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 주에 80년을 해로하며 오랜 친구처럼 살아가는 노부부가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1927년 네브래스카 주의 시골 마을 댄스파티에서 수줍음 많던 14세 소녀와 농장에서 옥수수를 따던 푸른 눈의 19세 청년이 처음 만났고 둘은 그로부터 3년 후인 1930년 결혼, 지금까지 행복한 삶을 이어오고 있다.
102세의 남편 엘자 모시스와 97세의 아내 비비안은 지난해 9월 결혼 80주년을 맞았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내외는 모시스 부부에게 축하 편지를 보내 "우리 모두에게 모범이 될만한 부부"라고 치하했다.
트리뷴은 "미국에 80년 이상 해로한 부부가 몇 쌍이나 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센서스국도 결혼 50주년까지만 통계를 내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부가 함께 그만큼 장수하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시카고대학 노화연구센터의 생체정보통계학자 리오니드 가브리로프 박사는 "부부가 함께 백수를 누리며 혼인 상태를 유지할 확률은 700만 분의 1"이라고 밝혔다.
비비안 할머니는 "함께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고 또 지금까지 같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우리는 정말 행운"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모시스 부부는 양로원이나 보호시설이 아닌 2층 단독 주택에서 누구의 도움도 없이 독립적으로 살아갈 만큼 매우 건강하다.
결혼 후 9년 만에 네브래스카에서 일리노이 중부의 시골마을 티스킬와(인구 780명)로 이주한 모시스 부부는 딸 다섯을 낳아 키우며 80에이커(약 32만㎡)의 땅을 임대해 옥수수와 콩을 심고 돼지와 젖소를 기르며 살았다.
이들의 딸 주디 스피어스(65)는 "두 분 모두 서로에게 첫사랑인 것으로 안다"면서 "부모님은 전적으로 서로 의지하며 사셨고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고 계신다"고 말했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엘자 할아버지는 멘도타의 군수공장에 근무하기도 했고 오랜 농장 일에서 은퇴한 부부는 각각 스쿨버스 운전기사를 하기도 했다.
모시스 부부는 행복한 인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의 인생에도 힘겨운 고비들이 없지 않았다.
이들 부부의 다섯 딸 중 두 딸은 먼저 세상을 떠났다.
맏딸 노마는 1947년 척추 수술 후 합병증을 앓다 14세에 숨졌고 둘째딸 아이오나는 암 투병끝에 2005년 타계했다.
엘자 할아버지는 현재 청력이 많이 쇠했지만 아내의 말만은 잘 알아듣는다.
비비안 할머니는 가족 모임에서나 검진을 위해 병원을 찾을 때 할아버지의 통역이 된다.
또 할머니가 선반 위의 물건을 꺼내야 할 때나 어깨가 아파 옷을 제대로 입을 수 없을 때는 할아버지가 돕는다.
비비안 할머니는 "일상적인 일들을 함께하며 항상 서로를 돕는 것이 결혼생활을강하게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할머니가 요리를 하면 할아버지는 설거지를 하고 할머니가 세 딸과 9명의 손자,28명의 증손자, 14명의 고손자에게 카드를 쓰면 할아버지는 이것을 우체통에 가져다넣는다.
할머니는 지금도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체리 쿠키를 직접 반죽해 굽고 할아버지는 집 안의 목공 작업실에서 냅킨 홀더와 보석 상자를 만든다.
그리고 둘은 지금도 늘 손을 잡고 다니며 매일 서로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건넨다.
세계
시카고=연합뉴스
시카고=연합뉴스
美 일리노이주서 80년 해로 부부 화제
美 일리노이주서 80년 해로 부부 화제
입력 2011-02-15 14:20 |
수정 2011-02-1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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