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범람에 대비해 짐까지 꾸리던 일촉즉발의 순간이었습니다. 배수펌프장이 아니었으면 마을 전체가 물에 잠겼을 겁니다"
충북 영동군 영동읍 계산리 영산동 주민 정일용(76)씨는 지난 17일 태풍 '산바'가 몰고온 폭우로 시시각각 불어나는 마을 앞 하천을 보면서 불안에 떨었다.
이날 영동읍 일원에 쏟아진 179㎜의 폭우로 영동천 수위가 급상승하면서 자칫 범람할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평소 50㎝ 안팎이던 영동천 수위는 오전 11시 2.5m로 급상승했고, 오후 1시께는 둑 높이와 맞먹는 3.5m에 육박했다.
인접한 영동2교의 상판 바로 아래까지 급류가 차오르자 영동군은 '비상 사이렌'을 울리며 저지대 주민들에게 `대피 준비령'을 내렸다.
2002년 영동읍 전역을 물바다로 만든 태풍 '루사'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김씨는 "영동천 수위가 10년 만에 가장 높이 오른 순간이었다"며 "비가 조금 더왔었다면 급류가 둑을 넘었을 것"이라고 아찔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하천이 범람할 위기에 몰렸는데도 이 마을의 상습침수지역인 영산동·금동일대 저지대 주택들은 안전했다.
7년 전 이 마을 앞 하천변에 설치된 배수펌프장 덕분이다.
영동군은 하천 수위 상승에 맞춰 오전 11시 이 마을서 하천으로 이어지는 가로·세로 2m의 대형 수문을 닫고, 대형 배수펌프 3대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주택가에 고인 빗물은 이 펌프를 통해 1분에 360㎥씩 하천으로 배출됐다.
일부 주택의 마당 등에 물이 차기는 했지만 '루사' 때와 같은 물난리는 없었다.
영동군청 신상호 팀장은 "16∼17일 누적 강우량이 215㎜로 10년 만에 가장 많았다"며 "배수펌프장이 없었다면 저지대 주택이 또 한 번 물난리를 치렀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
영동=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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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쏟아진 영동, 배수펌프장이 구했다
179㎜ 쏟아진 영동, 배수펌프장이 구했다
입력 2012-09-19 11:48 |
수정 2012-09-1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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