당시 기밀문서에 따르면지난 1975년 3월, 남아공의 PW 보타 국방장관은 현재 이스라엘 대통령인 시몬 페레스 당시 국방장관과 만나 '샬레' 거래에 대한 관심을 표했다.
'샬레'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이스라엘산(産) 예리코 미사일을 지칭하는 암호명이다.
이 같은 요청에 페레스 국방장관은 '탑재 장비는 3가지 크기를 이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가디언은 같은 날 작성된 남아공 측의 핵무기 분석 문건 등을 종합해 봤을 때 '3가지 크기의 탑재장비'는 재래식 무기와 화학무기, 핵무기를 지칭하며, 결국 이 같은 거래 제안은 이스라엘이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핵무기 제조공장으로 추정되는 디모나 핵시설의 사진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핵 보유 사실을 나타내는 문서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그간 핵무기 보유 여부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NCND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양국 국방장관은 양국 간 군사관계 관리에 대한 광범위한 합의에 서명했고, 합의 내용을 한 쪽이 일방적으로 외부에 공개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기밀 사항으로 남기기로 했다.
양국 관계를 연구하던 미국 학자인 사샤 폴라코프-서랜스키는 남아공 정부에 요청해 기밀 목록에서 해제된 이 문서를 입수했으며, 이 같은 내용을 자신의 저서 '무언의 동맹'에 수록했다.
한편, 이스라엘 대통령실은 24일 성명에서 "이스라엘은 남아공과 핵무기 거래 협상을 한 적이 없다"며 이 신문의 보도 내용을 공식 부인했다.
대통령실은 이 신문의 결론이 "확고한 사실이 아닌 남아공의 문서에 대한 선택적 해석에 근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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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스라엘 핵보유 입증 기밀문서 있다"
"이스라엘 핵보유 입증 기밀문서 있다"
입력 2010-05-24 21:36 |
수정 2010-05-2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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