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살 때부터 기타를 치며 비틀스와 오아시스에 심취한 한국계 영국인 샘 카터(25), 영국 팝재즈 가수 제이미 컬럼을 좋아하던재즈 마니아 테오(본명 신태호·19), 중학교 시절부터 록밴드를 하며 얼터너티브 록에 매료된 윤(본명 한승윤·18). 각기 다른 음악 뿌리를 가진 세 청년이 루나플라이(LUNAFLY)란 팀으로 뭉쳐 데뷔 싱글을 발표했다.
최근 청담동의 카페에서 인터뷰한 멤버들은 "밤하늘의 달에서 느껴지는 슬픔, 로맨틱함, 신비스러움 등 여러 감성을 음악적으로 해석하는 그룹이란 뜻으로 팀명을붙였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보컬 실력을 갖췄고 악기를 연주하면서 자작곡을 선보인다.
또 외모만 보면 자칫 아이돌 그룹을 연상시킨다.
그런 점에서 '틈새 콘텐츠'다.
샘은 MBC TV '위대한 탄생 2' 출신으로 보컬과 기타를, 테오는 보컬과 건반·베이스·퍼커션을, 윤은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다.
소속사인 내가네트워크는 처음부터 셋을 조합할 계획은 아니었다.
이들은 어느 날 녹음실에서 영국 그룹 원디렉션의 곡을 함께 불렀는데 음색이 '은근' 조화를 이뤘다.
외모가 만들어내는 '그림'도 그럴싸 했다.
이후 함께 노래할 기회가 잦아졌고 자연스레 머리를 맞대고 곡을 쓰기 시작했다.
싱글 타이틀곡 '얼마나 좋을까'와 수록곡 '원 모어 스텝(One More Step)'은 샘과 윤이 기타, 테오가 건반을 치면서 멜로디를 쌓아갔다.
"처음엔 각자 곡을 쓰다가 같이 해봤는데 생각보다 자연스러웠어요.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달라도 모두 악기를 연주하고 해외 팝을 좋아하는 공통분모가 있었거든요. 어쿠스틱 기타 반주의 잔잔한 발라드인 '얼마나 좋을까'는 처음엔 만족스럽지 않았는데 한글 노랫말이 붙으니 곡의 느낌이 달라졌어요."(샘, 테오) 이번 싱글의 수록곡 세곡에는 어쿠스틱 사운드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앞으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테오와 윤은 "두번째 음반에서는 일렉트로닉한 사운드도 가미해보고 점차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라이브 공연을 통해 리얼 사운드를 들려주고 싶다"며 첫 시험대로 거리 공연을 택했다.
지난 1일 서울 N타워에서 열린 공연에서는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위대한 탄생 2'에서 '톱 10'에 진입한 샘을 알아보는 이들이 많았다.
한국인 어머니와 영국인 아버지에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런던 출생으로 스코틀랜드의 한 대학에서 비즈니스 파이낸스 학과를 졸업했다.
현지 마케팅 회사에서 1년간 직장 생활을 하던 중 지난해 8월 런던에서 열린 '위대한 탄생 2' 오디션에 도전하며 한국으로 건너왔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작곡가 윤일상의 '멘티'였다.
"영국에서 인디 록밴드 보컬로도 활동했어요. 이후 회사에서 일하며 수익도 괜찮았지만 행복하지 않았어요. '위대한 탄생 2'를 통해 윤일상 형을 만났고 음악하는길이 열렸죠. 한국에서 가수가 될 기회를 얻고 음악을 하게 돼 너무 행복해요." 그러나 루나플라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국내 싱글에 앞서 지난달 아이튠즈를 통해 영어 싱글을 먼저 선보였다.
'얼마나 좋을까'에 영어 가사를 붙인 '슈퍼 히어로(Super Hero)', 또 다른 영어곡 '유 갓 댓 섬싱 아이 니드(You got that something I need)'로 해외 팬을 먼저 만났다.
샘은 "영국 친구들이 페이스북으로 영국(UK) 싱글차트 1위에 오른 싸이 선배의 '강남스타일'이 좋다고 링크하는데 놀랍다"며 "싸이 선배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어 많은 사람을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 UK 차트에도 오르고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공연해 보고 싶은 큰 꿈이 있다"고 웃었다.
그러자 윤과 테오도 잇따라 자신들의 꿈을 이야기했다.
"어린 시절 본 영화에서 뮤지션들이 미국 거리에서 자유롭게 노래하는 모습이 부러웠어요. 그게 로망이 됐죠."(윤) "중 3때 90㎏이 나갈 정도로 뚱뚱했어요. 그땐 TV에 나오는 가수들을 보며 '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세상에서 외면받는 기분도 들었고요. 하지만 가수가 되려고 이틀에 닭가슴살 한조각 먹고 운동해 살을 뺐어요. 그후 고2 때 SM엔터테인먼트 오디션에 나가며 가능성을 느꼈죠. 꿈을 위해 나아가는 사람들이 힘들 때 위로와 행복을 주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테오)
문화연예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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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플라이 "밤하늘 달의 감성 음악에 녹였죠"
루나플라이 "밤하늘 달의 감성 음악에 녹였죠"
입력 2012-10-12 14:02 |
수정 2012-10-1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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