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그냥 사랑 이야기에요."
MBC '휴먼다큐 사랑' '진실이 엄마' 편을 연출한 이모현(43) PD는 사랑이란 단어에 힘을 줬다.
최근 여의도 MBC에서 만난 그는 '진실이 엄마'는 어머니와 자녀의 사랑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진실이 엄마'로 인해 행여나 故 최진실의 가족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편집하면서 고민이 많았는데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자고 생각했어요. 어머니의 최진실, 진영 씨에 대한 사랑, 그리고 생전 두 남매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 진실 씨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 그리고 지금 어머니의 손자들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어요. 보고나면 시청자분들이 가족에게 힘을 불어넣고 격려해 주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만들었어요." 1991년 MBC에 입사한 이모현 PD는 '성공시대' 'W' 'PD수첩'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잔뼈가 굵었다.
2006년에는 여성 PD 출신으로는 최초로 'PD수첩'의 진행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진실이 엄마'에 앞서 그는 이영애와 비, 김명민을 다룬 명사 다큐를 찍었다.
"원래부터 명사다큐에 관심이 있었어요. '성공시대'를 하던 1990년대 말에는 사회적으로 성공의 기준에 대한 합의점이 있었는데 지금은 성공에 대한 패러다임 자체가 다양해요. '성공시대'를 하기가 불가능한 시대인 거죠. 그래서 사람들이 성공했다고 생각할 만한 인물을 찾다보니 명사들이 있더라고요. 적어도 그들이 유명하다는점은 모두 인정하잖아요. 이 사람이 왜 유명한지 이면을 들여다보는 게 재미있겠다 생각했어요." 2008년 방송된 '나, 이영애'에서 이 PD는 한류스타로서 이영애의 위치를 조명했고 '비가 오다'에서는 비가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던 비의 3가지 선택을 들여다봤다.
2009년 '김명민은 거기 없었다'는 배우 김명민의 진지한 고민과 삶을 전해 호평받았다.
그는 "교양 PD들은 연예인과 친분이 없으니까 연예인들을 잘 모르고 촬영을 간다"며 "지켜보면서 아 이 사람은 이런 게 있구나 한다"고 했다.
연출자 입장에서 지켜본 연예인의 삶은 어땠을까. "그분들도 본인이 선택해서 그 길을 걷는 거긴 하지만 공인으로 사는 건 보통 배짱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강해야 하죠. 외부의 스트레스를 담담하게 받아칠 수 있는 내공이 있는 사람이어야 해요. 내면적으로 강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못 견디는 거죠. 전에는 배우나 개그맨, 가수들이 대단하다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옆에서 가까이 지켜보니 진짜 대단해요. 진짜 힘든 일인거 같아요." 카메라에 익숙한 연예인들이 다큐에서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을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당연하다"고 답했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100% 무장해제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일반인들도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수 있다"며 "그런 한계는 인정하고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27일 방송된 '진실이 엄마'는 故 최진실, 최진영 남매의 어머니 정옥숙(66) 씨의 이야기를 다뤘다.
화제의 주인공을 다룬다는 게 쉽지 않았을 터인데 시작은 의외로 단순했다.
딸 둘을 둔 그는 같은 어머니로서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심정에 관심이 갔다고 했다.
"처음 진영씨의 죽음을 전해 듣고는 어머니가 앞으로 어떻게 사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식 키우는 엄마 입장이면 다 저 같은 생각이 들었을 거에요. 일단 제의를 했는데 막상 하시겠다고 하니까 굉장히 조심스러웠어요. 질문 하나, 촬영 하나하나가 조심스럽고 어려웠어요. 그래서 초반 촬영은 많이 진행되지 못했어요. 어머니도 세상을 거의 끊다시피 사셨기 때문에 제작진이 편치 않으셨을 거에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정 씨가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촬영은 1월에야 본궤도에 올랐다.
이 PD는 "어머니가 인터뷰에서 진솔하게 마음을 열어줬다"며 제작진과 프로그램을 신뢰해 주셔서 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수시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 씨는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한번에 4~5시간씩 진행된 인터뷰는 40분 분량의 테이프로 30~40개에 달했다.
그는 편집을 하면서 정 씨의 인터뷰가 나올 때마다 울었다고 했다.
"진실 씨와 진영 씨가 효자, 효녀라고 하시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어요. 손자들을안 남겨주고 가면 내가 따라갈까봐 남겨주고 가고 굶어죽지 않게끔 재산을 남겨주고얼마나 효자냐고 너무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인터뷰가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부모의 상실감을 어떻게 말로 할 수 있을까요." 그는 정옥숙 씨가 버티는 힘은 사랑이라고 전했다.
"지금 어머니는 온몸으로 고통을 이겨내려고 사투를 벌이고 있어요. 이 땅의 어떤 어머니가 자식을 그렇게 보냈는데 괜찮을 수 있겠어요. 모성으로 견디어 내시는 거에요." 최진실의 두 자녀에 대해 그는 "구김살 없이 잘 컸다"며 "아이들이 나중에 이 다큐를 봐도 괜찮을 정도로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진이 공격받는 건 상관없는데 그게 조성민 씨나 아이들에게 향할까봐가장 걱정스럽다"며 "시청자들이 주인공에 대한 지나친 관심을 거두고 자신과 가족을 한 번 더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문화연예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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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현 PD "'진실이 엄마'는 사랑이야기"
이모현 PD "'진실이 엄마'는 사랑이야기"
입력 2011-05-28 08:42 |
수정 2011-05-2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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