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없는 것을 나는 갖고 있다'가 깨달음이 아닙니다. 번뇌, 망상이 끊어지는 것이 깨달음입니다. (깨달음을 얻으려면) 열심히 꾸준히 정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동안거(冬安居) 결제를 하루 앞둔 9일 전북 고창 선운사 참당선원을 찾아 선원장 을광 스님에게 깨달음의 참뜻을 들었다.
"저는 산중에 박혀 앉아있는 사람이라 결제가 어떻고 이런 거 모른다"고 말문을 연 스님은 "다만 인간이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하고 훌륭하게 사는 것인가에 대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웠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면서 "새벽에 열심히 사는 분들이나 저나 특별하게 다른 부분은 없다"고 겸손해했다.
이어 "인간이 생노병사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 수행해야 한다"면서 "인간은 번뇌, 망상 때문에 올바른 길로 가지 못하는데 수행을 통해서만 그것을 바로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번도 주지 등의 직함을 달지 않고 30여 년간 선방과 암자에서 수행에만 매진해온 스님은 이날 꼿꼿한 모습으로 부처님의 가르침과 수행자의 본분에 대해 차분하게 이야기했다.
언론 인터뷰도 이번이 처음이다.
'개에게는 불성이 없다'는 구자무불성(狗者無佛性)을 화두 삼아 수행해온 스님은 "기본 10시간 정진하고 있다"면서 경제발전에 힘입어 사찰 살림이 넉넉해지면서 정진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스님은 "오늘날 그 어느 시대보다 가장 많은 수행승이 나왔고 가장 많은 정진을 하고 있다"면서 "예전에는 스님들이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탁발을 했는데 지금은 스님들이 시주로 절에서 의식주를 해결하기 때문에 밖에 나가 탁발하는 시간을 정진하는데 쓸 수 있다"며 후학들에게 정진에 힘쓸 것을 당부했다.
과거에 비해 깨달음(선지식)을 얻은 선승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 스님은 "선지식 기준이 어디있냐. 세속에 이름난 사람이 선지식이고 큰 스님이냐"고 반문하면서 "선지식의 기준을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산중에 평생 공부를 했는데 그 스님 속을 누가 알겠습니까? 저도 오늘 태어나서 처음으로 (언론) 플래시 받습니다. 제가 절에 와서 수행하는 곳에서만 살았는데 여기 있는 분 중에 제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역사적인 스님들이 다깨쳤습니까? 이것은 말씀드리기 애매한 부분입니다. 과거에 선지식이 많고 지금은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병원의 의사가 검증하겠습니까? 저와 같이정진하는 스님 중에 참 훌륭한 스님이 참 많습니다. 내가 공부를 얼마나 했는지는 내 양심만 아는 것입니다."
또 일반 불교 신도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공인된 선지식 스님에게 가서 올바른 수행법을 배우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안거(安居)는 스님들이 매년 여름과 겨울에 3개월씩 외부 출입을 끊고 참선 수행에만 정진하는 집중 수행 기간을 말한다.
조계종의 경우 10일부터 전국의 100여 개 선원에서 2천200여 명의 스님들이 3개월간 정진하게 된다.
이번 동안거 기간 선운사 참당선원에서는 선운사 주지 법만 스님을 비롯해 11명의 스님이 정진한다.
을광 스님은 "참당선원은 자연적으로 가장 정진하기 좋은 도량"이라면서 "스님들 외에는 거의 출입이 없으며 산새 소리나 들짐승 소리 외에는 아무 잡음이 없어 은둔생활, 수행 생활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고 소개했다.
선운사 주지 법만 스님은 "4-5년 만에 동안거에 들어간다"면서 "불교의 힘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수행에 있다"고 말했다.
문화연예
고창=연합뉴스
고창=연합뉴스
"번뇌.망상 끊어지는 게 깨달음입니다"
"번뇌.망상 끊어지는 게 깨달음입니다"
입력 2011-11-09 21:52 |
수정 2011-11-0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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