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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이미지 대전=연합뉴스

경찰간부 모친 살해‥"경찰 못믿겠다" 파장확산

경찰간부 모친 살해‥"경찰 못믿겠다" 파장확산
입력 2011-01-30 12:43 | 수정 2011-01-3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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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사 간부가 보험사기를 계획하고, 어머니를 숨지게 했다는 데 앞으로 누가 경찰 수사를 믿겠습니까?"

    경찰대를 졸업한 뒤 수사와 형사업무만 십여년 해온 베테랑 수사경찰이 모친을 폭행해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는 등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 시민과 누리꾼 사이에서는 물론, 같은 경찰 조직 내에서도 이 사건이 모든경찰의 염원이기도 한 '수사권 독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마저 흘러나오고 있다.

    30일 대전 둔산경찰서에 따르면 모친의 사채 2천만원을 갚으려고 보험사기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이모씨는 1990년 경찰대에 입학하면서 경찰에 투신, 21년째 근무해왔다.

    경찰대를 졸업한 이후에는 의무적으로 상설부대 지휘관으로 근무했던 일부 기간을 제외하고는 경찰생활 대부분을 일선 경찰서의 형사계.과장과 사이버수사대장 등 지방청 수사 분야 간부로 근무했다.

    30대 중반이던 2005년에는 경찰대 및 간부후보 등 경찰 조직 내 선배를 제치고 시험을 통해 경정으로 승진, 주위의 부러움과 질시를 동시에 받기도 했다.

    이씨는 명석한 두뇌를 바탕으로 수사.형사 분야를 골고루 거치면서 베테랑 간부로 고속 승진했기 때문에 이번 범행 사실을 접한 동료의 충격은 더욱 크다.

    이씨의 경찰대 선배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사람 일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눈앞에 벌어졌다"며 "꿈은 아닐까 생각도 해봤지만 엄연한 현실로, 아직도 그럴 리 없다고 믿고 싶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경찰에 대한 신뢰 또한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는 분위기다.

    한모(37.충남 천안)씨는 "시민의 억울함과 누명을 벗겨주기 위해 수사 간부는 도덕성과 전문성을 지녀야 한다고 본다"며 "이번 범행을 저지른 이씨는 범죄에 대한전문성만 지닌 것 아니냐. 이러니 경찰 못 믿겠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경찰이 이씨에 대해 존속살해가 아닌 존속상해치사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과 관련, 한 네티즌은 "수사과정에 증거물을 못 찾을까 봐 협상을 한 것 같다"며 '제식구 감싸기' 의혹마저 제기했다.

    문제는 경찰의 염원인 수사권 독립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경찰은 검찰이 독점하는 수사권을 나눠갖기 위해서는 수사 전문성 강화가 필수적인 것으로 보고, 경찰대를 설립해 수많은 엘리트 수사 인력을 배출해 왔으며, 줄기차게 수사권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이씨의 패륜성 범죄는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모 경찰서 형사는 "경찰대 출신 간부들 덕택에 수사 기법이나 수사력이 향상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너무 젊은 나이에 간부로 임용되다 보니 인성부분이 결여될 수도 있다.

    이번 사건은 항상 존재했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형사는 "수사권이 독립되어야 하는 것은 모든 수사경찰의 염원임이 분명하다"며 "이번 일이 수사권 독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씨는 30일 "보험사기를 내가 먼저 제의했다"며 전날 자백했던 당시의 진술을 일부 번복했다.

    이씨는 전날 자백하면서 어머니의 사채를 갚으려고 상해보험금을 타기 위한 보험사기 행각을 어머니가 먼저 제의했다고 진술했었다.

    이씨는 지난 21일 오후 11시27분께 대전 서구 탄방동 어머니(68)의 집에서 미리수면제를 먹고 잠들어 있던 어머니를 세차례 볼링공을 떨어뜨리는 수법으로 폭행해,5시간여 뒤 늑골골절 등으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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