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표백(漂白)'(한겨레출판 펴냄)의 장강명(36) 작가는 1978년 이후 한국에 태어난 사람들을 '표백세대'라고 부른다.
소설에 따르면 표백 세대는 '큰 꿈이 없는 세대'를 말한다.
작가는 책에서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이 세상을 흰색에 비유한다.
"어떤 문제점을 지적해도 그에 대한 답이 이미 있는, 그런 끝없이 흰 그림이야.(중략) 여기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우리 자신이 품고 있던 질문들을 재빨리 정답으로 대체하는 거야. 누가 빨리 책에서 정답을 읽어서 체화하느냐의 싸움이지. 나는그 과정을 '표백'이라고 불러."(77~78쪽) '아주 적은 양의 부를 차지하기 위해 이전 세대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경쟁을 치러야'(195쪽)하는 표백 세대들은 결국 연쇄 자살을 선택한다.
동아일보 기자인 장 작가는 22일 인사동에서 마련한 간담회에서 "미래가 없고 야심을 펼칠 공간이 없어지면 물리적으로 자살을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특히20대에게는 야심이 있어야 한다고 사회가 요구하기 때문에 더욱 절망적이라고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A대학교 경영학과에서 졸업을 앞둔 소설 속 '나'는 빼어난 미모에 카리스마까지갖춘 세연을 비롯해 휘영, 병권 등과 어울리지만 자신이 어떤 것도 바꿀 수 없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낀다.
그러다가 친구들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던 세연이 유서도 남기지 않은 채 학교 연못에 빠져 죽는다.
친구들은 세연의 사물함 속 USB에서 그가 남긴 파일을 발견한다.
파일에는 세연이 성장하면서 겪은 경험과 자살에 대한 논리 등이 담겼다.
이어 세연의 또 다른 친구로 역시 수려한 외모의 추윤영, 후배 병권 등은 현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줄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들의 죽음은 한 자살 사이트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이 알려진다.
현역 기자가 이야기꾼으로 나선만큼 소설 문체는 무척 간결하고 주제가 명확해 쉽게 페이지가 넘어간다.
세연의 파일 글이 소설 곳곳에 삽입돼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는 등 구성도 독특하다.
연세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한 작가는 2002년 입사해 사회부, 정치부를 거쳐 산업부에서 일하고 있다.
과학소설광으로 '월간 SF 웹진'을 창간해 운영했고 SF소설 '클론 프로젝트'를 낸 바 있다.
352쪽. 1만1천원.
문화연예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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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20대의 절망적 처지, 자살로 표현"
장강명 "20대의 절망적 처지, 자살로 표현"
입력 2011-07-22 17:33 |
수정 2011-07-2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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