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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 교황의 내면 다룬 '하베무스 파팜'

[칸영화제] 교황의 내면 다룬 '하베무스 파팜'
입력 2011-05-14 16:40 | 수정 2011-05-1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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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은 가톨릭의 가장 큰 어른이지만 어깨에 진 짐도 그만큼 무겁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칸 영화제 경쟁부문을 통해 소개된 난니 모레티 감독의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은 권위적이고 '도도한' 교황의 모습보다 그가 느끼는 고뇌와 인간적인 얼굴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위트 있으면서도 무게감이 있는 이 영화는 기자 시사 후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영화제 기간 매일 발간되는 스크린데일리에서는 평점 2.3점을 얻었다.

    4편의 경쟁작이 공개된 가운데 린 램지 감독의 '위 니드 투 토크 어바웃 케빈'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순위다.

    하베무스 파팜은 '우리는 교황이 있다'는 뜻의 라틴어다.

    교황선출식 '콘클라베'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교황이라는 자리가 선망의 대상이 아닌 어깨에 걸머진 무거운 짐을 진 자리라는 점을 에둘러 보여준다.

    교황 선출식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교황으로 당선된 멜빌. 신임 교황의 연설을 간절히 기다리는 대중의 기대를 외면한 채 그는 소리를 지르며 자리를 박차고 나선다.

    당황한 추기경들은 최고의 정신분석학 전문의를 불러 교황의 심리 상태 점검에 나서지만 특별한 원인은 발견되지 않는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교황청은 교황의 외부 치료를 결정하고, 멜빌은 심리치료사를 만나기 시작한다.

    멜빌은 외부로 나가 심리상담에 나서던 중 수행비서를 따돌린다.

    "내가 잃어버린 것을 찾을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만을 남긴 채 그는 바티칸시 이곳저곳을 방문하며 옛 기억을 떠올린다.

    "나는 배우였어. 이젠 지쳤어.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리허설의 삶이 지겹다"는 멜빌의 대사는 평생을 교계에 헌신했지만 자아는 잃어버린 공허한 삶을 직격한다.

    세 자매의 좌절된 꿈을 그린 체호프의 '세 자매'는 꿈이 좌절된 멜빌의 상태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영화는 멜빌뿐 아니라 저마다 교황의 자리를 외면하는 추기경들의 모습을 건드린다.

    이탈리아의 우디 앨런이라고 불리기도 한 모레티 감독의 영화답게 풍부한 유머가 빛을 발한다.

    교황이 되기 싫어하는 추기경들의 심리를 담아내고, 여전히 프로이트에 경도된 정신분석학자들을 비꼬는 대목은 큰 웃음을 준다.

    모레티 감독은 시사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레티 감독은 "TV에 나오는 바티칸의 모습을 그리려 하지 않았다. 좀 더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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