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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홍콩=연합뉴스

홍콩 '세계최고가 아파트' 거래 불발

홍콩 '세계최고가 아파트' 거래 불발
입력 2010-06-16 11:24 | 수정 2010-06-1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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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값에 분양된 것으로 알려졌던 홍콩의 호화아파트의 거래가 불발됐다.

    홍콩의 헨더슨 부동산개발(發展商恒地)은 15일 지난해 말 분양완료됐다고 발표한 호화아파트 `콘두잇로드 39아파트(중국명 天匯아파트)' 25채 가운데 5채만 최종적으로 거래됐으며, 나머지 20채는 계약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계약이 취소된 아파트에는 지난해 10월 무려 4억3천900만홍콩달러(682억원)에 팔린 것으로 발표됐던 `68층 A형'(6천158 제곱피트)도 포함돼 있다고 핸더슨 부동산개발은 밝혔다.

    침실 5개로 복층형인 이 아파트의 제곱피트당 가격은 7만1천280홍콩달러(약 1천100만원)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로 기록됐다.

    콘두잇로드 39아파트는 호화아파트들이 밀집돼 있는 홍콩섬 미드레벨에 위치해 있다.

    헨더슨 부동산개발은 전체 아파트 25채 가운데 1채는 지난 3월 대금 결제가 완료됐으며, 이후 나머지 24채 가운데 20채의 경우 계약금 미납 등으로 계약이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헨더슨 부동산개발은 "판매가의 5%인 계약금을 완납하지 않아 계약이 취소됐다"고 밝혔다고 홍콩경제일보, 명보(明報) 등 현지 신문들이 16일 일제히 보도했다.

    거래가 성사된 5채의 아파트들도 제곱피트당 가격이 3만3천658홍콩달러에서 4만900홍콩달러 사이로,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던 `68층 A형'의 7만1천280홍콩달러에 훨씬 못미친다.

    이에 대해 홍콩의 학계와 시민단체에서는 헨더슨 부동산개발측이 완전히 계약이성사되지 않은 아파트를 팔린 것처럼 `부풀리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법조계와 정계 일각에서는 콘두잇로드 39아파트의 거래 내역을 엄밀하게 조사하고 부동산 거래의 가격조작을 방지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문회보(文匯報)가 "하늘로 치솟던 호화아파트 가격신화가 사라졌다"고 평가하는 등 홍콩의 신문들도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리쇼키(李兆基) 헨더슨(恒基兆業) 부동산그룹 회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말 실제로 콘두잇 39아파트 25채에 대한 계약이 이뤄졌었다면서 미분양아파트를 파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아파트 판매가격을 낮출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아파트를 판매하는 것은 쉬운 문제"라고 말했다.

    리쇼키 회장은 중화권에서 리카싱(李嘉誠) 허치슨 왐포아 및 청쿵(長江)실업 회장에 이어 두번째 부자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의 주식 신(神)' '아시아의 워런 버핏' 등으로 불리는 리쇼키 회장은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브스가 발표한 '2010년 억만장자' 순위에서 185억달러의 재산으로 세계 22위에 기록된 바 있다.

    콘두잇로드 39아파트는 지난해 말 분양 당시부터 층수 표시 등을 놓고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콘두잇로드 39아파트는 실제로는 40층 규모이지만 회사측은 `68층 A' `68층 B' 등의 호수를 매겨 분양에 나섰기 때문이다.

    중국과 홍콩인들이 부를 상징하는 8자를 선호하는 대신 죽음을 의미하는 4자를 싫어하는 심리를 아파트 판매에 활용한 것이다.

    이 아파트의 분양을 계기로 홍콩 고가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행정수반인 도널드 창(曾蔭權) 행정장관까지 `집값잡기'에 나서기도 했다.

    창 행정장관은 지난 3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는 매일 부동산 가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시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시장의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행동을 취할 것이다.

    만일 부동산 거래에 거짓이 있다면 정부는 그것에 대해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존 창(曾俊華) 재정사장(경제부총리격)도 지난 4월 부동산 개발업자에 대해 분양 가격을 웹사이트를 통해 사전에 고지하도록 하는 등 주택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홍콩 정부는 부동산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지난 4월부터 2천만홍콩달러 이상의 고가 주택에 대해 거래세를 기존 3.75%에서 4.25%로 인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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