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톨스토이의 '참회록'과 함께 서양의 3대 자서전으로 꼽히는 장 자크 루소(1712-1778)의 '고백록'이 완역 출간됐다.
루소는 프랑스의 계몽사상가이자 '에밀'을 쓴 교육가로 이름을 날렸지만 다섯 명의 자녀를 고아원에 내다 버린 비정한 아버지이기도 했다.
그는 '고백록'에 "내가 한 것보다 더 나쁜 짓을 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털어놓았다.
'고백록'은 루소의 적나라한 내적 고백을 담은 책이다.
루소 탄생 300주년을 맞아 '고백록'을 완역한 이용철 방송통신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는 21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고백록'은 그 당시 사람들이 언급을 꺼렸던내밀한 성욕부터 신적(神的) 상태로 고양된 영혼에 이르기까지 인간 영혼의 모든 스펙트럼이 나타나있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고백록'에는 "현대적 영혼의 너무 솔직하고 생생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고 했다.
루소는 '고백록'에서 '자연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독자들을 깊은내적 성찰로 인도한다.
"나는 전에도 결코 예가 없었고 앞으로도 그 성취를 모방할 사람이 전혀 없을 기획을 구상하고 있다.
나와 같은 인간들에게 한 인간을 완전히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여주려 하는데 그 인간은 바로 내가 될 것이다.
"('고백록' 제1권 中) 루소는 '고백록'에서 죄와 허물, 결점 등 자신의 어두운 일면을 깊이 성찰하면서 사회의 억압성을 폭로했다.
루소는 한 개인의 죄가 그 자신에게서 나온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인간 본성은 선량한데 왜곡된 사회와 사회제도 때문에 인간이 타락했다는 것이 루소의 핵심 사상이다.
일찌감치 사회의 모순과 억압성을 간파한 루소에 대해 이 교수는 "최초의 현대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18세기 계몽주의 시대는 사실상 현대가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는데 초기 자본주의의 모순점 등 이 시기에 제기된 문제들은 지금까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이 많다"면서 "루소는 굉장히 민감하게 이러한 문제들을 느끼고 성찰했다는 점에서 현대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당시 사람들은 기술이 발전하면 인간이 정치적 자유를 얻고 해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루소는 자본주의의 억압적인 측면은 물론 인간의 자발성을 억누르는 공산주의의 모순점을 간파하고 이를 신랄하게 비판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원문을 충실하게 살리면서도 현대적 감각에 맞게 번역하려고 노력했다.
또 페이지마다 상세하게 각주를 달아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나남 출판사에서 1, 2권으로 출간됐다.
각권 448·656쪽, 2만5천·3만5천원.
문화연예
서울=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루소의 '고백록'은 현대인의 자화상"
"루소의 '고백록'은 현대인의 자화상"
입력 2012-02-21 16:31 |
수정 2012-02-2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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