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선옥과 김미월, 두 선후배 소설가가 한 권의 산문집을 함께 묶었다.
'내가 사랑한 여자'(유유 펴냄)는 두 작가가 잡지 '생활 속의 이야기'에 '내가 사랑한 여자'라는 제목으로 나란히 연재한 스물다섯 편의 글을 엮은 것이다.
두 작가가 사랑한 여자는 16세기 허난설헌부터 생존 인물인 김추자까지, 멕시코의 프리다 칼로부터 프랑스의 카미유 클로델까지 다양하다.
국적과 시대뿐 아니라 성향도, 생전에 얻은 성취나 후대에 남긴 업적도 모두 다르지만 남성 중심적 사회에서 다른 사람의 편견에 굴하지 않고 그것이 예술이든, 사랑이든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갔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점이다.
그 중에서도 전혜린, 박경리, 실비아 플라스, 펄 벅 등 선배 작가들에 대한 감상은 남다르다.
공선옥은 식민지 시대를 불우하게 살다간 '인간문제'의 소설가 강경애(1906-1944)를 떠올리며 "강경애라는 '선배 여성작가'가 없었다면 지금 이 시대 후배 여성작가인 나는 참으로 많이 쓸쓸했을 것 같다"고 고백한다.
"강경애는 근대 여성문학의 큰 별일뿐더러, 작가로서 살아가는 내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서 꺼지지 않는 등불 같은 존재임에 틀림없다. 살아생전 작가의 '불우한 삶'이 후배작가에게는 빛이 되고 있다니……'"(17쪽)
자신의 이름보다는 '누구누구의 여인'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기억되는 이들에게도 제 이름을 찾아준다.
시인 김수영의 예술세계를 만든 아내 김현경,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의 영부인이기에 앞서 투사였고 인권 운동가였던 다니엘 미테랑 등이 그들이다.
김미월은 시인 백석의 여인이자 법정스님에게 길상사 터를 시주한 기녀 김영한의 오랜 사랑을 기린다.
"사랑했기 때문에 존재했던 여인, 자야 김영한. 천억원 돈이 백석의 시 한 줄만도 못하다지만 어쩌면 그의 시도 김영한의 한결같은 사랑에는 못 미치지 않을까."(145-146쪽) 머리말에서 공선옥은 "내가 '사랑한 여자'들이란 단지 성별이 여성일 뿐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었던 것"이라며 "그러니 내가 내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고픈 것은 여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274쪽. 1만2천원.
문화연예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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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공선옥·김미월이 사랑한 여자들
소설가 공선옥·김미월이 사랑한 여자들
입력 2012-07-16 13:50 |
수정 2012-07-1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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