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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넘은 까치, '한국만화 살리기' 나섰다

서른 넘은 까치, '한국만화 살리기' 나섰다
입력 2011-03-13 09:02 | 수정 2011-03-1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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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 넘은 까치, '한국만화 살리기' 나섰다
    "한국 만화를 살리려면 독자들은 좋은 만화를 사줘야 하고, 만화가들은 이에 부응해 내용이 충실한 만화를 그려야 합니다."

    인기 만화가 이현세(55) 씨가 '한국 만화 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가 침체에 빠진 한국 만화를 살리기 위해 '만화사랑'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난달 22일부터 모집을 시작한 '만화사랑 서포터즈'는 20여일 만에 400여 명이 가입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만화사랑 서포터즈'는 만화를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서포터즈가 되면 한국 만화를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벌이게 된다.

    서른 넘은 까치, '한국만화 살리기' 나섰다
    지난 11일 경기도 부천에 있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이 이사장은 "만화가 (영화, 드라마 등의) 원천 콘텐츠로 각광을 받고 있지만 한국 만화를 살리려면 만화 자체가 팔려야 된다"면서 "만화가들은 내용이 충실한 만화를 그려야 하고, 독자들은 좋은 만화를 돈을 주고 사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에게 '만화를 사서 보십니까'라고 물어보면 '아니오'라고 대답합니다. '만화사랑' 캠페인은 (영화 불법다운로드 추방 캠페인인) '굿다운로더 캠페인'과 비슷합니다. 좋은 만화를 돈을 주고 보고, 우리 만화를 사랑해달라는 운동입니다. 웹툰(인터넷 만화)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웹툰은 양면을 갖고 있습니다. 웹툰의 긍정적 측면은 누구나 만화가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웹툰을 통해 '만화는 돈을 주고 사서 보는 게 아니다'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입니다. 웹툰이 부메랑이 돼서 한국 만화를 죽이지 않도록 접점을 찾아야 합니다."

    이어 "드라마는 집에서 보고, 영화는 영화관에 가서 돈을 내고 보듯 공짜로 보는 만화도 있고, 돈을 주고 사서 보는 만화도 있어야 한다"면서 "더 많은 콘텐츠를 만화에 담는 것은 만화가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는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데 학습 만화의 판매 부수가 100만 부, 1천만 부가 넘어가는 것은 사람들이 '정말 필요하다' '사고 싶다' '소장하고 싶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만큼 팔려나가는 것"이라면서 "우리 만화가들이 자성하고 노력하고 도전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다음 달부터는 한국만화가협회와 함께 '(만화)칸을 열어요'라는 주제로 100인의 유명 인사들이 참가하는 만화 사랑 릴레이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며,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그는 "젊은 작가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면서 특히 남미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로 젊은 작가들의 활동 무대를 넓혀줘야 합니다. 작년까지는 우리 만화가 일본 시장에 많이 나갔는데 올해부터는 남미 시장으로 눈을 돌려볼 생각입니다. 유럽은 만화를 예술로 접근해 우리와 기본적으로 성향이 다르고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라 제약이 많고 검열도 많아 시장에 진입하기가 어렵습니다. 반면 남미는 경제력이 커져서 만화책을 사볼 여유가 생긴데다가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서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겁니다."

    그는 "남미 사람들은 매운 음식과 춤추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등 우리와 정서가 비슷해 시장 접근이 쉽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미국 시장에 바로 접근하는 것보다 남미에서 북미로 올라가는 전략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1978년 월남전을 다룬 '저 강은 알고 있다'로 데뷔한 이 이사장은 30여 년을 만화가로 쉼 없이 달려왔다.

    그의 '분신'과도 같은 '까치'도 올해 32살이 됐다.

    서른 넘은 까치, '한국만화 살리기' 나섰다
    '까치'는 1979년 만화 '시모노세끼의 까치'에 처음 등장한 이후 그의 최고 히트작인 '공포의 외인구단'을 비롯해 '지옥의 링' '떠돌이 까치' '남벌' 등의 주인공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남성적인 만화를 그려온 그에게 여성 캐릭터인 '엄지'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를 그려볼 생각은 없느냐고 묻자 "딸이 둘이나 있지만 여자들 마음을 아는 게 너무 어렵다"며 웃었다.

    한평생을 만화와 함께 한 그에게 만화란 무엇일까.

    "만화는 제게 밥 같은 거에요. 매일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먹어도 먹어도 다시 배가 고파지는 밥 같은 겁니다. 앞으로 10년 동안 어떤 만화를 그릴지 고민하고 있어요. 저처럼 50대인 까치를 그릴지, 10살짜리 까치를 그릴지 아직 결정을 못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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