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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서울=연합뉴스

황금 비율은 존재하는가

황금 비율은 존재하는가
입력 2011-06-28 11:37 | 수정 2011-06-2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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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 비율은 존재하는가
    1.6180339887…대 1.

    유명한 황금 비율이다.

    기원전 300년경 기하학의 창시자 유클리드가 처음 정의한 황금비는 한 직선을 둘로 나눌 때 긴 선분 대 짧은 선분의 가장 이상적인 비율을말한다.

    요즘은 황금 비율이라는 말이 이 숫자와는 무관하게 둘 이상의 구성 성분간의 조화로운 비율을 나타내는 말로 쓰이기도 하지만 1.618대 1이라는 숫자에 주목하면 꽤나 신화적인 면이 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 그리스의 파르테논,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모나리자', 비너스상 등 예술 작품뿐만 아니라 나선 모양의 조개껍데기, 솔방울, 해바라기 같은 자연물도 이러한 황금 비율을 따랐다는 것이다.

    루마니아 출신의 과학저술가 마리오 리비오가 쓴 '황금 비율의 진실'(공존 펴냄. 원제 'The golden ratio')은 이 신비로운 황금 비율에 담긴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고대부터 현대까지 수학, 물리학, 천문학, 생물학, 인류학, 경제학, 신학, 철학, 음악, 미술, 건축 등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황금 비율을 추적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자는 황금 비율과의 연관성에 대한 많은 주장들이 근거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황금 비율이 음악이나 미술, 건축에 의도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중반 이후라는 것이다.

    일례로 황금비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파르테논 신전의 경우도 근거로 쓰인 신전의 치수가 문헌마다 다른 데다 실제에 가까운 치수를 사용하면 폭과 높이의 비율이 황금 비율과는 거리가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들 역시 황금 비율보다는 자연수를 이용한 간단한 비율을 사용한 작품이 많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황금 비율 열광자'들이 이들을 1.618대 1이라는 숫자에 끼워맞추기 위해 임의로 선을 긋고 숫자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합리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계에 맞춘다. 비합리적인 사람은 세계를 자신에게 맞추려고 안간힘을 쓴다"는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을 인용하며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인간의 허약한 인식구조를 지적한다.

    "황금비는 인간이 발명한 기하학의 산물이다. 그러나 인간은 이 산물이 인간을 얼마나 마법적인 요정 나라로 인도할지 전혀 몰랐다. 기하학이 아예 발명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황금비에 대해 결코 알 수 없었을 것이다."(369쪽)

    권민 옮김. 432쪽.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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