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전문 매니지먼트를 가진 연예인들과 달리 일반인들은 방송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더 크다.
SBS '짝'은 지난달 31일 방송 후 한 여성 출연자가 불륜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글이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와 논란을 불러왔다.
당사자는 순식간에 검색어 1위에 올랐고 많은 누리꾼들로부터 비난 세례를 받았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되자 제작진은 지난 2일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해당 출연자가 (게시판 글의) 당사자는 맞지만 그 이해관계와 사실 여부에는 입장 차이가 존재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제작진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 험담, 욕설, 사생활 폭로 등으로 개인의 신상이심각하게 노출되고 이미지가 손상돼 일상이 어려워지는 것은 일반인에게는 감당할 수 없이 힘든 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짝'은 일반인들이 주인공이라는 점 때문인지 유사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앞서 '돌싱' 특집에 출연했던 한 출연자는 과거 에로 영화에 출연했다는 소문이불거지면서 인신공격성 댓글에 시달렸고 고졸 정비사를 택한 명문대 출신 여성은 당시 함께 출연한 연상의 사업가와 교제하고 있다는 소문에 휩싸이면서 구설에 올랐다.
일반인을 내세운 오디션 프로그램도 예외일 수 없다.
MBC '위대한 탄생'에서 노지훈은 과거 소속사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출연할자격이 없다는 비난에 직면했었고 엠넷 '슈퍼스타K'의 일부 출연자들도 방송 후 사생활 관련 내용이 무차별 공개됐다.
이처럼 일반인이 주인공인 프로그램의 경우 방송 후 화제가 됐던 출연자의 기본적 신상 정보는 물론 과거와 관련한 각종 '설'들이 인터넷에 난무하기 일쑤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이 논란의 근원지로 떠오르자 '짝'에는 우선 시청자 게시판을 없애야 한다는 요구가 쇄도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시청자와 제작진의 소통의 장은 필요하고 (게시판이) 프로그램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디딤돌이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며 게시판을 계속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생활이 논란이 되는 경우는 출연자가 방송에서 보여준 언행과 실생활이 어긋났을 때가 대부분이다.
'짝'의 여성 출연자도 방송에서는 참하고 남다른 배려심으로호평을 받았던 터라 후폭풍이 컸다.
'짝' 제작진은 실제를 왜곡하는 일은 없다면서도 "출연자의 과거행적까지 일일이 조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작년 '4억 명품녀' 사건처럼 출연자의 신상정보 캐기가 과장, 조작 방송 논란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일반인 출연자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창구가 마땅히 없다는 점이다.
연예인들은 소속사를 통해 공식 입장을 전하고 매체를 통해 직접 의견을 밝힐 수도 있지만 일반인들은 그런 통로가 거의 없다.
최아란과 그룹 톱스타처럼 자신의 미니홈피를 통해 입장을 전하는 게 고작이다.
공주대 배진아 영상학과 교수는 4일 "출연자가 방송을 통해 공인과 일반인의 중간 위치에 선 것처럼 여겨지지만 일반인은 자신을 보호할 수단이 없다는 점에서 타격이 크다"며 "또 인터넷 공간의 특성상 논란만 부각되고 해명은 남지 않는다는 점에서 폐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인터넷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며 "제작진이 게시판운영을 좀 더 조심스럽게 하거나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캐기에 대한 누리꾼들의 문제의식이 제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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